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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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스토리]'밀고 당기는 나성범과 알테어'---NC의 승리 방정식

2020-09-11 09:05

'앞에서 끌면 뒤에서 밀고, 뒤에서 끌면 앞에서 민다.'

NC가 위태위태한 가운데서도 선두를 놓치지 않는 비결이 있다면 상위 타선과 하위 타선의 절묘한 배합을 꼽을 수 있다. 즉 상위 타선이 씨를 뿌리면 어김없이 하위타선에서 이를 거둬들이고 반대로 하위타선에서 농사를 지으면 상위타선에서 추수를 하는 식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NC 나성범이 10일 KT의 창원 홈경기에서 8-8로 맞서던 6회말 무사 2루에서 우월 2점 결승 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NC 나성범이 10일 KT의 창원 홈경기에서 8-8로 맞서던 6회말 무사 2루에서 우월 2점 결승 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바로 중심타선의 시작을 맡고 있는 나성범과 가장 쉽게 쉬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8번타자 자리에서 중심타선 이상의 역할을 해주고 있는 애런 알테어 덕분이다.

나성범과 알테어는 10일 창원 KT와의 홈경기에서 왜 NC가 아슬아슬한 가운데서도 선두 자리를 굳건하게 지켜갈 수 있는 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사실 NC의 이날 KT전은 5월 14일부터 단 한차례도 내주지 않은 1위 자리를 내어 줄수는 있는 중요한 게임이었다. 키움, 삼성, LG에 각각 1패씩을 당해 3연패에 빠진 뒤 8일 송명기를 내세워 롯데에 14-2로 대승을 하면서 연패는 벗었지만 9일경기에서는 마이크 라이트-원종현의 필승카드에도 불구하고 연장 10회끝에 롯데에 덜미를 잡힌 상태였다. 더구나 NC는 8월에 11승12패로 5할 승률에 밑돌면서 10개 구단 가운데 5위에 그쳤고 이 게임전까지 9월에도 2승4패(1무)로 부진했다. 따라서 공동 4위까지 치고 올라온 KT에게 마저 패하게 되면 2위로 떨어질 수도 있었고 덩달아 깊은 수렁으로 빠질수도 있는 위험한 지경이었다.

초반 게임 분위기는 일방적으로 KT로 흘렀다. KT는 1회초에 황재균의 우중간 3루타로 선취점을 뽑고 멜 로하스 주니어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뽑으며 기분좋게 앞서나갔고 2회에는 문상철이 3호 홈런까지 터뜨리며 4회까지 4-0으로 리드했다. 완전히 KT로 넘어갈 듯 하던 분위기를 순식간에 NC 쪽으로 기울게 물꼬를 튼 것은 3번 나성범이었고 마지막 수확을 거둔 것은 8번타자로 나선 알테어였다.

NC 알테어가 10일 창원 KT전 4회말 1-4로 뒤진 1사만루에서 KBO 리그 첫 만루홈런을 날리며 '공포의 8번타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연합뉴스]
NC 알테어가 10일 창원 KT전 4회말 1-4로 뒤진 1사만루에서 KBO 리그 첫 만루홈런을 날리며 '공포의 8번타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연합뉴스]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나성범이 중전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강진성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한 뒤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알테어가 KT 선발 김민수의 높게 몰린 패스트볼을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경기를 5-4로 뒤집는 한방이자 알테어의 KBO 리그 첫 만루 홈런으로 시즌 22호. 알테어는 메이저리그 필라데피아 필리스 시절이던 2017년 9월 19일 LA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에게 첫 만루홈런을 아픈 기억을 남겨 준 주인공이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8-4의 리드에서 KT 박경수에게 홈런을 맞아 순식간에 8-8이 된 6회말에는 나성범이 결승홈런이 된 2점 홈런(29호)을 터뜨렸고 알테어는 KT의 사기를 완전히 꺾는 6타점째 좌전안타를 날렸다.

이처럼 나성범-알테어의 조합은 올해 NC가 어려울 때마다 승리의 디딤돌이 되고 있다. 특히 7~8월에 불을 뿜던 타격이 9월에 접어들어 5게임에서 22타수 2안타로 갑작스레 슬럼프기미를 보이던 나성범은 최근 3게임에서 12타수 6안타 2홈런으로 다시 살아났다.

지난해 부상에서 벗어나 완벽하게 부활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향해 줄달음치고 있는 나성범과 역대 최강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 '공포의 8번타자'로 이미지를 굳힌 알테어 콤비의 역할이 올해 NC에게 정규시즌 1위와 함께 한국시리즈 첫 우승이라는 감격을 안겨 줄 수 있을지 지켜보자.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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