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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노트]되돌아 본 2020 프로야구]⑦올해는 내가 히트 상품이야

2020-12-07 09:16

NC 강진성
NC 강진성
흔히 두산 야구를 화수분 야구라고 한다. 2015년부터 6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정도로 두산에서 좋은 선수들이 끊임없이 배출된 덕분으로 붙여진 별명이다.

이러한 두산의 화수분 야구에 견줄 정도는 아니더라도 올시즌 프로야구에서도 당초 기대치 이상 활약으로 주목을 받은 선수들도 여럿 있었다.

소위 히트상품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진 선수들이다. 이들은 그동안 백업으로 간간히 모습을 비추다가 올해들어 게임에 나설 기회를 잡으면서 한꺼번에 무명의 설움을 털어내고 단숨에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대표적으로 강진성(NC), 홍창기(LG). 배정대(KT), 최원준(두산) 등이 꼽힌다.

NC의 창단멤버인 강진성은 9년 동안을 무명이나 다름없었다. 팀에서 알아주는 연습벌레였지만 성적은 따라오지 않았다. 함께 한 나성범, 김민우 등이 빛을 보면서 전국적인 스타로 빛을 보는 동안에도 강진성은 "언젠가 빛을 볼 날이 오겠지…"라며 힘든 시간을 견뎌왔다.

데뷔 후 한 시즌에 100타수 이상을 소화한 해가 없었던 강진성은 이제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올시즌을 맞았다. 5월 8일 창원 LG전 2번 이명기 대타로 나서 좌중월 2점 홈런, 그리고 10일에는 8번 이원재의 대타로 나서 연타석홈런이자 2게임 연속홈런을 날리면서 그에게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여기에 주전 1루수 모창민이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면서 주전에 포함된 뒤 5월 한달동안 57타수 27안타(타율 0.474) 5홈런 19타점을 올리며 순식간에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이후 강진성은 시즌 초반 폭주에 폭주를 거듭했다. 한때 타격 1위, 출루율 1위, OPS 1위까지 오르면서 '1일1깡'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리그 후반들어 다소 주춤하기는 했지만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중심타선의 한축을 맡아 27타수 7안타(타율 0.304), 3타점으로 통합우승에 한몫을 했다.

LG 홍창기
LG 홍창기
홍창기도 비슷하다. 2016년에 LG 유니폼을 입은 홍창기는 줄곧 백업요원이었다. 지난해까지 3시즌 동안 38게임 56타석에 나서 9안타를 날린 것이 그의 1군 성적의 전부였다.

올해도 외관상으로는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온 것은 채은성, 이천웅 등 주전 외야수들의 잇단 부상과 부진으로 공백이 생기면서 부터 였다. 캡틴 김현수가 지명타자로 나서면 좌익수로 나서기도 하고 채은성이 부상으로 나서지 못하면 우익수로도 나서면서 무엇보다 좋은 선구안으로 상대 투수들을 괴롭혔다.

초반에 대타로 주로 나서고도 100안타(114안타)를 넘었고 출루율은 0.411로 리그 전체 6위, 팀 내 1위에 올랐다. 프로 4년차이면서도 신인에 해당됐던 홍창기는 올시즌 신인왕 투표에서 소형준(KT)에 이어 2위에 오를 정도로 인정을 받았다.


KT 배정대
KT 배정대
막내구단 KT의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배정대는 2015년 1군 무대에 데뷔해 이해 66게임에 68타석, 2016년 65게임에 55타석, 2018년 14게임 5타석, 2019년 66게임 84타석으로 말 그대로 수비전문이었을뿐 타격을 제대로 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시즌 초반 이강철 감독이 중견수 수비전문요원으로 낙점한 것도 결코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배정대는 시즌 시작하면서 자신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수비전문요원으로 낙점할 정도로 수비능력은 이미 정평이 나있었는데다 타격에서도 훨훨 날기 시작했던 것. 시즌 시작과 함께 안정적인 3할대 타율을 유지한 배정대는 올시즌 전 게임인 144게임에 나서 154안타(타율 0.289)에 65타점 13홈런을 기록하며 'KT의 복덩이"로 탈바꿈했다.

무엇보다 배정대는 9월 4일 SK전 9회말 5-5에서 SK 서진용에게 2점홈런으로 첫 끝내기 홈런을 날린 이후 9월 18일 두산전에서 박치국을 상대로 끝내기 홈런, 9월 27일 LG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날리며 한달에 끝내기 3번이라는 엄청난 신기록을 세웠다. 이어 10월 11일 두산전 연장 10회말 2사 만루에서 우중간 안타로 4-4의 균형을 깨고 끝내기 안타를 날리는 등 '끝내기의 사나이'로 명성을 떨치며 단숨에 무명에서 스타덤에 올라섰다.

두산 최원준
두산 최원준
동국대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입단해 올시즌이 3년째를 맞은 두산의 최원준도 이용찬의 부상 공백이 토종 에이스로 떠오르게 한 원인이 됐다.

2017년 1차로 입단해 이미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2018년 6게임에서 무승, 2019년 주로 불펜으로 34게임에 나서 1승2패1세이브 4홀드였던 최원준은 올해 두산의 5선발인 이용찬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7월 28일이 되어서야 완전한 선발로 전환했다.

이후 최원준의 피칭은 눈부셨다. 6월 12일 한화전 선발승을 포함해 선발로만 9승2패를 하는 등 시즌 10승2패로 팀 대선배인 유희관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전해까지 팀 에이스였던 이영하가 불펜으로 돌아선 자리를 한순간에 차지해 버린 것이다.

사실 이들이 단숨에 전국적인 스타덤에 오른데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올시즌 팀 성적이 한몫 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롯데 한동희
롯데 한동희
비록 팀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올시즌 11승을 올린 삼성의 최채흥을 비롯해 한동희(롯데)와 노시환(한화)도 장타력을 겸비한 대형타자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와 함께 불펜에서 제몫을 해준 박치국 이승진(이상 두산), 양현(키움) 등도 앞으로 눈여겨 볼만한 재목감으로 손꼽혔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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