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형도 SK의 창단 멤버이다. 고향팀 쌍방울의 몰락으로 팔려가는 신세였지만 신생팀이어서 서러운 마음은 덜했다. 김원형은 SK와이번스를 거의 고향 팀처럼 느끼고 생활했다. 김원형은 그래서 돌아다닌 마운드가 두 군데지만 두 곳으로 치지 않는다.
민경삼 사장 역시 SK와이번스에 진한 애정을 지니고 있다. 자신이 쏟아 부은 창단 작업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고향팀으로 여긴다.
민경삼과 김원형은 SK의 창단으로 인해 인연을 맺었다. 야구선수로 선후배 사이지만 동시대에 뛰지 않아 만날 기회가 없었고 같은 팀이지만 운영팀과 선수여서 그다지 많은 추억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민경삼 사장은 그가 쭉 지켜봐온 김원형을 기억한다.
그의 기억속에 김원형은 판단력이 좋지만 말을 아끼는 조용한 카리스마형. 김원형을 보면서 ‘언젠가는 우리 팀 감독을 하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특별히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저 선수로서의 감, 팀 운영자로서의 감이었다.
김원형은 2017년 SK를 떠났다. 2011년 은퇴하고 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6여년 한 뒤였다. 그리고 4년, 김원형은 롯데, 두산 코치를 거쳐 제2의 고향팀 SK와이번스의 감독으로 돌아왔다.
민경삼도 4년 만에 컴백했다. 김원형보다 조금 일찍 돌아왔다. 선수출신의 첫 구단 사장으로 나락에 빠진 SK를 그가 단장으로 있을 때처럼 올려놓아야 했다.
프로야구에서 한발짝 떨어져 계열사 대표로 4년을 보낸 민경삼 사장. 오랜 시간 함께 하지 못했지만 늘 애정을 지니고 바라보고 있었기에 수술부위를 알고 있었다. 무조건은 아니지만 어쨌든 새 물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 후 김원형을 감독으로 불렀다.
‘언젠가 감독이 되겠구나’라는 막연한 생각이 ‘내가 감독을 시켰네’가 되었다. SK를 사랑하고 이해하는 전문가로 팀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딱 맞는 사람이 김원형이었다. 팀이 잘되려면 위, 아래든 양옆이든 조화가 되어야 한다. 새로운 사장과 새로운 감독의 마음이 맞으면 일단 첫 출발은 성공이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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