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가운데 올시즌 국내파투수들이 KBO 리그 역대 최저 성적으로 외국인선수들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어 그 원인과 대책을 두고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롯데전에서 SK 선발인 언더스로 박종훈이 시즌 12승(11패)을 따내면서 소형준(KT)과 함께 국내파 투수들 가운데서는 다승 공동 선두를 이루었다. 박종훈은 2018년 자신의 최다승인 14승에는 못 미쳤지만 에이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생긴 마운드의 공백을 메우며 2017년(12승)에 이어 개인 통산 3번째 두자리 승수를 거두었다.
그리고 고졸 루키인 소형준의 올시즌 활약은 기라성같은 선배 투수들을 압도할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6월 한때 4연패에 빠지면서 고졸 신인으로 한계를 겪는 듯 했으나 8월부터 반등을 시작해 지난 17일 SK전까지 8승1패를 거두면서 국내 투수로는 가장 먼저 12승 고지를 밟았다. 특히 지난 3일 LG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11승째를 올리면서 KT 구단 '국내 선수 최다승' 기록을 갈아 치웠다.
![SK의 언더스로 박종훈은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무너진 SK의 마운드를 외롭게 지키며 12승으로 국내파 최다승 투수로 우뚝 섰다.[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010220908370841818e70538d2222111204228.jpg&nmt=19)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소형준과 박종훈이 나란히 승리를 하게 되면 소형준은 2006년 류현진(18승)이후 14년만에 국내선수 최다승 투수로 우뚝 서게 되고 박종훈은 김광현이 빠진 SK 마운드에 명실상부한 에이스 자리를 꿰차게 된다.
국내파 투수들의 새 얼굴 등장이라고 할만하지만 올시즌 국내파 투수들의 성적은 그야말로 역대 최저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힘들다. KBO 리그 통털어 토종 투수로 최저 승리다. KBO에 외국인선수 제도를 도입한 1998년 이후로 범위를 좁혀보아도 국내 투수로는 최저다. 심지어 소형준과 박종훈이 마지막 등판에서 1승을 보탠다고 하더라도 2017년 장원준(두산·14승)에는 1승이 못 미친다.
이 같은 현상은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하고 지난해 17승의 이영하(두산)가 선발 19게임에서 3승8패로 부진한 뒤 마무리로 보직을 바꾸고 16승의 양현종이 아홉수에 걸린 뒤 7게임째만에 탈출하며 11승(8패)에 그치는 등 각 구단들의 간판급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겹친 탓으로 보인다. 이 바람에 각 구단들의 간판 투수들의 얼굴이 바뀌는 등 세대교체의 과정에서 드러나는 자연스런 모습이라는 것.
이와 달리 국내 타자들의 기량이 늘어나는 만큼 국내 투수들의 실력이 뒤따르지 않는다는 쓴 소리도 있다. 이에따라 최소한 150㎞ 중반 이상을 던지는 빠른 볼과 정교한 제구력을 갖추지 않으면 앞으로도 외국인투수들에게 최다승 자리를 내 줄 수밖에 없다고 한탄하는 소리도 들린다.
KBO 리그가 이제 상당한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덕분에 일본 프로야구나 미국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기 위해 KBO 리그에 수준급의 외국인 투수들이 들어온 덕분이라는 분석을 하기도 한다. 외국인투수들의 기량이 국내투수들보다 한수위인 만큼 각 팀들로서는 외국인투수들을 중용할 수밖에 없는 국내야구의 현실을 핑계대기도 한다.
내년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국가대표팀 김경문 감독은 "믿음직한 국내투수들이 부족해 올림픽 엔트리 투수 10명도 채우기 힘들다"는 하소연이 결코 엄살이 아니다.
국내 투수들의 육성을 위한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10개 구단 공동으로 시작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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