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1(금)

야구

[마니아노트]주포들의 귀환---막바지 순위 싸움이 더 뜨거워졌다.

2020-10-17 12:26

주포들이 되돌아왔다.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더구나 이제 10게임도 채 남지 않은 막바지에서 2위 자리를 두고 박빙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팀들에게 주포들의 귀환은 그야말로 '가뭄에 단비를 만난 격'이다.

득점타가 곧 승리로 연결되는 NC 나성범
득점타가 곧 승리로 연결되는 NC 나성범
코로나19로 뒤늦은 5월 5일에 개막해 제대로 된 휴식기간도 없이 숨가쁘게 달려 온 프로야구가 종착지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각 팀들마다 주전들의 피로도가 극도로 쌓여 있는 게 현실이다. 나름대로 대체선수들을 등장시켜 가끔씩 휴식을 주지만 아직 우승을 학정짓지 못한 NC뿐만 아니라 하루걸러 순위가 바뀌는 2~5위 싸움을 하는 팀들은 주전들에게 제대로 된 휴식을 주기가 쉽지 않았다.

이렇다 보니 10월들어 주포들의 힘이 확연히 떨어지면서 부진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역시 KBO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는 스타이고 주포는 주포'였다. 10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이들 주포들이 다시 서서히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고 있다. 당연히 이들의 귀환은 막판 순위 싸움에 큰 힘이 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9월 15일 3연패를 당하면서 2위 키움에 게임차없이 승률에서 앞서 간신히 선두 자리를 지키기도 했던 NC는 16일 두산에 5-3 승리를 거두면서 기력을 회복하기 시작해 10월 1일까지 무려 11연승을 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러다가 키움의 손혁 감독이 바뀌던 10월 8일 키움에 한이닝에 9실점한 충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패한 뒤부터 LG에 4연패 등을 하며 14일 노진혁과 양의지의 홈런을 앞세워 KIA에 8-3으로 승리하기까지 시즌 첫 6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NC가 6연패에다 지난해부터 144게임만에 처음으로 영패를 당하고 2게임 연속 무득점 패를 당하는 동안 주포였던 나성범의 방망이는 적시타가 부족했다. 물론 이동안 나성범은 22타수 9안타로 4할대 타율을 기록했으나 득점타는 단 2점에 그쳤다. 그것도 8일 이후 5게임 연속 무득점타였다. 나성범은 올시즌 3게임 연속 무득점타는 여러차례 있었지만 4게임이상 득점타를 날리지 못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나성범의 득점타는 NC가 연패에서 탈출한 14일 KIA전과 16일에는 나왔다. 특히 16일 롯데전에서는 5-5로 맞서던 9회말 NC의 매직넘버를 '4'로 줄이는 끝내기 안타를 날리기까지 했다. 묘하게 15일 KIA전에서 두팀 합쳐 28안타를 날리며 11-12로 재역전패를 할때 나성범은 6회에 안타를 날렸으나 1회, 3회, 7회의 세차례 득점기회에서 두 차례 삼진으로 물러서며 득점타는 없었다.

31개의 홈런으로 2014년 30개를 이미 넘어서 시즌 개인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우며 지난해 부상의 악몽을 완전히 씻어낸 나성범의 방망이에서 득점타가 생산되면 팀 승리로 이어진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48개의 2루타로 시즌 최다 2루타를 날린 키움 이정후
48개의 2루타로 시즌 최다 2루타를 날린 키움 이정후
이정후와 박병호도 조금씩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KBO리그의 가장 완벽한 타자라는 칭찬을 받던 이정후는 전격적으로 단행된 손혁 전 감독의 경질이 자신의 부진때문이라고 자책할 정도로 10월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9월말까지 485타수 169안타(타율 0.348), 98타점을 올렸던 이정후는 10월 1일부터 15일까지 11게임에선 41타수 6안타(타율 0.146), 1타점의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프로통산 90번째 1100안타의 주인공이 된 키움의 박병호
프로통산 90번째 1100안타의 주인공이 된 키움의 박병호
이처럼 부진에 빠져 있던 이정후는 16일 두산전 0-1로 뒤지던 6회말 좌월 2루타로 동점타를 날렸다. 이정후의 이날 2루타는 시즌 48호째로 2018년 제러드 호잉(전 한화)의 47개를 넘어 시즌 최다 2루타 신기록었다.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쏜 이정후 덕분인지 박병호도 7회말 기여코 역전 2타점 적시 우월 2루타를 날렸다.

극심한 타격부진에다 부상으로 8월 19일 이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무려 50일만인 10월 9일 한화전부터 다시 복귀한 박병호는 전날까지 6게임에서 23타수 3안타(타율 0.130)으로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날 역전타를 포함해 2안타에 역전타까지 날려 KBO 리그 통산 90번째 1100안타 주인공이 되면서 부활의 날개짓을 함으로써 팀으로서는 더할 나위없는 힘이 되고 있다.

15게임만에 장타를 날리며 10월의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는 LG 김현수
15게임만에 장타를 날리며 10월의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는 LG 김현수
LG의 김현수도 10월 중반에 접어들면서 조금씩 부진을 벗는 모양새다. 손아섭(롯데), 멜 로하스 주니어(KT)와 함께 타격 1위까지 다투던 타율은 10월들어 55타수 11안타(타율 0.200)로 갑자기 타격이 식어버리면서 어느새 6위로 떨어졌다. 또 로하스까지 제치며 1위까지 올랐던 타점은 2위 자리는 지키고 있지만 12개차이로 벌어졌다. 9월까지 득점권 타율이 0.495까지 치솟아 '타격 머신'의 면모를 뽐냈으나 지난 15일까지는 득점권에서 11타수 1안타로 부진하면서 LG도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연승과 연패를 거듭해야 했다.

더구나 김현수는 9월 29일 롯데전에서 2루타를 날린 뒤 16일 KIA전 7회말 4득점의 물꼬를 트는 우중간 2루타를 날릴 때까지 10월의 15게임 동안 단 한차례도 장타를 날리지 못하는 '장타 실종'에 빠졌었다.

1년에 144게임을 치르는 페넌트레이스에서는 언제나 기복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어느 순간에는 자신도 놀랄 정도로 최고의 활약을 보이다가도 또 어느 순간 부진에 빠지고 조그마한 계기가 있어 부진을 벗기도 한다.

팀의 막판 순위 싸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들 주포들이 이를 계기로 부진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해본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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