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점 리드하면 쿠에바스를 투입할 수 있다”

선발용이지만 승리가 보이면 마무리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강수. 쿠에바스는 올 시즌 27경기에 등판했지만 불펜이나 마무리는 한 번도 없었다. 포스트 시즌 등 큰 경기엔 흔히 변칙이나 강수를 두지만 사실 그럴수록 변하지 않는 게 좋다.
그리고 그것도 전략의 하나이니 굳이 미리 공개할 할 필요는 없었다. 말이 씨가 된다고 큰 일을 앞에 두었을 때는 말을 아껴야 한다.
이 감독의 예상이 엇비슷하게 맞아 떨어졌다. 리드를 하진 못했지만 강수가 필요할 수도 있었던 8회 0-0. 이감독은 동점임에도 쿠에바스를 올렸다. 감독이 여기저기서 밝혔든 쿠에바스도 준비는 하고 있었을 듯. 그러나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두산의 선두타자 최주환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다. 정수빈의 ‘플라이 번트’를 바로 잡지 못해 병살기회를 놓쳤다. 2사였지만 오재일이 유격수 쪽 깊은 내야안타를 뽑아내자 이감독은 쿠에바스를 바로 내렸다. 1루수 강백호가 잘 잡아 아웃 시켰지만 앞선 페르난데스의 빠른 타구도 마음에 걸렸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한 타자만 더 잡으면 되는 상황에서 필승전략으로 생각한 ‘선발투수의 불펜 활용 비책’을 그렇게 쉽게 포기해도 되는 것인지. 다음에 올라 온 김재윤은 연속 안타를 맞고 쿠에바스가 보낸 2명의 주자를 모두 홈인시켰다.
결국 쿠에바스는 아주 나쁜 선택이 되고 말았다. 시즌 내내 선발만 했는데 중간에 투입한 것이 우선 나쁜 선택이고 기껏 올려놓고선 마무리 기회를 주지 않고 바로 내린 것은 더 나쁜 선택이었다.
루틴이라는 게 있다. 순간의 승부에 매달리는 선수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이 다 해당된다. 외국인 선수들은 우리보다 그런 관습에 더 예민하고 그래서 대부분 자신의 피칭을 잘 하지 못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잘하려다 실패한 경우지만 잘 싸운 1차전을 막판에 내준 KT로선 ‘국 쏟고 발등 데인 격’이 되고 말았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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