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6(금)

야구

[마니아노트]'기록은 앞섰지만 디테일에서 밀렸다'---NC와 두산의 차이는?[KS]

2020-11-21 10:20

디테일에서 밀렸다. 믿는 도끼에 발등도 찍혔다. 지금 NC가 꼭 그 모습이다.

두산이 2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7-6, 1점차로 역전승을 거두며 1패 뒤 2연승으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사진 연합뉴스]
두산이 2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7-6, 1점차로 역전승을 거두며 1패 뒤 2연승으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사진 연합뉴스]
NC는 2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두산에 6-7로 패했다.

1차전에서 5-3으로 이겨 기세를 올렸으나 2차전에서 4-5 패배에 이어 연패를 당했다. 그것도 2게임 연속 1점차 패배다. 추격을 하면서는 1점차를 뒤집을 힘이 2% 부족했고 1점차 리드를 지키기에도 지킬 수 있는 디테일도 2% 모자랐다.

반면 두산은 모든 게 톱니바퀴가 돌아가듯 척척이었다. 대주자, 대수비가 나가면 꼭 멋진 플레이로 불펜들의 사기를 올렸다. 젊은 투수들은 겁없이 던졌고 베테랑들은 득점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타격이 안되면 수비에서라도 힘을 보탰다.

NC 이동욱 감독은 한국시리즈가 시작되기 전 "두산이 준플레이오프전, 플레이오프전을 거치면서 디테일에서 앞서 이겼다"면서 "우리는 두산보다 디테일에서 더 강하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디테일은 두산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한국시리즈 3차전을 치르는 동안 NC는 팀타율, 평균자책점 모두 두산에 앞서있다. 팀 타율은 0.316(95타수 30안타)으로 두산의 0.268(97타수 26안타)에 견주어 5푼이상 앞섰고 팀 평균자책점도 3.46(26이닝 10자책점)으로 5.19(26이닝 15자책점)보다 1.73이나 낮다.

이 지표만을 두고 보면 당연히 NC의 일방적인 우세지만 실제로는 두산이 앞서있다. 이는 바로 디테일의 차이 때문이었다.

NC 유격수 노진혁이 5회말 2사 3루에서 페르난데스의 평범한 땅볼을 가랑이 사이로 빠뜨려 6-6 동점을 허용한 뒤 허탈한 모습으로 주저 앉아 있다.
NC 유격수 노진혁이 5회말 2사 3루에서 페르난데스의 평범한 땅볼을 가랑이 사이로 빠뜨려 6-6 동점을 허용한 뒤 허탈한 모습으로 주저 앉아 있다.
NC는 3게임에서 6개의 실책을 저질렀으나 두산은 0개다. 3루수인 박석민 2개를 비롯해 양의지, 애런 알테어, 노진혁이 각각 1개씩으로 야수쪽에서 5개, 투수 김영규가 1개였다. 이들 6개 실책이 모두 실점으로 연결됐다. 무려 5점이나 된다. 이 실책만 없었다면 오히려 NC가 3연승을 하고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무엇보다 박석민은 실책뿐만 아니라 본헤드플레이까지 나오면서 더욱 아쉬웠다. 1, 2차전에서 잇달아 실책으로 실점의 빌미를 만들었던 박석민은 3차전서 역전을 시켜 분위기가 달아 오르는 3회초 2사 1루에서 좌익수쪽으로 빠지는 2루타성 타구를 날리고도 두산의 김재환-김재호-최주환으로 이어지는 송구에 2루에서 횡사당하고 말았다. 무리한 질주였다기 보다는 한발 앞선 슬라이딩이 화근이었다.

이 바람에 박석민은 왼쪽 중지가 삐끗하면서 결국 4회 말 수비에서 교체되고 말았다. 박석민은 삼성에서 7차례, 그리고 NC에서 2016년에 이어 이번까지 모두 9번이나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더구나 NC는 2015년 FA가 된 박석민에게 최대 95억원, 그리고 올해 다시 2+1년에 최대 34억원을 투자했으나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이름값과 몸값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주자 기용에서도 NC는 재미를 못봤다.


