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스턴 레드삭스가 이른바 ‘사인 훔치기’ 사건의 사실상의 ‘주범’이었던 알렉스 코라 전 감독을 다시 사령탑에 앉혔다.
코라는 휴스턴 애스트로스 벤치 코치로 있을 때 LA 다저스와의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사인 훔치기’에 깊숙이 관여한 혐의로 1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었다.
코라를 감독에 앉혀 2018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보스턴은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해 코라를 ‘형식적’으로 전격 해임했다.
결과론적이지만, 보스턴은 코라에게 “1년 뒤에 다시 보자”고 한 셈이다.
보스턴은 코라를 다시 데려오기 위해 론 레니키 감독을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했다.
코라 전 감독을 대신해 사령탑에 오른 레니키 감독은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최하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보스턴은 2020시즌 개막을 앞두고 공수의 간판선수인 무키 베츠와 데이비드 프라이스를 다저스로 트레이드했고, 에이스인 크리스 세일은 팔꿈치 수술을 받고 이탈해 팀 전력이 크게 약화했다.
성적 부진이 전적으로 레니키 감독의 탓은 아니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보스턴 구단 수뇌부는 책임을 레니키 감독에게 물었다.
레니키 감독의 사령탑 선임은 코라 감독을 앉히기 위한 ‘요식 행위’였음이 드러난 것이다.
코라 선임 직전 코라를 포함한 2명의 감독 후보자를 놓고 저울질한 것도 코라의 감독 선임 시 불어닥칠지 모를 ‘역풍’을 사전에 막기 위한 ‘쇼’였다.
보스턴 구단은 “코라 감독은 과거에 벌였던 일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 우리가 그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면 잘 해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코라 감독 재영입 이유를 설명했다.
2017년 휴스턴 사령탑이었던 A.J. 힌치 감독도 최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감독 계약을 했다.
이로써 ‘사인 훔치기’ 사건은 연루 감독들이 복귀함에 따라 1년 만에 사실상 ‘없었던’ 일이 되고 말았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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