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5(목)

야구

[마니아 노트] ‘돌아온 탕자’ 코헨 메츠 구단주, 힌치·코라 감독, 터너....MLB의 면죄부는 올바른 것인가

2020-11-08 12:00

 메츠를 인수한 헤지펀드 매니저 스티브 코헨.
메츠를 인수한 헤지펀드 매니저 스티브 코헨.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사진 찍은 터너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사진 찍은 터너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프로야구(MLB)에서 ‘돌아온 탕자’가 주목받고 있다. 범죄혐의를 받거나 도덕적, 윤리적으로 비난받던 이들이 면죄부를 받고 MLB 무대에 서고 있는 것이다. ‘분노의 시기’를 보내고 ‘사면의 시기’ 신호탄을 알린 것은 지난 달 말 헤지펀드 매니저인 스티브 코헨이 24억7500만달러(약 2조7700억원)에 뉴욕 메츠를 인수하면서 부터였다. 메이저리그 구단주 회의는 지난 달 30일 코헨의 자회사인 SAC캐피털 파트너스가 내부자 거래혐의로 18억달러의 벌금을 지불했고, 또 다른 자회사인 포인트72자산운영사가 여성차별 혐의로 법적 소송 중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코헨의 메츠 인수를 허용했다. 코헨의 자금력과 메츠에 대한 깊은 관심을 높이 산 것이 승인의 이유였다.

지난 6일 보스턴 레드삭스 사령탑으로 돌아 온 알렉스 코라 감독은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벤치 코치를 맡아 ‘사인 훔치기’의 주범이었다. 지난 겨울 휴스턴 사인 훔치기가 파동으로 번지자 보스턴은 그를 해임했다. 1년간 자격정지처분을 받은 징계가 끝나자 보스턴은 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다시 임명했다. 사임 훔치기 당시 휴스턴 감독이었던 A.J. 힌치는 1년간 정직처분을 받은 뒤 지난 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감독으로 선임됐다. 두 감독이 현역 복귀한 것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경력을 높이 샀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라는 2018년 월드시리즈에서 보스턴을 우승으로 이끌었으며 힌치도 비록 사인훔치기 사건이 벌어졌지만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휴스턴의 감독이었다.

올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LA 다저스의 저스틴 터너는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고 다저스의 우승 세리모니에 마스크를 하지 않고 참여해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았다. MLB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6일 성명에서 “터너에 대한 상황을 더 효과적으로 처리했어야 했다. 그가 격리조치를 받을 때 보안요원을 배치해 감시해야 했으며, 경기장에서 호텔로 좀 더 신속히 이동시켜야 했다”며 “터너는 다저스 직원 1명의 허락을 받고 우승 시상식에서 사진을 찍었다. 아무도 반대하지 않는 상황에서 동료들과 같이 기쁨을 하고 싶은 터너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두둔하는 말을 했다. MLB 사무국은 터너에게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지난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렘브란트가 그린 ‘돌아온 탕자’는 신약성서를 주제로 한 그림이다. 유산을 미리 받은 아들이 돈을 모두 탕진하고 후회로 날을 지새다가 비난과 호통을 감수하고 결국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아버지는 돌아온 탕자를 환대하고 감싸주는 것으로 끝나는 이야기는 렘브란트를 비롯해 여러 화가들이 그림으로 그렸다.

MLB에서 이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나쁜 행동을 용서한다기 보다는 재능있는 이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팬들은 이들의 과거 행적을 다시 한번 들춰보며 앞으로의 거취를 비상한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다. 스포츠에서 승부가 중요하지만 이 보다도 도덕성과 윤리성을 훨씬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