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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스토리] 김재환과 넬슨 크루즈의 공통점...약물 효과인가 노력의 산물인가

2020-08-26 12:00

40세의 나이에도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넬슨 크루즈
40세의 나이에도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넬슨 크루즈
2018년 프로야구 KBO 정규리그 MVP에 두산 외야수 김재환이 선정되자 큰 논란이 일었다. 그의 금지약물 복용 전력 때문이었다.

김재환은 2011년 야구월드컵에 출전했다가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돼 KBO의 징계를 받았으나 지금도 그에게는 약물 꼬리표가 붙어있다. 특히, 리그 최정상급 선수로 성장하기 시작한 2016년부터 그는 ‘약재환’으로 불렸다. 약물 덕에 기량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이런 전력이 있는 선수가 최고의 상인 MVP에 뽑혔으니 비판이 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고 MVP가 되기까지 김재환이 흘린 땀과 노력마저 폄훼돼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있었다. 약물 지속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약물이 5년 이후까지 경기력에 영향을 줬겠냐는 것이다. MVP 수상은 그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물이었다는 주장이었다. 게다가 그는 팬과 선수와 투표로 결정되는 올스타 ‘베스트12’에 뽑힌 바도 있으니 인정을 받았다는 주장도 나왔었다.

메이저리그에 김재환과 비교되는 선수가 있다.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지명타자로 뛰고 있는 넬슨 크루즈가 그 주인공이다.

그의 나이 올해로 만 40세. 은퇴해야 할 나이임에도 그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점을 입증이라도 하듯,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26일(한국시간) 현재 0.327의 타율과 홈런 11개, 타점 27개를 기록 중이다. 덕분에 CBS스포츠닷컴이 최근 선정한 2020 시즌 반환점 올스타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올 시즌 개막 첫 주에는 ‘이주의 선수’에 뽑히기도 했다.

크루즈는 지난 시즌에도 120경기에서 41개의 홈런을 쳤다. 최근 수년간 평균 40개 이상의 홈런을 치는 등 나이가 들수록 더 잘 치는 선수로 평가되고 있다.

2014년 : 40개(볼티모어 오리올스)
2015년 : 44개(시애틀 매리너스)
2016년 : 43개(시애틀 매리너스)
2017년 : 39개(시애틀 매리너스)
2018년 : 37개(시애틀 매리너스)
2019년 : 41개(미네소타 트윈스)

그런데, 이 성적은 2013년 그의 약물 파동 이후에 이뤄줬다는 점에서 김재환의 약물복용과 오버랩된다.

크루즈는 2011년 말부터 2012년 초까지 금지약물을 복용했다. 갑작스레 저하하는 체중 저하를 막기 위해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메이저리그는 2013시즌 도중 크루즈에게 50경기 출장 금지 처분을 내렸다.

2013년까지 그가 남긴 기록은 그리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텍사스 중심 타자로 활약하긴 지만, 약물복용 이후 성적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이 때문에 크루즈의 약물 지속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크루즈의 방망이가 연일 매섭게 돌아가자 미국의 한 언론매체는 “크루즈가 무작위 약물복용 검사라도 받아야 하지 않겠냐”고 썼다. 약물복용 덕에 나이가 들어서도 잘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뉘앙스를 풍긴 것이다.

사실, 약물 지속성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약물 지속성은 수개월 정도로 알려져 왔다. 항상

그러나, 스테로이드제를 단기간 복용해도 약물복용 효과는 10년 이상 지속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적도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연구팀이 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약물실험을 한 결과, 근육강화용 스테로이드 제제로 유발된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에 단기간 노출된 쥐는 약물을 끊어도 일생 근육 강화 효과가 따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장기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입증할 데이터는 없지만, 사람에 대한 약물복용 지속효과는 10년은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연구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빙성이 결여된다는 주장도 일었다.

공교롭게도, 메이저리그에서는 약물 복용 후 나이가 들어서도 맹활약한 선수들이 다수 있다. 홈런왕 배리 본즈를 비롯해,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그들이다. 강속구 투수였던 로저 클레멘스 역시 본인은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약물복용의 정황이 뚜렷하다.

크루즈는 최근 자신의 메이저리그 장수 비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경기에 앞서 준비를 완벽하게 한다. 그리고 부정적인 생각은 버리고 항상 ‘할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선다.”

약물 지속성을 부인하는 발언이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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