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5(목)

야구

[마니아노트]되돌아 본 2020 프로야구⑭뒷심 보강, '곰 울렁증' 극복해야 우승보인다(LG 결산)

2020-12-14 09:16

LG는 창단 40년을 맞아 그 어느때보다 우승의 염원을  불태웠지만 결국 4위에 머물러 말았다.
LG는 창단 40년을 맞아 그 어느때보다 우승의 염원을 불태웠지만 결국 4위에 머물러 말았다.
MBC 청룡을 인수해 LG를 창단한지 40년, 1994년 이후 26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린 LG는 10월 30일 정규리그 마지막 게임에서 발목을 잡히면서 '우승의 염원'이 헝클어지고 말았다.

올시즌은 그 어느때보다 2~5위 싸움이 치열했다. 마지막 한 게임을 남겨놓은 10월 29일 2위 KT부터 5위 두산까지는 불과 1.5게임차. 정규리그 마지막 게임에 따라 순위가 요동칠 수밖에 없었다. KT에 반 게임차로 뒤져 3위였던 LG는 9위 SK와 맞붙어 낙승이 예상됐지만 승리의 신은 LG를 외면하고 말았다.

KT가 꼴찌인 한화에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LG가 승리했다면 2위가 될 수 있었지만 SK에 패하면서 4위로 한계단 내려갔고 대신 두산이 3위로 올라섰다. 결국 LG는 포스트시즌에 들어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연장 13회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끝에 키움을 따돌렸으나 플레이오프전에서 '곰 울렁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두산에 2연패를 당하며 시즌을 마치고 말았다.

올시즌 LG는 강력한 선발투수진, 그리고 리그 최강의 외야진을 앞세워 7월 4일 단 하루만 6위로 떨어졌을 뿐 항상 상위권에서 맴돌정도로 탄탄한 전력으로 우승의 희망에 부풀었다.

케이시 켈리는 LG의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를 굳혀 내년시즌에도 쌍둥이 유니폼을 계속 입게 됐다.
케이시 켈리는 LG의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를 굳혀 내년시즌에도 쌍둥이 유니폼을 계속 입게 됐다.
지난해 13승(8패)을 올리며 든든한 선발축을 맡았던 차우찬이 부진과 부상으로 휘청거렸지만 커리어하이 시즌을 찍은 임찬규(10승9패), 고졸 루키 이민호(4승4패)와 정찬헌(7승4패)의 계획적인 등판이 빛을 발했다. 지난해 나란히 14승씩을 거둔 외국인투수인 케이시 켈리와 타일러 윌슨도 후반기에 약진을 하면서 선발진에 힘을 보탰다.

켈리는 시즌 초반 고전했지만 8월 이후 13게임에서 11승1패, 평균자책점 2.28로 발군의 활약을 보이며 15승7패를 했고 윌슨은 시즌 내내 구속 저하로 악전고투를 하면서도 10승(8패)을 올렸다. 이 덕분에 LG는 선발투수들이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797이닝을 합작했다. 선발 투수들의 평균자채점도 4.26으로 두산의 4.20에 이어 2위였다.(KB리포트 기준)

홍창기는 뛰어난 선구안으로 출루율 4할대를 웃돌며 올해 LG의 최대 히트상품이 됐다.
홍창기는 뛰어난 선구안으로 출루율 4할대를 웃돌며 올해 LG의 최대 히트상품이 됐다.
쌍둥이 군단의 외야진도 기대이상의 활약을 했다. 국가대표 외야수 김현수를 비롯해 채은성, 이천웅, 이형종이 버텼다. 이천웅과 이형종이 부상을 당해 결장을 하자 홍창기가 혜성같이 등장했다. 특히 홍창기는 135게임에 나서 114안타에다 93개(볼넷 83개, 몸맞는 볼 10개)의 사사구를 얻어 출루율이 4할대(0.411)를 넘어서 올시즌 LG의 최대 히트상품이 됐다.

내야에서는 유격수인 오지환의 활약이 돋보였다. 2020시즌 전 FA자격을 얻은 오지환은 계약 협상 기간 중에도 잡음이 많아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시즌이 시작되면서 프로 12년만에 처음으로 3할대 타율(527타수 158안타)을 기록하는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어내는 대활약을 보였다.

 프로 12년을 맞은 오지환은 올시즌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어내면서 최고의 해를 보냈다.
프로 12년을 맞은 오지환은 올시즌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어내면서 최고의 해를 보냈다.
불안한 내야 수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한화에서 영입한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는 타격 부진이 이어진데다 수비에서도 불안해 정주현에게 주전 자리를 뺏앗겼다. 하지만 정주현도 여전히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여전히 강력한 키스톤콤비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결국 정근우는 시즌을 끝으로 은퇴의 길을 택했다.

LG가 이처럼 전체적으로 균형잡힌 전력을 갖추면서도 막판 고비를 넘지 못한 것은 불펜 때문이었다. 구원 평균자책점은 4.61로 2위였지만 7회까지 리드하고 있는 경기의 승률은 0.897로 7위에 그쳤다. 7회까지 리드하고 있는 경기 승률이 0.985로 전체 1위였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가 난다.

사실 LG는 개막전에는 불펜이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필승조로 자리를 굳힌 정우영-고우석이 건재하고 지난해 입단한 이정용도 불펜으로 투입을 준비하고 있었다.

LG는 올해 불펜에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여 손안에 쥔 승리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사진은 LG의 마무리 고우석 선수
LG는 올해 불펜에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여 손안에 쥔 승리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사진은 LG의 마무리 고우석 선수
전체적으로 LG에서는 20차례 이상 구원 등판한 투수가 베테랑 송은범을 비롯해 고우석 정우영 최동환 최성훈 이정용 진해수 등 모두 10명이나 됐다. 하지만 제대로 매듭을 짓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바로 10월 28일 한화전에서 4회까지 6-0으로 앞서다 연장 11회에 6-7로 역전패를 한 것이나 30일 SK전에서도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해 2위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막판에 두 번이나 놓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와 함께 LG는 '잠실 라이벌'인 '곰 울렁증'을 벗어나야 하는 과제도 안았다. 2018년에는 두산전에서 1승15패로 참담했고 지난해에도 6승10패에 그쳤다. 그리고 올해에도 6승9패1무에 불과했고 준플레이오프전에서는 2연패를 당했다. 지금까지 통산 성적에서도 317승18무370패로 승수에서 무려 53승이나 뒤진다.

류지현 감독 시대 개막
류지현 감독 시대 개막
이제 LG는 내년부터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류지현 감독 시대를 맞았다. 김동수 수석코치를 비롯홰 대부분 코치들이 기존 코치들이 바톤을 이어받았다. 즉 내년 시즌에 대비해 연속성을 가지고 준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