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신년이 시작되었지만 FA 7명에 대한 계약은 아직 감감 무소식이다. 이들이 계약을 하지 못하고 있는 연유는 간단하다. 구단은 계약금이나 연봉을 최소화하기를 원하고 선수들은 반대로 최대로 보장받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답답하기 이를데 없겠지만 구단들은 느긋하다. 서로가 충돌하면 절충점을 찾아야 하지만 구단은 조금도 양보할 낌새가 없다. '어디 다른 팀으로 갈테면 가보라'는 식이다. 원소속팀 구단들은 시간이 흐르면 구단의 요구대로 도장을 찍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이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어느 팀으로 가더라도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원소속팀이 아닌 다른 팀에서 현금과 선수까지 보상해 주면서 영입할 필요성까지는 느끼지 못한다는 뜻이다.
결국 이들이 원소속팀과 계약을 하는 길은 적은 계약금에 상당한 연봉삭감을 받아 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7명의 2020시즌 연봉을 보면 이대호(롯데)가 25억원으로 가장 많고 양현종(KIA) 23억원, 차우찬(LG) 10억원, 김재호(두산) 6억5천만원, 유희관(두산) 4억7천만원, 이용찬(두산) 4억2천만원, 김상수(키움) 3억원이다.

4년전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이대호는 4년 150억원의 초대박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50억원에 연봉이 25억원씩이었다. 하지만 이제 4년 계약을 맺는 것은 어렵다. 이대호 본인 스스로는 지난 4년 동안 충분한 활약을 했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구단이나 객관적인 평가로서는 그렇지 못하다. 당연히 계약금과 연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문제는 기준이 어디냐다. 이대호보다 한살이 어린 최형우(KIA)는 3년에 총액 47억원(계약금 13억원, 연봉 9억원, 옵션 7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지난 2016년 4년 100억원에서 기간은 1년, 금액은 53억원이나 줄었다. 무엇보다 최형우는 2020시즌 타격 1위(0.354)로 타이틀 홀더를 한데다 185안타-115타점에 28홈런으로 이대호의 타율 0.292, 158안타-110타점-20홈런보다 훨씬 기록이 좋았다.
철저한 실력 위주의 프로야구라고 본다면 이대호의 연봉은 최형우와 비슷한 정도가 되어야 마땅하다. 이럴 경우 최소 15억원 삭감이 불가피하다. 이대호 처지로는 받아들이기가 결코 쉽지 않다. 결국 재계약 협상이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
이런 사정은 차우찬이나 김재호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추측된다.
차우찬도 4년 전 첫 FA일때 총액 95억원을 받고 삼성에서 LG로 옮겼다. 4시즌 동안 99게임서 40승30패, 평균자책점 4.62였다. 무엇보다 2020시즌에는 어깨부상으로 전반기만 뛰고는 시즌 아웃하는 바람에 5승5패에 그쳤다. 평균자책점도 5.34였다.
아직 재활중이다. 2021시즌에 정상적인 몸으로 나설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우리 나이로 35살이 되면서 서서히 에이징커브가 시작될 때도 됐다. 어느 것 하나 4년 전보다 유리할 것이 없다. 최소 50% 삭감되기만해도 감지덕지해야 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김재호도 총액으로 반이상, 그리고 계약기간도 줄어들 것이 확실해 보인다. 흔히 선수로서는 환갑이 지났다고 하는 35살이 넘는 나이가 결국은 발목을 잡고 있다고 봐야 한다. 계약기간 2~3년에 총액 25억원 정도면 최상의 계약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이대호, 차우찬, 김재호는 모두 한차례 FA 자격을 얻어 이번이 두번째 FA이지만 이와달리 유희관, 이용찬, 김상수는 모두 첫 FA 자격을 얻고도 아직 계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용찬은 부상에 대한 부담만 털어낸다면 선발과 마무리 어느쪽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리고 김상수는 아직 나이가 31살이고 불펜으로서는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다는 점에서 대형계약은 아니더라도 상당한 대우를 받고 재계약이 이루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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