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5선발 이용찬이 5게임째인 6월 3일 KT전에서 4실점한 뒤 1승3패(평균자책점 8.44)의 성적만 남기고 팔꿈치 부상으로 완전히 시즌 아웃을 하고 말았고 외국인투수 플렉센은 7월 16일 잠실 SK전에서 1회초 타구에 발 안쪽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해 지금까지 재활 중이다. 뿐만 아니라 토종 에이스 이영하는 로테이션은 지키고 있으나 18게임에서 3승8패(평균자책점 5.44)로 지난해 17승(4패·평균자책점 3.64) 투수의 위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유희관은 7승7패로 나름 로테이션은 지키고 있지만 평균자책점(4.95)이 지난해(3.25)보다 1.7점 이상이나 높아져 불안감을 안겨준다.
이렇게 선발진이 와해된 두산에 혜성처럼 등장한 대체선발이 바로 최원준이었다.
두산의 제5선발인 이용찬 대신 6월 12일 한화전에 첫 선발로 나서 5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그 뒤에도 곧바로 선발요원으로 발탁된 것은 아니었다. 거의 한달 이상을 불펜으로 지내며 8차례 미들맨으로 나서야 했고 두번째 선발로 나선 것이 첫 선발 이후 한달하고도 일주일이 지난 7월 18일 KIA전이었다. 그만큼 주전으로 발돋움하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이때부터 최원준은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23일 인천 SK전에 올시즌 8번째 선발로 나서 6이닝 6안타 3볼넷 5삼진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팅을 하고 넉넉한 타선 지원을 받아 8승째를 올렸다. 팀에서 알칸타라에 이어 어느새 다승 2위다. 선발로 나선 8차례에서 7승을 거두었다. 아직까지 무패로 국내 최고 에이스로 발돋움한 구창모(NC)와 함께 승률 100%다. 특히 8월에만 4연승으로 월간 최우수선수로도 손색이 없는 성적을 올렸다. 주로 불펜으로 나섰던 2점대 평균자책점보다 선발로 나선 8월에 3점대(3.68)가 됐지만 3점대 평균자책점 선발투수라면 에이스급이나 다름없다.
이런 최원준과 함께 이승진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4년 SK에 입단해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2018년과 2019년 SK 불펜으로 51게임에 나서 단 1패만 기록하고 올해 두산으로 자리를 옮긴 이승진은 8월 4일 삼성전서 첫 선발기회를 잡은 뒤 3회 연속 선발로 등판했다. 지난 15일 KT전 5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실점(무자책점), 21일 롯데전 6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선발 요원으로 충분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이승진은 이렇게 잘 던지고도 아직까지 프로데뷔 첫 승리를 따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두산은 이 두 경기 모두 승리했다.
특히 21일 8월 상승세의 롯데를 만나 0-0으로 팽팽한 투수전을 이어가다 9회말 2사 만루에서 최용제의 끝내기 우전안타로 1-0 승리를 거둔 것은 이승진의 선발 호투 덕분이나 다름없었다.
이러한 최원준과 이승준의 대체선발의 활약은 두산이 현재 4위에 머물고 있지만 단 한차례도 그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 선두권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이용찬의 시즌 아웃뿐만 아니라 토종 에이스 이영하의 부진을 최원준과 이승진이 모두 떠맡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이런 대체선발 또 어디 없나요?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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