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구단은 23일 "박한이에게 코치 제의를 했다. 올해 안에 선수단과 인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한이도 "구단에서 기회를 주셨다. 1년 6개월 동안 많이 반성했다. 아직도 팬과 구단에 죄송한 마음이 크다. 야구장에서 죄송한 마음을 전할 기회가 생겨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2001년에 삼성에 입단한 박한이는 숙취운전으로 전격적인 은퇴를 선언하기 전까지 줄곧 삼성에서만 활약했다. 2001년부터 2016년까지 16시즌을 세자릿수 안타를 날려 가장 꾸준한 타자로 명성을 날렸다. 그동안 한국시리즈에서 7차례(2002, 2004, 2005, 2011, 2012, 2013, 2014년)나 우승했다. 개인통산 2174안타로 KBO 리그 개인 통산 최다 안타 4위다.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내면서도 박한이는 자유계약선수(FA) 계약 때마다 예상을 밑돌았다. 2008년 2년 10억원, 2013시즌 후에는 4년 28억원이었다. 그래서 삼성 팬들은 착한이(착한 계약을 한 박한이)'라고 불렀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꾸준한 박한이는 한순간에 몰락했다.
지난해 5월 27일 아침에 자녀를 등교시킨 뒤 돌아오는 길에 접촉사고를 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음주측정을 한 결과 '숙취운전'으로 적발된 뒤 곧바로 구단에 "책임지고 은퇴하겠다"고 발표했다. KBO는 5월 31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박한이에게 90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500만원, 봉사활동 18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박한이는 숙취운전이 적발된 뒤 은퇴를 선언했지만 공식적인 퇴단은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여서 90경기 출장정지는 지난해에 89경기를 마쳤다. 이제 명목상 1경기만 남겨 놓은 셈이다.
숙취운전으로 박한이는 모든 것을 잃었다.
'영구 결번(33번)'이 유력한 프랜차이즈 스타였지만 은퇴식도 영구 결번도 없었다. 불명예스럽게 야구장을 떠난 박한이는 1년 6개월동안 라오스에서 재능기부도 하고 봉사활동도 하며 반성의 시간을 보냈다. 이제 모든 것을 씻고 정든 그라운드로 다시 돌아온다.
'늘 죄송한 마음을 갖고 뛰겠다'는 박한이. 지도자로서의 제2야구 인생이 선수때와 마찬가지로 꽃이 피기를 기대해본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