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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노트] 킴 응의 MLB 첫 여성 단장 취임이 역사적 사건인 까닭....흑백 차별 허문 재키 로빈슨에 비유

2020-11-17 11:46

미국프로야구 마이애미 말린스의 킴 응 신임 단장 [AP=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마이애미 말린스의 킴 응 신임 단장 [AP=연합뉴스]
그 앞에는 남성들만 있었다. 남성 중심의 프로스포츠에서 여성이 설 자리는 없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끈기와 인내를 갖고 묵묵히 제 할 일을 했다. 여러 팀에서 착실히 경력을 쌓으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여성으로서 선구자가 됐다.

지난 주 미국프로야구(MLB) 마이애미 말린스의 첫 여성 단장으로 임명된 중국계 여성 킴 응(51)은 17일(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장에는 보통 일반적인 신임 단장들 때보다 월등히 많은 기자들이 몰렸다. 그만큼 그의 단장 취임에 쏠린 관심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일부 미국 언론등은 그의 단장 취임을 MLB에서 흑백 차별을 허물 결정적인 계기가 된 1947년 LA 다저스 입단에 견줄 역사적 사건으로 주목하는 분위기이다. 웬만한 남성들보다 MLB에서 오랜 실무를 맡았던 그가 여성으로서 처음으로 단장을 맡아 MLB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로빈슨이 흑백 장벽을 깨면서 많은 유능한 흑인 선수들이 MLB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로빈슨 입단으로 다저스는 1947년 이전 시즌보다 더 많은 팬들을 끌어 모았고 1956년 로빈슨 선수생활이 끝날 때까지 끌어온 팬들의 큰 관심을 받으며 내셔널리그 정상에 머물렀다. 그의 단장 취임은 능력있는 여성 인재를 발굴하고 확대를 하는 결정적인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마이애미 말린스의 이번 결정은 다른 MLB 구단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시카고 대학에서 소프트볼 선수로 활약한 그는 199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인턴으로 메이저리그 프런트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능력을 인정받아 8년 만에 명문 뉴욕 양키스에서 부단장에 올랐지만, 그 위로 오르기는 힘겨웠다. 2005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시작으로 최소 7개 구단과 단장직 면접을 봤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위의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프로스포츠의 남성 중심적 세계에서 주목받는 위치에 여성이 부족한 점을 언급하며 "볼 수 없다면 느낄 수 없다"며 “이제는 누구라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번 단장직에서 탈락한 것을 두고 "그렇게 여러 번 지나면 기운이 없어질 수도 있다"며 "그런 일이 없었더라도 나는 항상 내 경력에 대해 기분이 좋았다. 실패작이라고 보지 않았다. 다시 몸을 추스르고 덤볐다“고 밝혔다.

그는 마이애미 단장직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어깨에 1만 파운드의 무게감이 더해지는 것 같았다고 했다. 최초의 여성 단장으로서 느끼는 중압감을 의식하며 책임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 내가 높은 지위에 오름으로써 많은 여성들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다“며 ” ‘보이지 않으면 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나는 지금 그들에게 이렇게 제안할 것 같다. ‘이제 알 수 있다’고.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스포츠에서 직업을 추구하고, 야구가 얼마나 영감을 줄 수 있을 지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MLB 단장으로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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