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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노트]되돌아 본 2020 프로야구④'우리 Z세대들이 이끌어 갑니다'

2020-12-04 10:02

NC 구창모는 부상으로 올시즌 9승(무패)에 그쳤지만 토종 최고의 좌완투수로 등장했다는 데는 어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NC 구창모는 부상으로 올시즌 9승(무패)에 그쳤지만 토종 최고의 좌완투수로 등장했다는 데는 어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이제껏 어느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19 시대의 2020 프로야구였지만 예년의 그 언제나처럼 더 밝은 내일을 밝혀주는 새로운 스타들이 등장했다.

이 가운데는 올해 갓 프로야구에 입문한 새내기가 있는가 하면 3~4년 이상 퓨처스리그에서 절치부심하며 기량을 연마하며 기회를 기다려 온 중고 신인도 있다. 어느새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고 성큼 에이스 재목으로 떠올라 성큼 스타 대열에 오른 선수도 있다.

올시즌 프로야구의 최대 수확이라면 'Z 세대'들인 신세대들이 투타의 주역으로 대거 등장했다는 점이다.

물론 이들이 아직은 거칠고 덜 다듬어진 면도 보이고 있지만 거침없는 도전정신에 자신감. 그리고 정면 승부를 마다하지 않는 대담함은 프로야구가 이제 한차원 높은 시대로 접어 들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Z 시대'의 선두주자는 각 팀들마다 포진해 있다.

류현진-김광현-양현종의 뒤를 잇는 왼손투수로 자리매김한 구창모(NC)를 비롯해 대졸 출신으로 뒤늦게 프로무대에 뛰어들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최원준(두산), 최지훈(SK)에다 신인왕 출신들인 이정후(키움), 강백호(KT)와 김민규(두산) 등은 이미 팀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주축 멤버로 위치를 굳혔다. 여기에 2020 프로야구 신인왕에 빛나는 소형준(KT)을 비롯해 이민호(LG), 정해영(KIA)과 2년차 송명기(NC) 등은 전형적인 Z 세대의 선두주자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무엇보다 구창모와 소형준의 등장은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둔 우리나라 야구 국가대표팀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미완의 대기로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눈도장을 받았던 구창모는 올해들어 완전히 토종 최고의 왼손투수로 우뚝 섰다.


구창모는 7월까지 13게임에서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55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NC를 선두로 이끌다가 부상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한국시리즈에서 그 진가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11월 18일)에서 선발로 나서 10월 이후 극강의 모습을 보인 크리스 플렉센과 맞대결 올해 첫 패배의 아픔을 맛보았으나 나흘을 쉬고 5일만에 나선 5차전(11월 23일)에서는 7이닝동안 단 5안타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봉쇄하는 완벽한 모습으로 토종 최고 좌완투수로 되돌아왔다.

무엇보다 구창모는 2016년 한국시리즈, 2017년 준플레이오프전에 이어 플레이오프전까지 단 한번도 선발로 나가지 않았다. 2017년 롨데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적은 있지만 이때도 첫번째 불펜으로 나서 ⅔이닝 2타자를 상대하고 얻은 쑥스런 승리였다. 특히 구창모는 2016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는 2게임에 나가 한타자도 처리하지 못하고 1실점을 한 적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4년만에 다시 만난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2승2패로 통합우승의 향배가 걸린 5차전에 선발로 나서는 등 13이닝을 던져 12피안타 12탈삼진 3실점 2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하는 완벽한 모습을 보여 당분간은 '구창모 무적시대'를 예감케 했다.

압도적인 지지로 2020 신인왕에 오른 고졸 새내기인 KT 소형준은 올시즌 토종 투수 가운데 최다승(13승)을 올리며 'Z 세대'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압도적인 지지로 2020 신인왕에 오른 고졸 새내기인 KT 소형준은 올시즌 토종 투수 가운데 최다승(13승)을 올리며 'Z 세대'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구창모 최고 왼손투수로 자리매김을 했다면 소형준은 고졸 새내기임에도 불구하고 올시즌 최고의 오른쪽 투수로 발돋움했다. 소형준은 2006년 류현진 이후로 14년만에 고졸 신인으로 두자리 승수(13승)을 올리면서 토종 투수 최다승을 올리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2020 신인왕으로 탄생했다.

더구나 소형준은 KT가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나선 포스트시즌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11월 9일)에 두 외국인투수를 제치고 선발투수로 낙점된데 주목을 할 필요가 있다. 바로 당시 KBO 리그 10개 팀 감독 가운데 유일하게 투수 레전드 출신인 이강철 감독으로부터 가장 중요한 경기에 제1선발로 신임을 받을 정도였으니 소형준의 팀내 위상을 쉽게 짐작할 만하다.

국내 최고의 좌우 원투 펀치가 될 구창모와 소형준의 등장을 계기로 이제 우리나라 프로야구에 'Z 세대'의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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