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체된 쌍방울 레이더스 선수들을 영입해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인 2000년 3월 20일 KBO 리그 막내인 제8구단으로 창단한 SK는 창단 만 20년을 지나 21시즌만인 2020년에 이르러 9위에 쳐지는 최악의 한해를 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지금까지 SK는 드림과 매직리그로 나뉘어 양대리그로 펼쳐진 창단 첫해인 2000년 매직리그에서 4개팀 가운데 최하위, 이듬해인 2001년 8개팀이 단일시즌으로 벌인 2년차에 7위를 한 이후 지난해까지 18시즌 동안 SK는 올시즌처럼 이렇게 하위권으로 쳐진 적은 없었다.
오히려 4년차인 2003년 초보감독인 조범현이 팀을 이끌어 처음으로 4위에 올라 포스트시즌에 진출, 한국시리즈까지 나서 준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해 세차례 우승, 그리고 2018~2019년 두차례 한국시리즈에 나서 한차례 우승을 하는 등 명문구단으로서의 입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지난해 2019시즌은 그야말로 SK로서는 대충격의 한해였다. 정규리그 마지막날 두산에게 9게임차를 따라 잡히며 2위로 밀려난 뒤 플레이오프전에서는 키움에게 힘 한번 쓰지 못한 채 4연패로 주저 앉았다. 그리고 에이스 김광현이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고 외국인 투수 2명도 교체됐으며 SK 최고의 해들을 장식했던 베테랑 박정권과 채병용은 은퇴로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이는 자연스럽게 전력 약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SK의 극심한 성적 부진은 예상 이상이었다. 여기에 염경엽 감독이 부진한 성적으로 6월 25일 두산과의 경기도중 더그아웃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된 뒤 9월 1일 현장으로 복귀했지만 닷새만에 다시 입원하고 결국 옷을 벗고 말았다. 여기에 2군 선수단에서는 선후배의 체벌 문제까지 뒤늦게 불거지면서 그야말로 내우외환이 겹쳤다.
사실 SK는 창단 20주년인 올시즌을 맞아 '스무 살의 와이번스'를 기념해 새로운 CI(Corporate Identity)를 발표하는 등 의욕에 차 있었다. 비록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 좌절, 플레이오프전 탈락이 되기는 했지만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여세를 몰아 제2의 SK 왕조 건설도 가능하다는 희망에도 부풀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우선 SK의 선발이 무너졌다. 김광현의 빈자리를 외국인선수 닉 킹엄이 메워주기를 바랐지만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하다 단 2게임에 나서 2패만 하고 방출되고 말았다. 그리고 역시 같은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핀토는 포수의 리드를 무시하고 자신이 원하는 볼만 던지다가 6승15패에 그쳤다.

결국 팀 평균자책점은 5.57로 오히려 꼴찌인 한화(5.28)에도 못 미치는 10위에 그치고 말았다.

8월 28일 KIA전부터 9월 9일 키움전까지 팀 최다 연패 타이기록인 11연패의 치욕을 당하기도 했다. SK의 11연패는 팀을 창단했던 2000년 6월 22일 롯데전부터 7월 5일 롯데전까지 11연패에 이어 20년만에 처음이었다.
그래도 어려운 가운데 선발 요원으로 이건욱(6승12패), 불펜 김정빈(1승1패1세이브10홀드)과 외야수 최지훈의 등장은 올해 SK의 결실가운데 하나였다.
![SK는 2020 정규리그가 종료되자 대규모 쇄신을 단행하며 김원형 감독(왼쪽)을 영입해 팀 정비에 나섰다.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 김원형 감독이 최정(오른쪽)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 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012090923060388218e70538d2222111204228.jpg&nmt=19)
나름 강도 높은 쇄신에 나선 SK가 내년 시즌에는 어떤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 기대해 보자.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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