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NC의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NC가 두산을 5-3으로 누르고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다승 1위 라울 알칸타라(두산)와 19승의 다승 2위 두류 루친스키(NC)의 맞대결로 벌어진 이날 1차전은 팽팽한 투수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올해 NC전 4게임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3의 알칸타라는 5이닝 7안타 2사사구 2탈삼진 4실점으로 무너져 패전투수가 됐다. LG와의 준플레이오프전에서 목에 담이 오는 바람에 4⅓이닝에 홈런 3개를 허용하며 4실점한 것을 시작으로 KT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7⅔이닝 7피안타 3실점,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3게임에서 17이닝 11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이 무려 5.82에 이른다.

또 2년 연속 최다안타 1위의 호세 페르난데스(두산)는 1회말 2사 뒤 첫 타석에서 루친스키로부터 좌전안타를 뽑아냈으나 5회 1사 만루, 7회 1사 1루에서 병살탸를 날려 체면이 깎였고 포스트시즌만 되면 펄펄 날았던 오재일도 여전히 타격 부진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3삼진을 당했다.
양의지의 실수도 눈에 띄었다. 양의지는 4-1로 앞선 6회초 선두타자 김재환을 상대하면서 2B2S에서 5구째 볼이 들어오자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했는지 1루수에게 볼을 던졌다. 평소 삼진이 나왔을 때 하는 플레이였다. 하지만 주심은 스트라이크콜을 하지 않았다. 타석에 있던 김재환이 양의지를 툭 치며 웃었고 주심도 양의지의 헬멧을 손으로 살짝 쳤다. 양의지도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김재환이 삼진으로 물러난 뒤 허경민에게 우전안타를 내주고 1사 1루에서 오재일과 마주쳤다. 타격감이 완전히 바닥인 오재일은 앞서 두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고 세번째 타석이었다. 초구를 건드린 오재일의 타구는 내야땅볼. 넉넉한 아웃이었다. 하지만 오재일이 타격을 할 때 양의지가 포수 미트를 너무 앞으로 내미는 바람에 포수 미트에 배트가 닿았다. 타격 방해였다. 양의지로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결국 이것이 빌미가 되어 2점을 내주고 4-3, 1점차로 쫒기고 말았다.
그러나 양의지는 8회말 좌중간 2루타로 나간 나성범을 중견수 플라이로 3루까지 보내면서 5점째를 뽑는 기회를 만들어 줌으로써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이와는 달리 눈부신 플레이도 나왔다. 2회말 알테어의 좌중간으로 빠질 수 있는 볼을 두산 중견수인 정수빈이 완전히 몸을 날리는 멋진 호수비로 잡아냈고 9회초에는 대수비로 나선 NC 3루수 지석훈이 김재호의 3루수 땅볼을 기가막힌 다이빙으로 잡아내면서 마무리로 나선 원종현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기도 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만을 두고 볼때 NC는 실책 2개가 그대로 실점에 연결됐고 두산은 플레이오프전에서 이어 온 타선 부진이 여전했다.
한편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3점홈런을 날려 MVP로 선정된 애런 알테어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마스크를 쓰고 말을 하면 호흡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를 내세워 시상식과 공식기자회견을 하지 않아 행사 자체가 취소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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