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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만 믿었다 낭패본 몬토요 감독을 위한 변명...그는 다윗이 골리앗을 어떻게 이길 수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2020-10-01 13:40

토론토 블루제이스 찰리 몬토요 감독
토론토 블루제이스 찰리 몬토요 감독
구약 성경의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는 약자가 강자를 이긴 불가능 같은 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성경을 자세히 읽어보면, 다윗의 승리는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알 수 있다.

당시 골리앗은 근접 백병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청동 투구와 갑옷으로 중무장한 채 다윗이 다가오길 기다렸다. 그게 그가 원한 게임의 룰이었다.

그러나 다윗은 꾀를 부렸다. 골리앗의 룰대로 백병전을 하면 상대가 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던 다윗은 백병전 대신 먼 거리에서 투석 주머니로 돌을 날려 골리앗의 이마에 적중시켰다. 중무장한 골리앗이 원격 전투에서는 힘을 쓸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그러니까, 절대 약자인 다윗은 정공법이 아닌 편법으로 골리앗을 쓰러뜨렸다.

중요한 것은, 다윗이 투석 주머니로 골리앗의 이마에 돌을 정통으로 맞히기 위해 피나는 연습을 했다는 사실이다.

2013년 5월 미국프로농구(NBA) 새크라멘토 킹스를 사들여 NBA 최초의 인도계 구단주가 된 비베크 라나디베는 딸 안잘리가 속한 농구팀의 성적이 시원치 않자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코치를 자청했다.

그는 강팀과 대등한 경기를 하려면 기존과 다른 전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공격 대신 강력한 수비로 상대 팀의 득점을 저지하는 ‘풀코트 압박 수비’였다. 공격 후 자기 진영으로 돌아와 수비하지 않고 슛을 한 다음 상대 진영에서 밀착 수비를 펼쳤다.

강팀은 이 전술에 당황해 실책을 연발했고, 딸 소속팀은 1년 만에 지역 중고교 농구 준우승팀이 됐다.

라나디베는 이런 전술을 익히기 위해 선수들의 체력 훈련을 지독하게 시켰다.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강점으로 역이용해 성공한 케이스다.

한 역사가에 따르면, 전쟁에서 약자가 강자를 이길 확률은 28%에 불과하다. 그러나 약자가 정공법이 아닌 편법을 이용할 경우 그 확률은 높아졌다.

프로 스포츠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단기전에서 약팀은 정공법으로는 결코 강팀을 이길 수 없다.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찰리 몬토요 감독이 정공법이 아닌 편법을 썼다가 실패하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몬토요 감독은 절대 강자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3전 2선승제의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기적을 일으키기 위해 류현진을 1차전이 아닌 2차전에 기용했다.

몬토요 감독으로서는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것이었다.

만일 토론토가 이겼다면, 이 작전은 ‘신의 한 수’였다는 찬사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몬토요 감독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몰랐다. 선발 투수 순서만 바꿨지 다른 준비는 전혀 하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강팀인 탬파베이가 류현진 공략법을 철저하게 연구하고 나왔다.

토론토는 류현진의 선발 기용 순서 이외에도 상대 투수를 공략할 수 있는 작전을 세웠어야 했다.

설사 류현진이 1차전에 나와 잘 던졌다고 치자. 타자들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면 경기를 이길 수 없다.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만이 ‘만병통치약’인 줄 알았다. 그만 나오면 무조건 이길 줄 착각했다. 류현진이 부진했을 때를 대비할 ‘플랜B’가 전혀 없었다. 몬토요 감독은 다윗이 골리
앗의 이마에 돌을 정확하게 맞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지 못했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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