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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마니아노트]'확실한 전력 우위의 두산'-'편하게 축제로 즐기자는 KT', 승리의 여신은 누구 편일까?

2020-11-09 09:17

새내기가 맞는 첫 포스트시즌과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가을 달인'의 포스트시즌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로 맞대결을 벌인 소형준(왼쪽)과 플렉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로 맞대결을 벌인 소형준(왼쪽)과 플렉센
드디어 한국시리즈를 향한 마지막 관문인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전이 9일 하오 6시30분부터 고척 스카이돔에서 정규리그 2위 KT와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한 두산의 1차전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플레이오프전의 향방을 가름할 수 있는 1차전은 상대팀에 가장 강한 토종 1위 소형준과 후반기들어 KBO 리그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 크리스 플렉센이 선발로 예고되어 있다.

KT는 2015년 1군 리그에 참가한지 6시즌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말 그대로 새내기지만 두산은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차례 한국시리즈에서 3차례 우승을 거머 쥔 그야말로 백전노장의 '가을달인'이다.

우선 플렉센은 KT에 압도적이라고 할 정도로 강했다. KT 주전급 가운데 황재균에게 5타수 3안타, 심우준(3타수 1안타), 장성우와 조용호(이상 4타수 1안타)에게 안타만 허용했을 뿐이다. 타격 4관왕인 멜 로하스 주니어나 천재타자로 칭찬을 받는 강백호, 그리고 '끝내기의 달인' 배정대는 모두 4타수 무안타로 돌려 세웠다. 거의 난공불락이나 다름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플렉센에 뒤이어 등판이 예상되는 김민규도 KT로서는 만만치 않다. 김민규는 KT전 8게임에 등판해 15이닝 1실점을 했다. 평균자책점은 0.60으로 오히려 플렉센보다 더 낮다. 김민규에게 올린 유일한 득점이 유한준의 홈런이었고 심우준. 장성우, 황재균이 1안타씩을 날린 것이 고작이었다.

KT 선발 소형준에 가장 강한 모습을 보인 두산의 페르난데스(왼쪽)와 두산 선발 플렉센에 강했던 KT의 황재균
KT 선발 소형준에 가장 강한 모습을 보인 두산의 페르난데스(왼쪽)와 두산 선발 플렉센에 강했던 KT의 황재균
반면 두산은 소형준에게 3패를 당했지만 주력 타자들은 나름대로 소형준을 공략했다. 호세 페르난데스가 12타수 5안타, 오재일이 10타수4안타, 김재호가 11타수 3안타 박세혁이 9타수 3안타를 날렸다. 타율은 좋지 않지만 정수빈이나 허경민, 박건우도 2안타씩을 때려냈다.

결국 포스트시즌 경험이나 기록으로 보나 모두 두산의 절대적인 우세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를 증명하듯 많은 전문가들도 3연승이나 3승1패로 두산의 일방적인 우세를 점치고 있다.


하지만 야구는 '전력 우세=승리'의 등식이 반드시 성립하지는 않는다. 눈에 보이는 전력 이외에 너무나 많은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시즌처럼 큰 경기에서는 흔히 선수들이 부담감을 어떻게 떨쳐 내느냐가 관건이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큰 경기에서 반드시 나타나는 부담감이란 변수가 때로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은 탓이었다.

플레이오프전을 앞둔 KT와 두산의 선수들은 모두 부담감을 갖고 있다. 그러면 과연 이 부담감은 어디 팀이 더 크고 승패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사실 이 부문은 야구 기록처럼 계량화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어서 꼭 집어서 어느 팀이 더 하다, 덜하다를 논하기는 어렵다.

다만 KT는 창단 후 하위권을 전전하다 지난해 5할 승률에 이어 올해 2위까지 도약하며 새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즉 KT에겐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잃을 게 없다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 있다. 선수들에겐 '마음대로 해보라'며 포스트시즌의 테마를 '축제'로 정했다. 편하게 큰 경기를 경험하면서 승패에 연연하지 말고 축제처럼 즐기자는 뜻이다. 처음으로 나서는 포스트시즌에 부담감을 주지 않으려는 코칭 스탭들의 배려가 돋보이는 점이다.

두산은 이와 다르다. 이제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온 새내기에 질수 없다는 부담감이 있다. 여기에 주전들 상당수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모두 9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이용찬은 일찌감치 시즌 아웃을 했고 권혁은 은퇴를 선언했다. 남아있는 투수 유희관을 비롯해 타자인 정수빈 허경민 오재일 최주환 김재호이 모두 주전들이다. 이들은 반드시 우승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즉 우승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우승은 곧 FA에서 좋은 조건 계약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한결같이 올시즌이 함께 하는 마지막 시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순간을 연장하고 싶다"고 말한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절대절명의 부담감이 있는 것이다. 물론 두산의 이런 부담감은 오히려 더 선수들을 더 뭉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과연 승리의 여신은 어느 팀에 손을 들어줄까?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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