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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노트]되돌아 본 2020 프로야구③토종 선수들은 어디 있나요?

2020-12-03 09:06

타자로 일찌감치 재계약을 한 제이미 로맥(왼쪽)과 딕슨 마차도
타자로 일찌감치 재계약을 한 제이미 로맥(왼쪽)과 딕슨 마차도
휴식기도 없이 강행군을 한 올시즌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선수들의 강세는 예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양상이었다.

올해 새롭게 KBO 리그에 모습을 드러낸 외국인 선수는 모두 15명, 전체의 꼭 절반이었다. 시즌 중반에 성적 부진, 부상으로 4명이 퇴출되고 모두 대체선수로 4명이 들어왔다. 그리고 2일 2021년 보류선수 명단 제외선수가 공시되면서 10명이 방출의 수모를 겪었다.

키움의 에릭 요키시(왼족))와 KIA의 애런 브룩스는 2021시즌에도 KBO리그에서 볼 수 있게 됐다.
키움의 에릭 요키시(왼족))와 KIA의 애런 브룩스는 2021시즌에도 KBO리그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총 30명의 외국인 선수 정원 가운데 3일 현재 SK와 롯데가 각 3명으로 외국인선수 영입을 모두 마쳤고 한화 2명, 키움과 KIA 각 1명 등 10명이다. 이 가운데 기존 선수는 롯데의 딕슨 마차도와 댄 스트레일리, SK의 제이미 로맥, 키움의 에릭 요키시, KIA의 애런 브룩스 등 5명이다. 나머지 5명은 2021시즌에 KBO리그에 데뷔하는 선수들이다.

따라서 2021년 보류선수가 된 외국인 선수 20명 가운데 15명과는 아직 계약이 이루어 지지 않은 상태다.

각 구단들이 이들을 보류선수로 공시한 것은 2021년 시즌 계약을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아직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않았다. 즉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 쪽으로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올시즌 KBO 리그에서 보여준 모습이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었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이처럼 외국인 선수들은 올시즌 KBO 리그에서 기대이상의 깜짝 실력을 과시했다.

올해 KBO 리그에서 뛴 외국인 선수 30명 가운데 투수는 19명, 타자는 11명이었다. SK가 투수인 닉 킹엄을 시즌 중 방출하고 대신 타자인 타일러 화이트를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했기 때문이었다.

먼저 마운드에서는 SK 김광현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고 토종 투수의 자존심을 지켰던 양현종(KIA), 이용찬 이영하(이상 두산), 차우찬(LG) 등의 부진이 겹치면서 선발투수의 지표인 다승이나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에서 외국인 투수들이 상위권을 거의 독차지 했다.

두산 알칸타라
두산 알칸타라
지난해 KT에서 두산으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라울 알칸타라가 다승 1위(20승)와 승률 1위(0.909)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평균자책점 에릭 요키시(2.14), 탈삼진은 댄 스트레일리(롯데·205개)가 1위에 올랐다.


다승에서는 13승씩을 올린 소형준(KT)과 박종훈(SK)이 토종 투수로 가장 높은 공동 7위에 올랐을 뿐이고 양현종과 최채흥(삼성)이 공동 10위였다. 이 가운데 외국인 선수는 드류 루친스키(NC)를 비롯해 케이시 켈리(LG),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KT),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댄 스트레일리 등 10명이나 포함되었다.

평균자책점도 요키시를 시작으로 스트레일리, 애런 브룩스(KIA), 알칸타라 등 1~7위까지가 외국인선수였고 최채흥과 문승원 임찬규가 8~10위에 올라 체면치레를 했다. 탈삼진도 양현종(149개)이 5위에 올랐을 뿐 4위까지는 모두 외국인 선수였다.

타자부문에서도 외국인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KT 로하스
KT 로하스
KBO 리그 4년째를 맞는 멜 로하스 주니어(KT)가 홈런(47개), 타점(135점), 득점(116점), 장타율(0.680)에서 타격 4관왕에 오르며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돼 지난해 조쉬 린드블럼두산)에 이어 2년 연속 MVP는 외국인 선수 차지가 됐고 호세 페르난데스(두산)는 지난해에 이어 최다안타(199개) 부문에서 2연패를 했다.

올해 첫 선을 보인 로베르토 라모스(LG)는 부상으로 117게임에서 38개 홈런으로 3.08게임 당 1개꼴로 홈런을 기록, 게임당 홈런 수에서는 로하스(3.02게임당 1개)에 견주어 손색이 없는 장타력을 선보였다. 또 애런 알테어(NC)는 나성범과 양의지에게 중심타선에서는 밀렸으나 8번타자로 나서 100안타-100타점에다 20홈런-20도루를 넘어서며 한국시리즈에서도 2차례나 결승타를 날리는 맹활약을 보이기도 했다.

토종선수로는 최형우(KIA)가 2016년 이후 4년만에 타격 1위(0.354)에 복귀하고 박석민(NC)이 출루율 1위(0.436)에 올라 사상 첫 타이틀 홀더가 되는 등 양의지 나성범(이상 NC) 김하성 이정후(이상 키움) 김현수(LG) 손아섭(롯데) 등이 나름대로 각 부문에서 외국인 선수에 못지 않는 활약을 펼쳐 위안이 되었다.

각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들에게 바라는 것은 팀의 중심으로서의 역할이다. 투수는 원투펀치를, 타자는 중심타선에서 활약해 주기를 바란다. 그만큼 토종 선수들의 최상위 클래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선수들을 원한다. 따라서 외국인선수들이 각 부문에서 상위랭킹을 차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지나치게 외국인 선수들에게 의지하다 보면 토종 선수들이 퇴보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양현종을 비롯해 김하성과 나성범이 해외로 진출하고 나면 그만큼 수준급 토종 선수들이 줄어든다. 이 자리를 또 어떤 외국인 투수들이 메꾸어 주게 될지, 아니면 새로운 토종 선수들이 등장하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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