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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마니아노트]되돌아 본 2020 프로야구⑨창단 20년만에 최악 성적표 받아 든 SK의 내년 시즌은?

2020-12-09 09:29

SK는 2020시즌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부진한 성적으로 시즌 중 감독교체, 2군 선후배 체벌문제 등 내우외환이 겹치면서 팀 창단 20년만에 팀 최다연패 타이를 이루는 등 9위에 머물렀다.
SK는 2020시즌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부진한 성적으로 시즌 중 감독교체, 2군 선후배 체벌문제 등 내우외환이 겹치면서 팀 창단 20년만에 팀 최다연패 타이를 이루는 등 9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팀 창단 20년만에 맞은 통합우승의 기회를 대역전으로 놓친 후유증인가? 아니면 에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생긴 빈자리가 도저히 팀을 추스릴 수 없을 만큼 컸던 탓일까?

해체된 쌍방울 레이더스 선수들을 영입해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인 2000년 3월 20일 KBO 리그 막내인 제8구단으로 창단한 SK는 창단 만 20년을 지나 21시즌만인 2020년에 이르러 9위에 쳐지는 최악의 한해를 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지금까지 SK는 드림과 매직리그로 나뉘어 양대리그로 펼쳐진 창단 첫해인 2000년 매직리그에서 4개팀 가운데 최하위, 이듬해인 2001년 8개팀이 단일시즌으로 벌인 2년차에 7위를 한 이후 지난해까지 18시즌 동안 SK는 올시즌처럼 이렇게 하위권으로 쳐진 적은 없었다.

오히려 4년차인 2003년 초보감독인 조범현이 팀을 이끌어 처음으로 4위에 올라 포스트시즌에 진출, 한국시리즈까지 나서 준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해 세차례 우승, 그리고 2018~2019년 두차례 한국시리즈에 나서 한차례 우승을 하는 등 명문구단으로서의 입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지난해 2019시즌은 그야말로 SK로서는 대충격의 한해였다. 정규리그 마지막날 두산에게 9게임차를 따라 잡히며 2위로 밀려난 뒤 플레이오프전에서는 키움에게 힘 한번 쓰지 못한 채 4연패로 주저 앉았다. 그리고 에이스 김광현이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고 외국인 투수 2명도 교체됐으며 SK 최고의 해들을 장식했던 베테랑 박정권과 채병용은 은퇴로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이는 자연스럽게 전력 약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SK의 극심한 성적 부진은 예상 이상이었다. 여기에 염경엽 감독이 부진한 성적으로 6월 25일 두산과의 경기도중 더그아웃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된 뒤 9월 1일 현장으로 복귀했지만 닷새만에 다시 입원하고 결국 옷을 벗고 말았다. 여기에 2군 선수단에서는 선후배의 체벌 문제까지 뒤늦게 불거지면서 그야말로 내우외환이 겹쳤다.

사실 SK는 창단 20주년인 올시즌을 맞아 '스무 살의 와이번스'를 기념해 새로운 CI(Corporate Identity)를 발표하는 등 의욕에 차 있었다. 비록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 좌절, 플레이오프전 탈락이 되기는 했지만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여세를 몰아 제2의 SK 왕조 건설도 가능하다는 희망에도 부풀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우선 SK의 선발이 무너졌다. 김광현의 빈자리를 외국인선수 닉 킹엄이 메워주기를 바랐지만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하다 단 2게임에 나서 2패만 하고 방출되고 말았다. 그리고 역시 같은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핀토는 포수의 리드를 무시하고 자신이 원하는 볼만 던지다가 6승15패에 그쳤다.

SK는 언더스로 박종훈만이 선발투수로서 제몫을 해 주었을 뿐 김광현의 공백과 외국인투수들의 부진이 팀 전체 부진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SK는 언더스로 박종훈만이 선발투수로서 제몫을 해 주었을 뿐 김광현의 공백과 외국인투수들의 부진이 팀 전체 부진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지난해 해외파 신인으로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해 구원왕(5승3패36세이브, 평균자책점 1.98)에 올랐던 하재훈이 1승1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7.62로 무너지는 등 불펜진마저 흔들렸다. 그나마 박종훈(13승11패)만이 제몫을 해 주었을 뿐 문승원도 지난해 11승에서 6승에 그쳤고 백승건은 올해 10게임에서 선발로 나섰으나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5패만 당했다. 또 시즌 초반 긴급 선발로 투입됐던 김태훈은 곧 불펜으로 보직을 바꾸는 등 김광현의 공백과 두 외국인 투수의 부진이 전체적으로 선발투수의 불안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결국 팀 평균자책점은 5.57로 오히려 꼴찌인 한화(5.28)에도 못 미치는 10위에 그치고 말았다.

SK는 외국인타자 제이미 로맥과 가장 먼저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제이미 로맥은 5년 연속으로 KBO리그에서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SK는 외국인타자 제이미 로맥과 가장 먼저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제이미 로맥은 5년 연속으로 KBO리그에서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마운드의 부진을 메꾸어 주어야 할 타선도 이상스레 맥을 못췄다. 그나마 제이미 로맥만이 그런대로 제몫을 해 주었을 뿐 주포 최정이 초반에 헤매면서 시즌 팀 타율은 0.250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9위에 그쳤다. 특히 5월 7일 한화전부터 19일 키움전까지 내리 10연패를 당한데 이어
8월 28일 KIA전부터 9월 9일 키움전까지 팀 최다 연패 타이기록인 11연패의 치욕을 당하기도 했다. SK의 11연패는 팀을 창단했던 2000년 6월 22일 롯데전부터 7월 5일 롯데전까지 11연패에 이어 20년만에 처음이었다.

그래도 어려운 가운데 선발 요원으로 이건욱(6승12패), 불펜 김정빈(1승1패1세이브10홀드)과 외야수 최지훈의 등장은 올해 SK의 결실가운데 하나였다.

SK는 2020 정규리그가 종료되자 대규모 쇄신을 단행하며 김원형 감독(왼쪽)을 영입해 팀 정비에 나섰다.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 김원형 감독이 최정(오른쪽)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SK는 2020 정규리그가 종료되자 대규모 쇄신을 단행하며 김원형 감독(왼쪽)을 영입해 팀 정비에 나섰다.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 김원형 감독이 최정(오른쪽)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SK는 정규 시즌이 끝나자마자 민경삼 대표이사-류선규 단장체제로 팀 수뇌진 개편, 김원형 감독 새 사령탑 선임, 코치진 대거 물갈이,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팀 재건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팀내 유일한 FA인 김성현과도 일찌감치 계약을 마쳤고 이제는 내야수 최주환 영입에 나서는 등 외부 FA 영입에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나름 강도 높은 쇄신에 나선 SK가 내년 시즌에는 어떤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 기대해 보자.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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