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에 외국인 선수가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뒤부터 외국인 선수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자꾸만 커져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는 유난히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가 돋보인다.
무엇보다 올해 투수쪽에서는 외국인투수들이 국내 토종 투수진들을 압도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단순히 1위만을 놓고 볼때는 외관상 예년과는 크게 다를바가 없다. KBO가 공식적으로 시상하는 투수 6개 부문 가운데 불펜에게 주는 홀드와 세이브를 제외한 4개 부문에서 외국인 선수들이 항상 강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KIA 양현종이 2017년 다승 1위(20승), 2015년과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 자리에 올랐을 뿐이고 승률은 2013년 류제국(LG), 탈삼진은 2015년 차우찬(당시 삼성)이 1위를 한 이후 지금까지 줄곧 외국인투수들 차지였다.
그러나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예년과 올해와은 사정이 확연히 틀린다.
![토종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두자리 승수를 올린 고졸 루키 소형준(KT)[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009230844440432918e70538d2222111204228.jpg&nmt=19)
이렇듯 지난해까지만 해도 토종 투수들이 나름대로 외국인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올해는 그야말로 외국인 투수들 독무대다. 선발투수 4개 부문은 23일 현재 평균자책점의 요키시(2.13)를 비롯해 승리 루친스키(NC·15승), 승률 알칸타라(두산·13승2패, 승률 0.867), 탈삼진 스트레일리(롯데·160개)가 1위에 올라 있는 등 현재 1~5위까지 모두 외국인투수들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파 선수 가운데 고졸 루키로 유일하게 10승을 한 소형준(KT)이 승리와 승률(10승5패·승률 0.667)에서, 문승원(SK)이 평균자책점에서, 탈삼진에서 양현종 등 10위 안에 들어 있을 뿐이다.
![KBO리그 최고 좌완 양현종은 '마의 아홉수'에 걸려 9월 4차례 등판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올해 평균자책점도 4.64로 지난해 1위(2.29)다운 위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009230848110237618e70538d2222111204228.jpg&nmt=19)
이러한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은 팀 순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선두인 NC는 루친스키(15승)와 라이트(10승)가 25승을 합작했고 공동 3위에 올라 있는 KT는 데스파이네(14승)와 쿠에바스(8승)가 22승, LG는 켈리(11승)와 윌슨(9승)이 20승을 합작했다. KIA는 브룩스(11승)와 가뇽(9승)이 20승을, 키움은 오키시(11승)와 브리검(7승)이 18승을 올렸다.
반면 두산은 알칸타라(13승), 삼성은 뷰캐넌(14승)에 견주어 플렉센(4승)과 라이블리(4승)가 뒤를 받쳐 주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고 한화는 서폴드(6승), 채드벨(2승)으로 8승, SK는 핀토(5승)에 그쳐 팀 성적과 괘를 같이 하고 있다.
이러한 외국인투수들의 지나친 득세에 대해 일부에서는 "외국인투수들은 초반에 부진해도 6~7회를 그대로 끌고 나가지만 국내 투수들은 거의 교체를 한다"면서 "외국인투수들의 활약이 국내투수진들에게 자극을 줘 더 분발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어야 하는데 팀들마다 외국인 투수들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 국내투수들은 짧은 이닝에 불펜투수로 전락하는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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