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시즌은 그 어느때보다 2~5위 싸움이 치열했다. 마지막 한 게임을 남겨놓은 10월 29일 2위 KT부터 5위 두산까지는 불과 1.5게임차. 정규리그 마지막 게임에 따라 순위가 요동칠 수밖에 없었다. KT에 반 게임차로 뒤져 3위였던 LG는 9위 SK와 맞붙어 낙승이 예상됐지만 승리의 신은 LG를 외면하고 말았다.
KT가 꼴찌인 한화에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LG가 승리했다면 2위가 될 수 있었지만 SK에 패하면서 4위로 한계단 내려갔고 대신 두산이 3위로 올라섰다. 결국 LG는 포스트시즌에 들어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연장 13회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끝에 키움을 따돌렸으나 플레이오프전에서 '곰 울렁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두산에 2연패를 당하며 시즌을 마치고 말았다.
올시즌 LG는 강력한 선발투수진, 그리고 리그 최강의 외야진을 앞세워 7월 4일 단 하루만 6위로 떨어졌을 뿐 항상 상위권에서 맴돌정도로 탄탄한 전력으로 우승의 희망에 부풀었다.

켈리는 시즌 초반 고전했지만 8월 이후 13게임에서 11승1패, 평균자책점 2.28로 발군의 활약을 보이며 15승7패를 했고 윌슨은 시즌 내내 구속 저하로 악전고투를 하면서도 10승(8패)을 올렸다. 이 덕분에 LG는 선발투수들이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797이닝을 합작했다. 선발 투수들의 평균자채점도 4.26으로 두산의 4.20에 이어 2위였다.(KB리포트 기준)

내야에서는 유격수인 오지환의 활약이 돋보였다. 2020시즌 전 FA자격을 얻은 오지환은 계약 협상 기간 중에도 잡음이 많아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시즌이 시작되면서 프로 12년만에 처음으로 3할대 타율(527타수 158안타)을 기록하는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어내는 대활약을 보였다.

LG가 이처럼 전체적으로 균형잡힌 전력을 갖추면서도 막판 고비를 넘지 못한 것은 불펜 때문이었다. 구원 평균자책점은 4.61로 2위였지만 7회까지 리드하고 있는 경기의 승률은 0.897로 7위에 그쳤다. 7회까지 리드하고 있는 경기 승률이 0.985로 전체 1위였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가 난다.
사실 LG는 개막전에는 불펜이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필승조로 자리를 굳힌 정우영-고우석이 건재하고 지난해 입단한 이정용도 불펜으로 투입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LG는 '잠실 라이벌'인 '곰 울렁증'을 벗어나야 하는 과제도 안았다. 2018년에는 두산전에서 1승15패로 참담했고 지난해에도 6승10패에 그쳤다. 그리고 올해에도 6승9패1무에 불과했고 준플레이오프전에서는 2연패를 당했다. 지금까지 통산 성적에서도 317승18무370패로 승수에서 무려 53승이나 뒤진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