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팍(라이온즈파크)으로 홈구장을 옮긴 2016년부터 5년 연속으로 가을야구에 동참하지 못해 '삼성 왕조'의 몰락을 알린데 이어 고졸신인인 신동수가 SNS에 자신이 몸담고 있는 팀의 코치와 동료선수, 심지어 장애인들에게 막말을 일삼고 이에 동조하는 동료까지 있는 등 그야말로 '최고를 지향했던 삼성'에게는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한해였다.
올시즌 삼성은 지난해와 큰 변화가 없었다. 제대로 된 FA 영입도 하지 않았다. 신임 허삼영 감독이 멀티포지션을 강조하면서 팀을 꾸려갔다. 그나마 유일한 변화라면 지난해 8월 메이저리그에서 되돌아 온 오승환이 72게임의 징계를 마치고 시즌 중인 6월 9일 국내 무대로 복귀를 하고 심창민이 군에서 돌아온 정도에 그쳤다.
따라서 삼성은 투타에서 왕년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올시즌 삼성은 팀 타율 0.268, 팀 OPS는 0.732로 각각 리그 8위에 그쳤다. 지난해 팀 타율 0.256, 팀 OPS 0.718에 견주어 수치는 올랐지만 이는 전반적으로 다른 팀들이 모두 상승한데 따른 착시효과에 불과했다. 리그 평균 팀 타율이 0.273이고 팀 OPS가 0.758인 점과 비교하면 삼성은 올해 팀 타율은 평균에 5리나 떨어졌고 OPS도 2푼6리나 낮았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홈런은 129개로 7위, 타점(658점)과 안타(1317개)는 각각 8위였다. 반대로 도루는 132개로 키움의 113개를 넘어 압도적인 1위다. 나름대로 기동력있는 야구는 펼쳤지만 안타생산력이나 타점생산력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제대로 기동력을 살려주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타격과 베이스러닝이 제대로 조화를 이루지 못한 것이다.
투수력을 보면 팀 평균자책점은 4.78(7위), 피홈런은 151개(3위), 피안타는 1330개(2위), 볼넷 542개(6위), 탈삼진 931개(9위)였다. 안타도 많이 맞고 홈런도 많이 허용하면서도 탈삼진 갯수는 적어 평균자책점이 높아졌다는 말이 기록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지난해와는 변화없이 한시즌을 보내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긴 삼성이지만 모든 팀들이 그러하듯 어려운 가운데서도 한줄기 빛은 보여 주었다.

올시즌 초반 한때 '출루-도루-득점'으로 이어지는 빠른 야구로 한때 4위까지 올랐던 기동력 야구는 확실한 중심타선을 구축하지 못한 삼성에 큰 힘이 되어 주었다. 기존의 박해민에다 발이 빠른 신인 김지찬의 가세 덕분이었다.

이와 함께 2년차인 박승규도 외야자원으로 수비에서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시즌 중반부터 나선 3년차인 김호재와 4년차로 첫 두자릿수 홈런(10개)를 날린 이성규도 앞으로 기대를 걸만한 재원으로 꼽혔다.
앞으로 삼성이 지난 5년의 설움을 딛고 가을야구로 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대로 된 외국인타자의 영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삼성은 구자욱·이원석·김동엽 등이 괜찮은 활약을 보였지만 외국인 타자들은 완전히 기대 이하였다.
구자욱은 부상에서 돌아와 118경기에서 137안타 15홈런 78타점 70득점 19도루, 타율 0.307, OPS 0.863로 제 몫을 했고 김동엽은 115경기에서 129안타 20홈런 74타점 60득점, 타율 0.312, OPS 0.869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다린 러프와 결별한 뒤 영입한 타일러 살라디노는 44경기만 소화하고 부상으로 방출됐고 대체 선수로 온 다니엘 팔카는 51경기 41안타 8홈런 23타점 17득점, 타율 0.209, OPS 0.639에 그쳤다. 전혀 중심타선으로서의 역할을 못해 준 것이다.
삼성이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뷰캐넌과 호흡을 맞출 확실한 외국인 투수와 중심타선에서 클러치 능력을 발휘할 새 외국인 타자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귀를 기우릴 필요가 있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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