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새내기 KT와 큰 경기에 풍부한 경험이 있는 두산의 대결이지만 올시즌 두팀은 닮은 꼴이 많다. 똑같이 믿음직한 1~4선발을 보유하고 있고 KBO 리그를 호령한 대표적인 외국인타자들이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올시즌 전체 성적을 놓고보면 두산이 평균자책점(4.31-4.54) 평균팀타율(0.293-0.284)에서 앞서지만 두 팀간의 성적에서는 오히려 KT가 9승7패로 우위에 있다. 이를 증명하듯 두팀끼의 맞대결에서 팀타율(0.296-0.291), 평균득점(6.4점-5.9점)에서 KT가 앞선다. 단순 성적만을 비교하면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큰 경기에서는 항상 그렇듯이 1차전에서 어느 팀이 승리하느냐가 열쇠나 다름없다.
KT나 두산 모두 확실한 선발투수감으로 4명씩을 보유하고 있다.
KT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15승8패), 소형준(13승6패), 배제성(10승7패), 윌리엄 쿠에바스(10승8패) 등 4명이 선발로 모두 10승 이상을 올린 투수들이다. 반면 두산은 다승(20승)과 승률(0909) 2관왕에 빛나는 라울 알칸타라를 비롯해 최원준(10승2패), 유희관(10승11패)이 있다. 여기에 부상으로 두달 가까운 공백이 있는 바람에 비록 10승을 하지 못하고 8승(4패)에 그친 크리스 플렉센이 후반기들어 가장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플렉센은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1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 역투를 한 것을 감안하면 두산은 KT와 마찬가지로 4선발까지 보유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올시즌 KT 투수 가운데는 소형준이 두산을 상대로 가장 성적이 좋다. 고졸 루키인 소형준은 올해 토종 투수들 가운데서는 SK의 박종훈과 함께 다승 1위였다. 다양한 볼배합으로 노련한 타자들을 상대하는 침착한 경기운영은 루키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소형준은 두산전에서 6게임에 나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했다. 28⅔이닝을 던져 23안타를 맞고 8실점(8자책점)했다. 삼진은 15개를 잡아내고 사사구는 14개를 내주었다. 퀄리티스타트는 6월3일(7이닝 무실점) 한차례 뿐이지만 선발 등판한 5게임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졌다. 그리고 홈런은 한개도 내주지 않았고 실점도 모두 2점 이하였다.
이렇게 두산에 강했던 면모나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가 한국시리즈로 가는 지름길임을 감안하면 소형준이 제1선발로 나서는 것이 가장 적절한 해답이다. 물론 소형준이 제1선발로 나서는데 약점도 있다. 한해의 농사를 마무리짓는 가장 큰 행사에 노련한 데스파이네나 쿠에바스를 빼고 아직 경험도 일천한 고졸 신인을 기용한다는 것은 모험일수도 있다. 혹 패배를 하게되면 몰매를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KT의 어느 선발투수도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선수는 없다. 더구나 팀이 위기에 몰렸을때 소형준을 기용하는 것은 그에게 더 큰 부담을 줄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10월9일에는 소형준과 맞대결을 벌여 7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8개 4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이때 소형준은 5⅔이닝동안 6안타 4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소형준이 후반기에 7연승으로 잘 자나가다 제동이 걸린 때이기도 했다.
이미 같은 고졸 루키인 LG 이민호가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로 나선 적이 있었다. 비록 3⅓이닝 동안 5피안타(1홈런) 2볼넷 4탈삼진 3실점을 했지만 이 모습을 지켜 본 소형준은 "타자들과 과감하고 자신있게 던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소형준은 "시즌때 했던 것처럼 자신있게 던지면서 정확하게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도 털어 놓았다.
과연 정규시즌 중에 1패를 당한 소형준과 10월 5게임에서 4승무패 평균자책점 0.85에다 포스트시즌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점인 플렉센의 리턴매치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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