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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훈의 All About MLB] 역대 최악의 트레이드...보스턴이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넘긴 이유

2020-09-02 05:00

베이브 루스
베이브 루스
*트레이드 배경

1919년 12월 26일, 보스턴 레드 삭스 구단주 해리 프레지는 투수이자 외야수인 ‘이도류’ 베이브 루스를 다른 팀도 아닌 ‘앙숙’ 뉴욕 양키스에 10만 달러(2020년 환산 1백50만 달러) 현금을 받고 트레이드했다.

이유는 돈 때문이었다. ‘노, 노, 나넷!(No, No Nanette!)’ 또는 ‘내 여자 친구들(My Lady Friends)’이라는 연극을 제작할 자금이 부족해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넘겼다.

1916년 보스턴을 인수한 뒤 1918년 월드 시리즈에서 시카고 컵스를 꺾고 우승했지만, 프레지는 제1차 세계 대전의 후유증과 당시 보스턴을 특히 강타한 인플루엔자 전염병으로 인한 관중 감소와 극장 수입 하락 등의 재정 손실로 심각한 자금 압박을 받고 있었다. 팀 인수 및 개인 부채가 쌓이기 시작하자 프레지는 선수들을 현금으로 트레이드하기로 결정했다. 그중 한 명이 베이브 루스였다.

여기에, 베이브 루스는 2018년 홈런 기록을 경신한 뒤 1만 달러인 연봉을 2배로 올려주지 않으면 경기에 나가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을 뿐 아니라, 술주정에 툭하면 싸움질을 해 프레지의 트레이드 결심을 부채질했다.

베이브 루스는 양키스가 아닌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트레이드될 뻔한 적도 있다. 그가 마이너리그 더블A팀이었던 볼티모어에서 투수로 뛰고 있을 때, 시카고 화이트삭스 구단주 찰스 커미스키가 은밀히 베이브 루스를 데려오려 했는데, 볼티모어 측이 1만8000 달러의 현금을 요구하자 “너무 비싸다”며 루스 영입을 포기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트레이드 전 루스 성적

베이브 루스는 1914년 19세의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데뷔, 그해 5경기에 나와 타율 2할에 그쳤다. 그는 투수로도 활약, 4경기 중 3차례 선발로 등판해 2승1패,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했다.

이듬해부터 조금씩 출장 횟수가 많아지자 루스는 타석과 마운드에서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특히, 1915년 루스는 투수로 18승 8패, 평균자책점 2.44를 기록했다. 타석에서는 42경기에 나와 3할1푼5리의 타율과 홈런 4개를 쳤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는 타자보다는 투수로 명성이 더 높았다.

1916년에도 그는 투수로 더 좋은 성적을 올렸다. 44경기(선발 40경기)에 나서 23승 12패를 기록하고 평균자책점 은 1.75를 찍었다.

1917년에는 24승13패, 326.1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01을 기록했다.


1918년부터 마운드에 서는 횟수가 적어지기 시작했다. 대신 타석에 등잔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해 95경기에서 11개의 훔런을 치고 3할의 타율을 기록했다.

1919년부터는 투수 마운드보다 타석에 더욱 많이 등장했다. 매일 경기에 나서길 원했기 때문이다. 130경기에서 29개의 홈런을 쳤고 113개의 타점을 올렸다. 타율은 3할2푼2리였다. 투수로는 9승 5패, 2.9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베이브 루스는 보스턴에서의 6년 생활 동안 팀을 3차례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런 루스를 트레이드한 후 보스턴은 무려 86년간 월드시리즈 무관에 시달려야 했다. 사람들은 베이브 루스의 애칭을 따 이를 ‘밤비노(Babe의 스페인어)의 저주’라고 불렀다.

*트레이드 후 루스 성적

뉴욕 양키스로 이적한 루스는 1920년부터 거의 타자로만 뛰었다. 투수로는 단 한 차례만 등판했다. 그해 142경기에 출전해 54개의 홈런을 치며 홈런타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시작했다. 타점도 135개를 올렸으며, 타율은 3할7푼6리였다.

이듬해인 1921년은 정점이었다. 59개 홈런, 168 타점, 3할7푼8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1927년에는 60개의 홈런을 쳤다.

양키스는 베이브 루스의 미친듯한 홈런 행진 덕분에 폭풍 성장을 할 수 있었다. 루스를 데려오기 전 단 한 차례도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었으나 그가 온 후 15년간 7차례 정규리그에서 우승했고 월드시리즈에서는 4차례나 정상을 차지했다. 이후에도 양키스는 23번이나 월드시리즈 우승을 추가, 모두 27차례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는 등 메이저리 최고 명문 팀으로 군림했다.

또 베이브 루스는 22년간 프로 생활을 하며 714개의 홈런과 3할4푼2리의 타율을 기록,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레드삭스는 1919년부터 1933년까지 무려 15년 연속 5할 미만 승률이라는 비참한 기록에 허덕였다. 2004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때까지 네 차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으나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특히 1986년 월드 시리즈에서는 뉴욕 메츠에 3승 2패로 앞서고 있던 6차전 연장 10회 말 1루수 빌 버크너가 땅볼 타구를 가랑이 사이로 빠뜨리는 실책으로 무너진 후 7차전마저 패배하며 우승에 실패했다.

돈이 없어 베이브 루스를 양키스에 팔아넘긴 프레지는 이 때문에 ‘메이저리그 최악의 구단주’라는 낙인이 찍혔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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