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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노트]'누가 누가 잘하나' ---'전혀 다르면서도 닮은듯한 류중일 감독과 켈리, 김창현 감독대행과 브리검'

2020-11-01 08:51

LG 류중일 감독(오른쪽)과 키움 김창현 감독대행
LG 류중일 감독(오른쪽)과 키움 김창현 감독대행
백전노장 류중일 감독과 케이시 켈리, 백면서생의 김창현 감독대행과 제이크 브리검.

전혀 다른 모습이면서도 뭔가 묘하게 닮은 꼴이 있는 듯한 LG와 키움이 1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포스트시즌의 문을 여는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운명적으로 마주쳤다.

1승을 안고 나서는 LG나 지면 곧바로 녹다운이 되는 키움으로서는 힘들게 지은 한해 농사가 '알곡이냐, 쭉정이냐'를 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다.

LG 류중일 감독과 키움의 김창현 감독대행은 대망의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제대로 고개를 들고 기쁨을 나타내지 못했다. 가을야구로 오는 마지막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LG는 10위인 한화와 9위인 SK에 각각 1게임씩을 남겨 놓은 지난달 28일까지 2위였다. 올시즌 상대전적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지켰던 LG였지만 한화에는 6-0으로 리드를 하고 있다가 6-7로 패했고 SK에도 2-3으로 졌다. 모두 역전패였다. 그리고 4위로 미끌어졌다. 2위는 당연하다 믿었다가 실망한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경기장을 찾았던 한 팬은 울분을 참지 못해 핸드폰을 던지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히기까지 했다. 류중일 감독은 팬들을 향해 실망감을 드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키움도 마찬가지였다. 키움은 3위로 상위권 싸움에 막판 피치를 올리던 지난달 8일 시즌 종료 12게임을 남기고 손혁 감독을 전격 교체했으나 오히려 순위는 5위로 밀리고 말았다. 더구나 두산과의 시즌 최종전에서 승리를 했더라면 단숨에 2위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에이스 에릭 요키시를 내세우고도 두산의 라울 알칸타라에 6회 2사까지 퍼펙트를 당하며 단 2안타로 영패의 수모를 당하고 말았다. 시즌 막판 두산과의 5게임을 남겨 놓은 키움이 2승2패로 호각세를 보인 뒤의 영패라 더욱 아쉬웠다.

풍부한 경륜과 경험을 갖춘 '백전노장' 류중일 감독이나 이제 12게임 지휘밖에 하지 못한 '백면서생' 김창현 감독대행이나 제대로 투타가 조화를 이루지 않으면 모든 전력을 총동원하고 온갖 노력을 하더라도 패배의 수모를 당할 수밖에 없다는 평범한 사실을 그대로 증명한 셈이다.

이제 두 감독은 시즌 끝자락에 당한 수모(?)로 싸늘하게 식은 팬심을 외국인투수 켈리와 브리검의 어깨에 걸어야 한다. 여기에다 식어버린 타선을 되살릴 수 있는 묘안도 함께 짜 내야 한다.

LG 켈리(왼쪽)와 키움 브리검
LG 켈리(왼쪽)와 키움 브리검
KBO 리그 2년차인 켈리와 4년차인 브리검의 올시즌 걸어온 길도 닮은 꼴이 있다. 코로나19로 뒤늦게 팀에 합류해 시즌 초반 주춤했던 켈리, 팔꿈치 부상으로 두 차례 모두 60여일의 공백을 겪은 브리검은 힘들게 시작했으면서도 나름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켈리는 뒤늦게 합류한데다 자가격리 2주일을 보내면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6월 4게임에서 1승3패, 7월 6게임에서 1승3패로 주춤했다. 그나마 평균자책점이 6월 5.81에서 7월 3.38로 낮아지면서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 것이 위안거리였다. 그러다가 8월부터 본격적으로 반등했다. 8월부터 시즌 마지막까지 13게임에서 8연승(8월30일~110월23일)을 비롯해 11승1패, 85이닝 21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은 2.22였다. 특히 10월 한달 동안은 4승에 평균자책점은 1.93였다.

더구나 켈리는 올시즌 키움을 상대로도 강했다. 3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은 1.42였다. 키움의 간판 타자인 이정후(8타수 2안타), 김하성(10타수 2안타)에도 강한 면을 보였다. 가을야구에서도 믿을만 했다. 지난해 켈리는 NC와의 와일드카드전에 선발로 나서 6⅔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는 6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역전승의 발판을 만들기도 했었다.

브리검도 뒤늦게 발동이 걸린 것은 켈리와 비슷했다. 2017~2019년 지난 3년 동안 두자릴 승수를 거두었던 브리검은 팔꿈치 부상으로 9승에 그치고 올시즌 LG전에서도 3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5.74로 부진했다. 브리검은 올해 로베르토 라모스에게는 단 1안타(6타수)를 맞았지만 이 1안타가 홈런이었고 채은성(5타수 2안타), 김현수(8타수3안타)에게도 다소 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브리검은 지난해에 LG전 5게임에서 1승, 평균자책점 1.61로 특히나 강한 면모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LG도 마음을 놓을 수만은 없다.

켈리와 브리검은 투구 스타일이 비슷하다. 똑같은 우완이며 평균구속은 140㎞대 중반이지만 켈리가 브리검보다 2~3㎞정도 빠르다. 똑같이 4개 구종을 골고루 던진다.

켈리는 직구(29.5%)와 커브(23.4%), 슬라이더(23.4%), 투심(18.5%) 등 4가지 구종을 엇비슷하게 던지고 볼 회전수와 무브먼트가 뛰어나며 두뇌피칭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브리검은 투심(29.5%)를 중심으로 커브(22.5%), 슬라이더(19.8%)에 직구(19.6%)를 섞어 던진다. 투구자세가 간결하고 깔끔하다. 종으로 빠르게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위력적이다. 하지만 왼쪽타자들에게 다소 약한 면을 보이고 있어 왼쪽 타자들이 많은 LG 타선을 막는 것이 과제다.

LG 김현수(왼쪽)와 키움 김하성
LG 김현수(왼쪽)와 키움 김하성
류중일 감독은 "키움은 기동력이 뛰어난 팀이다. 이를 어떻게 막느냐가 과제"라고 말했다. 올시즌 도루 3~5위에 포진한 김혜성, 서건창, 김하성의 봉쇄에 승패가 달려 있다는 뜻이다. 반면 김창현 감독대행은 "LG의 리드오프인 홍창기의 높은 출루율을 얼마나 막느냐가 열쇠"라고 말한다. 홍창기에 이어 등장하는 채은성, 김현수로 이어지는 키움에 강한 타자들에 경계심을 보였다.

과연 둥근 볼이 어디로 굴러가게 될지~~~. LG나 키움, 어느 누구도 끝나기 전까지는 끝난게 아닐지도 모른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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