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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마니아노트]'연승과 균형의 무거운 짐을 진 막내들의 배짱투는?'--두산 김민규-NC 송명기, KS 4차전 맞대결

2020-11-21 11:49

연승이냐? 다시 균형이냐?

연승의 기세를 이어갈 책임을 진 두산의 김민규
연승의 기세를 이어갈 책임을 진 두산의 김민규
1패뒤 연승을 한 두산과 실책으로 허무하게 게임을 내 준 NC가 21일 오후 2시 고척 스카이돔에서 2020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을 벌인다.

1승1패 뒤 3차전을 승리해 93.3%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을 안고 나서는 두산은 불펜 전문의 김민규가 내친김에 연승을 이어가겠다는 기세이고 막다른 길로 몰리고 있는 NC는 송명기가 선발로 나서 연패의 설욕하고 다시 균형 맞추기를 기대하고 있다.

4차전에서 두산이 연승을 이어가면 올시즌 한국시리즈 패권은 거의 마무리로 갈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NC가 승리해 2승2패로 균형을 이루면 3연전으로 열리는 5~7차전은 두 팀의 에이스들이 총출동해 다시 오리무중으로 빠질 수도 있다.

그만큼 4차전 선발로 나서는 김민규와 송명기의 어깨가 무겁기 그지없다.

무엇보다 한살 차이로 이제 약관을 넘어선 김민규와 약관인 송명기는 두둑한 배짱투가 강점이어서 그 결과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김민규는 2018년에 2차 3라운드 30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으나 지난해 한국시리즈에는 아예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그리고 올시즌에는 29게임 가운데 네차례 선발로 나선적이 있지만 대부분 구원으로 나섰다. 필승조이기는 했지만 마무리는 아니었다.

선발 4게임에서는 1승2패로 썩 좋지는 않았다. 전체 투구횟수도 53⅓이닝으로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산 김태형 감독은 김민규를 빅게임 가운데서도 빅게임인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투수로 낙점했다.

두둑한 배짱투에 타자들과 정면승부에도 밀리지 않는 구위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바로 한국시리즈 2차전이 그 실례다.

두산이 5-1로 앞선 9회초였다. 마무리로 이영하가 나섰다. 4점차에서 이영하 등판은 승리 공식이다. 하지만 이영하는 4점차의 리드를 지켜주지 못했다. 한타자만 잡고 4안타에 1볼넷으로 3점을 줘 4-5, 1점차로 쫒긴 가운데서도 1사 1, 2루의 위기에 몰렸다. 더구나 NC의 다음 타자는 리드오프로 박민우였다.

이런 절체절명의 순간에 등장한 것이 김민규였다. 김민규는 이 위기의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김민규는 박민우를 맞아 140㎞ 중반에 이르는 직구로 파울볼 2개를 유도한 뒤 128㎞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우고 이어 이명기마저 1루수 땅볼로 잡아내 간단히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 덕분에 두산은 1패 뒤 1승으로 균형을 맟줄 수 있었다.

김태형 감독이 8년 연속 10승 투수인 베테랑 유희관 대신 김민규를 4차전 선발투수로 낙점한 것은 이 때문으로 보인다.


김민규는 올해 NC전 3게임에서 구원으로 나서 승패없이 1세이브만 올렸다. 2⅓이닝 무안타 무실점이다.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포함하면 4게임 3이닝 무안타 무실점이다.

네 차례 선발로 나서 최대 5⅓이닝을 던진 경험도 있다. 비록 한국시리즈라는 빅게임이기는 하지만 김민규의 등판이 결코 무리하다고 할 수 없는 이유다. 여기다 3차전 승리로 팀 에이스인 라울 알칸타라나 크리스 플렉센에게 5일 휴식을 줄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NC의 막내 송명기는 1승뒤 연패에 빠진 팀을 구해야 할 중차대한 사명을 안고 4차전 선발로 나선다.
NC의 막내 송명기는 1승뒤 연패에 빠진 팀을 구해야 할 중차대한 사명을 안고 4차전 선발로 나선다.


이에 맞서는 송명기도 김민규가 뒤질 것 없는 배짱투가 돋보인다.

2019년 2차 1라운드 7순위로 NC에 입단한 송명기는 지난해 단 2게임만 등판했다. 5월10일 1군 데뷔전을 두산과 마주쳐 2⅓이닝 3실점으로 승패없이 물러났다.

그리고 올해 시즌 초반에는 불펜으로만 등장했다. 김민규와 비슷한 케이스다. 그러다가 8월 27일 두산전부터 선발로 보직을 바꾸었다. 이때 송명기는 8안타를 맞으면서도 2실점으로 버텨내 프로 데뷔 첫 선발승을 두산으로부터 따냈다.

그리고 선발로 나선 11게임에서 8승(3패)을 따냈다. 특히 정규시즌 막판 6게임에서 꾸준히 5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호투하면서 6연승을 하기도 했다. 토종 에이스 구창모가 부상으로 빠지고 이재학의 부진으로 생긴 공백을 훌륭하게 메꾸어 주었다. 송명기 덕분에 NC가 정규리그 1위를 할 수 있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두산전에는 4게임에 나서 1승, 7⅔이닝 4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은 4.70이었다. 7월31일 구원으로 나섰다가 페르난데스에게 홈런을 맞는 등 4타수 3안타로 고전했다. 김재환과 박건우에게도 3타수 2안타를 맞았으나 정수빈과 오재일에게는 4타수 1안타였고 최주환과 박세혁에게는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NC 이동욱 감독은 "마운드에서는 스무살짜리 선수 모습이 아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송명기의 가을야구 첫 등판은 결코 녹록치 않다. 4차전까지 빼앗기면 벼랑끝으로 몰리게 돼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결국 믿을 수 있는 건 정규리그에서 보여준 배짱투뿐이다.

NC와 두산의 막내끼리 벌이는 선발 맞대결---이제 그 운명의 시간이자 2020 KBO 리그 한국시리즈의 우승을 가름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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