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현종은 30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 KIA 구단에서 조계현 단장과 만나 메이저리그 진출을 이어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를 접고 KIA와 FA 계약을 하면 꽃길도 걸을 수 있었지만 양현종은 자신의 꿈을 위해 굳이 형극의 길을 택했다. 구단도 양현종의 뜻을 존중해 이날로 FA 협상을 종료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트레이드와 이적 소식을 주로 전하는 트레이드루머스닷컴(MTR)은 31일(한국시간) 연합뉴스 영문뉴스를 인용해 '양현종의 빅리그 도전 소식'을 전하면서 "양현종이 40인 로스터에 진입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 양현종은 40인 로스터 고집도 버렸다. 마이너리그 시작도 받아 들이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상당한 헐값으로 미국으로 갈 수 있는 길은 열렸다고 볼수 있다. 그렇지만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콜업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메이저리그로 올라갈 수도 있겠지만 마이너리그에 머물기만 할 수 도 있다.
여전히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다는 점도 양현종에게는 불리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다고는 하지만 하루에 25만명 가깝게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이 바람에 자칫 메이저리그도 2020시즌처럼 축소 운영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럴 경우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더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
양현종의 미국 도전 선언에 따라 KIA도 2020시즌 비상이 걸렸다. 최소 10승 이상을 올려 줄 수 있는 선발 투수의 공백이 클 수밖에 없다. 물론 KIA는 양현종의 미국 진출에 대비해 나름대로 A, B 플랜을 세워놓았겠지만 현재로서는 어디를 둘러보아도 양현종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없다.
양현종은 2014년부터 7년연속 두자리 승리를 따내며 큰 부상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하게 지켰다. 물론 2019년 평균자책점은 2.29에서 2020년 4.70으로 오른 반면 승수는 16승(8패)에서 11승(10패)으로 줄어 들어 주춤하기는 했지만 양현종의 공백은 KBO 리그 2년차를 맞은 맷 윌리엄스 감독에게는 험난한 시즌을 예고해 주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해 11승을 올린 드류 가뇽 대신에 외국인선수 입단 첫해 최고액인 100만달러로 영입한 다니엘 멩덴과 120만 달러로 재계약한 애런 브룩스의 원투펀치가 있지만 확실하게 믿음을 주는 3~5선발의 무게감이 확 떨어지기 때문이다.
풀타임 선발로 나선 이민우 임기영에다 지난해 불펜으로 큰 역할을 한 정해영과 1차지명 신인 이의리 등 선발투수 재목은 있지만 당장 양현종을 대신하기는 불가능하다.
무적 신분에서 미국진출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양현종이나 양현종 없이 2021시즌을 시작해야 하는 KIA는 모두 긴 인고의 시간을 가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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