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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마니아포커스]속내는 하나같이 '우승' 품고 10인10색 화두 던지고 시작한 프로야구 스프링캠프

2021-02-02 09:33

SK 와이번스로  마지막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제주 캠프에서 몸을 풀고 있는 선수들 모습[사진 연합뉴스]
SK 와이번스로 마지막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제주 캠프에서 몸을 풀고 있는 선수들 모습[사진 연합뉴스]
1일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프로야구 10개 구단 감독들은 모두 저마다 자신감과 희망에 차 있다. 처음으로 선수들을 맞는 초보 감독들부터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도전하는 베테랑 감독까지 새 시즌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은 같은 모양이다.

이들 감독들의 가슴속에 깊숙이 간직하면서도 겉으로 드러내기 쉽지 않은 한마디는 '우승'이겠지만 2021시즌을 향해 선수들에게 던지는 화두는 모두가 조금씩 다르다. 바로 10인10색이나 다름없다.

올시즌에는 무엇보다 초보 감독이 4명이나 된다. 이 가운데 두 감독은 우승 전력의 팀을 이어 받았다. 반면 두 감독은 바닥권인 팀을 맡았다. 완전히 서로 다른 처지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바닥권인 팀을 이어 받은 감독이 오히려 마음이 편할지도 모르겠다.

1994년 프로생활 시작부터 그리고 코치, 감독에 이르기까지 오직 LG에서만 한 우물을 판 류지현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시작된 스프링캠프 첫날 직접 펑고배트를 들고 선수들의 이름과 별명을 부르며 밝은 웃음을 띠며 첫 훈련을 시작했다.

류 감독은 강조하고 있는 점은 '자부심'이다. 팀의 주축을 이루는 선수들 대부분이 힘든 시간을 이겨내며 정점을 향해 가고 있는 만큼 자부심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선수들은 지금까지 계획하고 훈련한 것에 집중하면 좋은 결과도 따라 온다는 것이 류 감독의 지론이다.

새내기 홍원기 감독이 부임한 지 이제 갓 열흘이 지난 키움은 고척 돔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사진 연합뉴스]
새내기 홍원기 감독이 부임한 지 이제 갓 열흘이 지난 키움은 고척 돔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사진 연합뉴스]
감독으로 선임된지 불과 열흘 밖에 되지 않은 키움 홍원기 감독은 선수들과 일일히 전화로 통화하면서 "그동안 선수들이 어떤 마음이었는지를 듣었다. 마주 보면 말을 하기 어려워도 전화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더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로 마음을 전했다는 것.

남쪽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팀들이 겨울비답지 않게 많은 비가 내리면서 제대로 훈련 스케율을 소화하지 못하고 간단한 몸풀기로 마친데 견주어 고척 돔구장에서 훈련을 하는 덕분에 첫날 훈련을 한 홍원기 감독은 "마음을 모으자"는 것이 바로 화두였다.

이제 한달 뒤면 SK 와이번스에서 신세계로 옷을 갈아 입어야 하는 SK 김원형 감독은 "프로는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프로는 몸으로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0년 SK 창단 선수에서 이제 신세계의 창단 감독이 된 김원형 감독은 "새로운 시작인 만큼 새로운 마음으로 지난해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면서 "절대로 지난해의 전철을 밟지는 않겠다"는 말로 자칫 동요할 수 있는 선수들의 마음을 다잡았다.


팀 사상 첫 외국인 감독으로 부임한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실패할 자유'와 '신념'을 강조했다. '실패해도 좋으니 신념을 갖고 뛰라'는 파격 메시지다.

당장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스스로의 플레이에 확신이 있어야만 좋아질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것이 수베로 감독의 지도자론이다. 실패를 하더라도 자신이 가진 100%를 그라운드에 쏟아 부어야만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선수들에게 정확한 메시지를 던진 초보감독들과 달리 이제 조금씩 연륜을 쌓아 가고 있는 감독들은 다소 여유가 있는 모습들이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꿈은 곧 목표다. 이대호의 우승 꿈이 선수들 모두에게 잘 전달되었을 것이라고 믿는다"는 말로 2021시즌을 대하는 마음을 전했다. 허감독은 "재작년에는 최하위팀이었고 작년에는 가능성을 보았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좋다'면서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안되는 것은 빨리 잊자"고 말했다.

남쪽에서 캠프를 시작한 팀들은 첫날부터 비가 오는 바람에 훈련에 차질을 빚었다. 롯데는 훈련을 하지 않은 반면 KIA는 지하 주차장에서 러닝으로 몸을 풀었다.[사진 연합뉴스]
남쪽에서 캠프를 시작한 팀들은 첫날부터 비가 오는 바람에 훈련에 차질을 빚었다. 롯데는 훈련을 하지 않은 반면 KIA는 지하 주차장에서 러닝으로 몸을 풀었다.[사진 연합뉴스]
KIA의 맷 윌리엄스 감독은 양현종의 공백이 못내 아쉬운듯 "트레이드나 FA 가운데서 영입할 수 있다"며 마운드 불안을 내비쳐 눈길을 끌었다. 조계현 단장이 나서 황급히 불을 끄면서 내부 육성을 강조했다. 상무에서 제대한 왼손 김유신과 2021 제1지명으로 입단한 이의리를 비롯데 박건우 장민기 김현수 등에서 '난세의 영웅'이 태어나기를 간구하는 눈치다.

마치 선문답이라도 하듯 "갈 선수는 가고 남을 선수는 남는다"는 두산 김태형 감독은 "새로운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해 줄지 기대된다"며 새 시즌에 대한 마음을 내 비쳤다.

또 지난해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한 NC 이동욱 감독은 "2020년은 지나갔다. 2021년은 다시 도전해야 한다"며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성·유지가 아닌 새로운 도전이다"라고 선수들을 다잡는 모습이었다.

KT 이강철 감독은 "첫 훈련인데 전체적으로 몸을 잘 만들어와서 만족하고 있다. 투수들은 바로 피칭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해왔다.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며, “올 시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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