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두 가족'이자 '잠실 라이벌'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벌이는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전 2차전이 5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반면 한번만 더 지면 탈락의 벼랑 끝으로 몰린 LG는 10승 투수 타일러 윌슨으로 배수의 진을 치고 기사회생을 벼르고 있다. LG로서는 지금까지 3전2선승제로 벌어진 16차례 준플레이오프전에서 1차전 승리팀이 플레이오프전에 진출할 확률은 100%라는 전례를 깨고 0%의 확률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외형적인 전력으로 미루어 LG의 이런 도전은 일견 쉽지 않아 보인다. 알칸타라-윌슨의 선발투수 무게감이나 올시즌 상대전적 6승9패(1무)가 말해주듯 평균자책점(4.31-4.37), 타율(0.293-0.277), 평균득점(5.7-5.6) 등 모든 지표에서 뒤진다. 여기에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두산에 견주어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전에서 허덕이는 LG의 처지(?)를 감안하면 '계란으로 바위치는 격'처럼 무모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LG도 믿는 구석이 있다. 올시즌 개막전인 5월5일과 9월20일의 좋은 기억이다. LG는 올해 알칸타라에 2패를 당했지만 개막전인 5월5일에는 6안타(1홈런) 3득점으로 1승을 했다. 또 9월20일에는 알칸타라를 5이닝 7안타(2홈런) 5득점으로 두들긴 적도 있다. 김현수, 로베르토 라모스, 김민성이 각각 홈런도 날렸다. 특히 알칸타라가 KT 유니폼을 입고 있던 지난해에 맞붙은 4게임은 모두 이긴 기억도 있다.

다만 시즌 중에 알칸타라에게 홈런을 포함해 2루타, 3루타까지 날린 라모스가 포스트시즌 2게임에서 7타수 무안타에 4삼진을 당한데다 리드오프로 공격의 물꼬를 터야 할 홍창기(6타수 무안타 3삼진)나 김민성과 함께 포스트시즌에서 최고 타격감을 보이는 채은성이 10타수 무안타로 알칸타라에 약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김현수도 시즌 개막전에서 알칸타라로부터 홈런을 날렸으나 13타수 2안타(1홈런)에 그쳤다.
LG는 20승2패로 다승과 승률(0.909)에서 1위를 한 알칸타라에 견주어 중량감은 떨어지지만 10승(8패) 투수인 윌슨의 호투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윌슨은 10월 4일 수원 KT전에서 오른쪽 팔꿈치에 이상이 생겨 2⅔이닝 1실점으로 물러난 뒤 그동안 재활을 하다 곧바로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돼 2차전 선발투수의 중책을 맡았다.
윌슨은 7월9일 두산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패전투수의 멍에를 썼지만 그렇게 만만하지만은 않다. 올해는 기복있는 피칭과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전에서 키움을 상대로 8이닝 8피안타 7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적이 있다. 알칸타라는 KBO 리그에서 포스트시즌 무대는 첫 경험이지만 윌슨은 준플레이오프전에 대한 경험도 있고 좋은 기억도 있다.
좋은 기억을 소환해 더 이어가려는 LG와 이쯤에서 마무리를 하고 싶은 두산의 '강대강' 힘겨루기에서 '0%의 확률이 100% 확률'에 비집고 들어갈 틈을 만들 수 있을지는 바로 오늘 2차전에서 결판이 난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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