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승95패3무, 승률 0.326. 최악의 성적이었다. 2000년대들어 지금까지 6번 꼴찌를 했지만 올해처럼 이 정도까지 승률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2013년 올해보다 4승이 적은 42승에 그쳤지만 당시는 128게임으로 올해 144게임보다 16게임이나 적었다.
여기에 프로야구 최다연패인 18연패도 했다.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진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전철을 무려 35년만에 되풀이하는 수모였다. 그나마 불혹을 앞둔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100패를 당하지 않은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바로 이런 한화 이글스가 리빌딩이란 용어 그대로 리빌딩을 시작했다.
시즌 막바지인 10월 21일 KBO 리그의 대표적인 오른손타자인 김태균이 나이를 이기지 못하고 은퇴를 선언한 것을 시작으로 정규리그가 끝난 뒤 칼바람이 불었다. 11월 6일 이용규, 송광민, 최진행, 안영명 등 베테랑 선수 11명을 방출했다. 레전드 출신들인 송진우, 장종훈, 정민태 등 코칭스태프 10명도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FA로 나선 정수빈을 잡기 위해 뛰어 들었지만 원소속팀 두산에게 밀렸다. 올시즌 하위 3팀 가운데 삼성이 오재일을, SK가 최주환을 FA로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지만 꼴찌인 한화만 유일하게 전력 보강에 실패했다.
베테랑선수들을 방출하고 FA 영입도 못했으니 당연히 올시즌보다 좋아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즉시전력의 손실만 가져 왔을 뿐이다.

원투펀치 역할을 해 주어야 할 외국인 투수치고는 중량감이 확연히 떨어지는 느낌이다. 여기에다 토종 선발투수로는 올시즌 5승(10패)을 거둔 김민우와 4승(14패)의 장시환 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더욱 암담하게 보인다.
여기에 리빌딩의 책임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대럴 케네디 수석코치,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 조니 워싱턴 타격 코치 등 사실상 코칭스태프 수뇌부를 모두 외국인 코치에게 맡겼다.
즉 KBO 리그에 전혀 경험이 없는 4명의 외국인 코치와 또한 경험 적은 젊은 선수들에게 한화의 미래를 모두 맡겼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 셈이다. 엄청난 모험이다. 그만큼 리빌딩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이런 모든 점을 감안하면 한화는 내년에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지는 않는 것 같다. 최소 2년 이상의 꼴찌를 감수하고 팀의 전통마저도 깡그리 버릴 수 있다는 절박함도 그대로 느껴진다.
하지만 만약 성적이 올해보다 더 곤두박질 친다면 팬이나 구단이 얼마나 인내심을 갖고 버텨줄지가 미지수다.
그래서 KBO 리그 최초로 외국인 코칭스태프 4명이 벌이게 될 한화의 리빌딩이 내년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지 더욱 관심이 간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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