한국시리즈 3차전. NC가 6-7로 뒤진 8회초 좌전안타로 나간 선두 강진성을 대신한 대주자 이재율이 2루 도루를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한국시리즈 3차전. NC가 6-7로 뒤진 8회초 좌전안타로 나간 선두 강진성을 대신한 대주자 이재율이 2루 도루를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NC는 3차전에서 6-7로 네번째 역전을 허용한 8회초 선두 강진성이 좌전안타로 나가자 대주자로 이재율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재율은 2루 도루에 실패하면서 스스로 공격의 맥을 끊고 말았다, 이어 권희동의 볼넷에 이어 박민우의 우전안타가 나왔으니 결국은 이재율의 2루 도루가 패착이 된 셈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처럼 NC는 두차례 도루를 시도했으나 두산 포수 박세혁의 멋진 송구에 걸려 모두 실패했다.

이재율이 도루에 실패하면서 볼넷으로 나간 권희동을 대신한 대주자 김성욱, 그리고 9회초 2사 뒤 우전안타를 날린 대타 모창민을 대신한 대주자 김찬형은 아예 뛸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반면 두산은 3번 시도해 2번을 성공해 이를 모두 득점에 연결시켰다.

2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6-6이던 7회말 결승타를 날린 두산의 김재호가 관중석에 있는 부인과 아이들에게 사랑의 하트 표시를  날렸다.
2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6-6이던 7회말 결승타를 날린 두산의 김재호가 관중석에 있는 부인과 아이들에게 사랑의 하트 표시를 날렸다.
2차전에서 3-1로 쫒기던 8회초 중전안타로 나간 최주환을 대신해 기용한 대주자 이유찬은 김재환의 좌익수 깊숙한 플라이 때 1루에서 리터치를 한 뒤 2루로 뛰는 기민한 베이스러닝으로 2사후 우전안타때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또 3차전에도 6-6이던 7회말 몸맞은 볼로 나간 최주환을 대신한 오재원이 2루 도루에 이어 와일드피치, 김재호의 적시타로 홈에 생환해 결승점을 올렸다.

올해 11승, 두산을 상대로 평균 5이닝 이상을 던지며 2승1패를 했던 NC의 마이크 라이트는 2이닝도 채 버티지 못하고 물러나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 꼴이 되고 말았다.
올해 11승, 두산을 상대로 평균 5이닝 이상을 던지며 2승1패를 했던 NC의 마이크 라이트는 2이닝도 채 버티지 못하고 물러나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 꼴이 되고 말았다.
이런 디테일뿐만 아니다. 최소한 5이닝은 버텨주리라고 믿은 외국인투수 마이크 라이트는 2이닝만에 5실점으로 물러나 평균자책점이 18.00이나 됐다. 정규리그 4게임에서 2승1패, 22이닝을 던져 13실점(10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 4.09에다 평균 5⅔이닝을 던진 것과 비교하면 믿기 어려운 부진이다.

또한 3차전서 결승점을 내주며 패전투수가 된 좌완 임정호도 마찬가지였다. 임정호는 왼쪽타자에 특화된 왼손투수였지만 두산의 왼쪽타자인 최주환과 김재환을 맞아 몸맞은 볼에 와일드피치, 볼넷을 연발하며 한타자도 잡지 못한 채 물러나고 말았다.

두산이 2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7-6, 1점차로 역전승을 거두며 1패 뒤 2연승으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사진 연합뉴스]
두산이 2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7-6, 1점차로 역전승을 거두며 1패 뒤 2연승으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사진 연합뉴스]


이와 달리 두산은 첫번째 불펜으로 나선 홍건희가 재역전을 허용했지만 베테랑 김강률이 4회초 2사 1, 2루에 등판해 가장 어려운 타자 양의지를 삼진으로 돌려 세운 것을 시작으로 2이닝 무실점했고 지난해 두산의 통합우승 때 엔트리에도 끼지 못한 박치국과 올해 첫 한국시리즈를 경험하고 있는 이승진이 각각 1⅓이닝씩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결국은 이러한 차이가 우세한 투타 지표에도 불구하고 1승 뒤 2연패한 NC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 하지만 1승1패 뒤 3차전에서 승리를 한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확률은 93.3%(15차례 중 14차례)에 이른다고 하지만 2003년 SK 처럼 예외도 있었다. NC가 디테일을 회복한다면 충분히 역전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과연 NC가 이러한 열세를 극복해 압도적 우세로 정규리그 1위에 오른 면모를 보이며 4차전부터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보자. .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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