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시 역시 1차전 선발로 낸 이유가 있었다. 1선발이라고 봐도 손색이 없다. 경기운영이나 마운드에서의 모습도 그렇다. 대단한 투수의 등장이다"(두산 김태형 감독)
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이 끝난 뒤 화제의 촛점을 단연 KT의 고졸 투수 소형준이었다.
소형준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었다. 1년 동안 숨가쁘게 레이스를 벌인 것도 처음이고 시즌에 26게임씩이나 등판한 것도 생전 첫 경험이다. 포스트시즌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고 고척 돔구장에 서보는 것 조차 처음이었다.

하지만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전혀 다르다. 더 떨리고 긴장이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1차전의 중책을 맡고 마운드에 선 소형준은 이제 갓 19살을 넘긴 고졸 루키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숱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가운데 베테랑보다도 더 침착하고 안정감이 있었다.
소형준은 투심, 커터를 절묘하게 섞어 두산의 강타자들을 요리했다. 최대 구속은 148㎞까지 나왔다. 구속은 시즌 중보다 더 빨랐다. 그만큼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러면서도 컨트롤이나 커맨드에서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4회 2사까지 노히트, 이때까지 두산 타자들은 소형준의 볼을 외야로 보낸 것은 단 한차례도 없었다.

이강철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소형준을 격려했지만 소형준은 두산 김재호를 맞아 스트레이트 볼넷을 재주고 말았다. 2사 1, 2루의 실점위기. 결국 소형준은 주권에게 마운드를 물려주고 강판했다. 주권은 후속타자인 오재원을 삼진으로 돌려 세워 소형준의 역투에 힘을 보탰다.
소형준은 7회 2사까지 25타자를 맞아 3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

역대 최연소 포스트시즌 1선발로 등판한 소형준. 고졸 루키가 아닌 대투수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만큼 그의 역투는 팀의 2-3 패배에도 불구하고 빛이 났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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