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1(금)

야구

"이것 저것 볼거리, 관심거리 많은 두산-LG 잠실더비"---'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같을까? 다를까?'

2020-11-04 09:15

볼거리도 많고 관심거리도 많다. 같은 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는데다 빅리그까지 경험한 외국인선수와 이제 갓 데뷔한 고졸 루키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여기에 KBO 리그 최고 수준의 뒷문 지킴이들이 얼마나 견고한 성을 쌓을지도 눈여겨 봄직하다. 뿐만 아니다. 포스트시즌에만 접어들면 이상스레 몸이 움츠려드는 중심타선이 올해는 다른 행보를 보일지를 지켜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서로가 승리를 자신하고 있는 두산 김태형 감독(왼쪽)과 LG 류중일 감독
서로가 승리를 자신하고 있는 두산 김태형 감독(왼쪽)과 LG 류중일 감독
정규리그 3위 두산 베어스와 연장 13회를 치르면서 힘들게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거친 4위 LG 트윈스가 벌이는 '더그아웃 더비'이자 '잠실 더비'인 3전2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전이 3일 오후 6시30분 막을 올린다.

"빨리 끝내고 싶다"는 두산 김태형 감독에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 다르게 흐른다"고 응수한 LG 류중일 감독이 서로 승리에 강한 욕심을 내고 있는 가운데 준플레이오프전의 관심거리와 볼거리들을 짚어본다.

우선 올시즌 두 팀간의 성적에서는 9승6패1무로 두산이 앞서지만 포스트시즌 성적은 백중세다. 두산과 LG가 포스트시즌에서 격돌하는 것은 1993년 준플레이오프전을 시작으로 이번이 5번째이고 2013년 플레이오프전 이후 7년만이다.

LG는 1993년과 1998년 준플레이오프전에서 두산을 2승1패, 2승으로 이겨 플레이오프전에 올라갔다. 2연승한 셈이다. 그러나 드림리그와 매직리그가 양대리그로 시행된 2000년에는 드림리그 2위인 두산이 한국시리즈 길목에서 만난 매직리그 1위인 LG에 4승2패로 이겼고 2013년 플레이오프전에서도 3승1패로 눌렀다.

즉 준플레이오프전에서는 모두 LG가 이겼고 플레이오프전에서는 두산이 승리했다. 서로가 2승2패씩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빅리그 경험까지 갖춘 두산 플렉센(왼쪽)과 KBO 리그 1년차인 LG 이민호의 1차전 맞대결에서 준PO의 승리의 추가 기울어질 것으로 보인다
빅리그 경험까지 갖춘 두산 플렉센(왼쪽)과 KBO 리그 1년차인 LG 이민호의 1차전 맞대결에서 준PO의 승리의 추가 기울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섯번째의 승부, 결승전이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는 그 첫머리를 관록의 외국인 투수 플렉센(두산)과 고졸 루키 이민호(LG)가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두 선수 똑같이 KBO 리그에서는 1년차다. 하지만 경력은 천양지차다. 플렉센은 미국 마이너리그 122경기, 빅리그 27경기를 거쳤다. 그리고 KBO 리그 21게임에서 8승4패, 평균자책점 3.01를 거두었고 12게임에서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7월 17일 발목 부상을 당해 두달 가까운 공백을 가지기도 했던 플렉센은 9월8일에 복귀해서는 압도적인 구위를 보이고 있다. 특히 10월 5게임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85(31⅓이닝 3자책점)로 경이적이다.

이에 맞서는 이민호는 KBO 리그를 이끌 차세대 투수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아직은 미완의 대기다. 올해 철저한 관리를 받으며 20게임에 출장해 4승4패 평균자책점 3.69를 기록한 이민호는 19살의 고졸루키이면서도 큰 부상없이 선발투수로 제몫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민호는 무엇보다 초반 이닝을 잘 넘기는 것이 과제다. 초반을 잘 넘기면 퀄리티스타트도 가능하다. 승수가 많지 않지만 7게임이나 퀄리티스타트를 할 정도로 배짱있는 투구에다 자기의 볼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큰 경기의 첫 등판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중심타선의 핵인 두산의 페르난데스(왼쪽)와 LG의 김현수는 포스트시즌만 되면 이상스레 고개를 숙이는 징크스를 벗어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중심타선의 핵인 두산의 페르난데스(왼쪽)와 LG의 김현수는 포스트시즌만 되면 이상스레 고개를 숙이는 징크스를 벗어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시즌 중에 펄펄 날다가도 이상스레 포스트시즌에 들어서면 약한 모습을 보이는 페르난데스(두산)와 김현수(LG)의 활약은 승패에 직결될 수 있다. 페르난데스는 2년 연속 최다안타 1위에 올랐고 올시즌 두산전에서도 타율이 0.373에 이른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페르난데스는 13타수 1안타(타율 0.077)에 그쳤다. 3번. 5번 타자로 나섰으나 두산이 4연승을 하는 동안 기여도는 거의 없었다.

이같은 사정은 김현수도 비슷하다. 두산은 김현수의 친정팀이다. 2006년에 두산에 입단한 김현수는 2016년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기 전까지 두산에서만 활약한 KBO리그 대표 타자다. 그리고 2018년 FA로 LG 유니폼으로 바꿔 입었다. 이런 김현수가 포스트시즌에서 친정팀인 두산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현수는 올시즌 두산전 타율이 0.367에 이를 정도로 강했다. 하지만 김현수도 포스트시즌만 들어서면 이상스레 고개를 숙이고 있다. 지난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6타수 1안타에 그쳤다.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NC)에서도 4타수 1안타였고 준플레이오프전(키움)에서는 17타수 3안타(타율 0.176)였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에서 선발 투수가 얼마나 오래 던져주느냐가 승패의 지름길이기도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불펜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불펜들이 무실점으로 끌어가 준다면 타선에서 얼마든지 만회할 수 있는 길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두산과 LG의 뒷문지기들은 믿을 만하다. 시즌 중반 한때 뒷문지키기에 어려움을 겪었던 두산은 이영하가 선발에서 마무리로 보직을 바꾸면서 점차 안정을 찾았다. 김태형 감독은 "불펜에서 이승진이 가장 컨디션이 좋고 박치국은 중요한 순간에 삼진을 잡을 능력이 있다. 함덕주도 큰 경기 경험이 있다"며 불펜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런 두산에 견주어 LG도 불펜은 확실하다. 정우영과 고우석을 중심으로 좌타자 전문의 진해수, 풍부한 경험의 송은범과 최동환이 버티고 있다. 다만 고우석이 키움과의 와일드카드전에서 1⅔이닝 동안 36개의 공을 던지고 하루밖에 쉬지 못해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등판하기는 쉽지 않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10월 30일 키움과 시즌 최종전을 마치고 4일을 쉰 두산과 연장 13회 진땀을 흘린 뒤 하루만 쉰 LG의 잠실 더비의 또 다른 변수는 바로 날씨다. 아직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10도 이하다. 충분히 추위를 느낄만하다. 수비 실수가 나올 수 있다. 부상의 위험도 높다.

이 모든 것을 극복해야 승자가 된다. 승자만이 더 높은 곳으로 오를 자격이 있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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