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덧 포스팅 마감시한을 앞두고 있는 김하성(25·키움 히어로즈)과 나성범(30·NC 다이노스), 그리고 FA(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MLB 진출을 굼꾸는 양현종(32·KIA 타이거즈)이 가슴 졸이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우선 김하성은 내달 2일 오전 7시, 나성범은 10일 오전 7시가 포스팅 마감시한이다. 김하성은 일주일, 나성범은 2주일 남짓 시간내에 MLB 진출이냐, 아니면 국내 유턴이냐가 결정난다. 물론 포스팅에 나선 메이저리그 구단이 있더라도 금액이 지나치게 낮으면 이를 거부할 수 있다. 또한 단순히 금액만의 문제가 아니라 갖가지 보장 조건 등도 꼼꼼히 따져 결정하게 된다.
현재 김하성은 현지의 관심이 뜨거운 만큼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맑다.
류현진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토론토 블루제이스 행이 급부상한 뒤부터 미국 언론에서도 꾸준하게 토론토 행이 거론되고 있고 추신수가 소속된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여기에 김하성이 아직 25살밖에 되지 않은 나이에다 주포지션은 유격수이지만 내야수 어느 자리도 가능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4년 혹은 5년에 4천만달러에서 심지어 1억달러까지 가능하다는 보도도 나왔다.

나성범에 대해서는 메이저리그 성공 가능성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2019시즌 부상으로 대부분을 못 뛰었지만 올해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강한 어깨가 강점이라고 전제를 하면서도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볼에 대한 대처가 불투명하고 삼진을 많이 당한 것도 약점이어서 주전으로 나서는 것은 어렵다고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다..
즉 나성범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원한다면 벤치나 플래툰을 받아 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말을 거꾸로 해석하면 헐값에다 후보 자리를 감수할 용의가 있다면 영입할 용의가 있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다. 나성범으로서는 수모나 다름없는 제안이라고 할 수 있다.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로스터 보장이 걸림돌이다. 로스터에 들어가지 못하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의미가 완전 퇴색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안좋아진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재정상태도 영향이 있다고 한다. 여기에서도 나성범과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헐값에다 불펜이나 마이너리그행도 가능하면 계약하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양현종과 나성범이 이렇게 메이저리그에서는 제대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KBO 리그에서는 대표적인 투수와 타자들이다.
양현종은 2014년 이후 올시즌까지 7년 연속, 개인통산 9번째 두자리 승수를 올리면서 지난 14시즌동안 개인통산 147승95패(승률 0.607)을 올렸다. 2017년에는 20승 투수로 등극하며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MVP를 독식하며 2009년 이후 8년만에 KIA의 통합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올시즌에는 31경기 등판(172.⅓이닝) 11승 10패 평균자책 4.70. 149탈삼진. 64볼넷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KBO리그에서는 여전히 그 존재감이 대단할 수밖에 없다. 나란히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과 김광현의 좌완투수 계보를 잇는 레전드로 이미 인정을 받았다.
나성범도 기록만을 놓고 볼때 그 어느 다른 타자들보다 뛰어나다. 부상으로 23게임밖에 나가지 못한 2019시즌을 빼고는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한 2014년부터 매년 150안타~180안타를 날렸다. 올해에는 170개 안타(타율 0.324)에 역대 커리어 최다 홈런인 34개를 날렸다. 타점도 개인 통산 4번째 100타점을 넘어섰다.
NC의 창단멥버로 2013년에 데뷔한 나성범은 지난 8시즌 동안 1170개 안타로 타율이 3할대(0.317)을 넘었고 홈런도 179개다. NC의 프렌차이즈 스타로 손색이 없다.
국내에서 이미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이들이 KBO 리그보다 더 큰 무대인 메이저리그 진출을 기대하는 것에 어느 누구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로스터에도 들지 못하고 마이너리그까지 떨어지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미국으로 진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수밖에 없다.
지나친 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차라리 이쯤에서 메이저리그를 포기하고 KBO 리그로 유턴하는 것이 오히려 두 선수에게는 더 바람직할 지도 모르겠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