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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노트] 러셀 마틴이 그리운 류현진...류현진,포수 도움없이 고군분투

2020-08-23 16:03

포수 도움 없이 마운드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류현진. [AP=연합뉴스]
포수 도움 없이 마운드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류현진. [AP=연합뉴스]
지난해 9월15일(한국시간) 류현진(당시 LA 다저스)은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했다. 비록 팀은 비록 팀은 0-3으로 졌지만, 득점권에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은 완벽한 투구였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이전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95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었다. 그중 3경기 포수가 신인 윌 스미스였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타격에서 강점을 보인 스미스를 류현진의 전담포수 러셀 마틴 대신 계속 기용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마틴과 호흡을 맞춰 평균자책점 1.60을 기록했다. 스미스와는 5경기에서 5.81이었다.

결국, 로버츠 감독은 이날 마틴을 포수로 내보냈다. 마틴은 초반부터 빠른 공을 유도했다. 류현진이 평균 시속 145㎞의 빠른 공을 뿌리자 이를 적극적으로 살렸다. 체인지업도 섞었다.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또 후반에는 우타자 몸쪽을 파고드는 컷패스트볼과 느린 커브까지 다양한 구종을 요구했다. 류현진은 마틴의 리드를 전적으로 믿었다. 마틴은 류현진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으로 땅불 타구를 만들어내는 노련함도 돋보였다.

마틴의 최대 강점은 스트라이크존 경계선으로 던지는 공을 특유의 프레이밍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라는 것이다. 이는 류현진의 투구 수를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런 마틴 덕에 류현진은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2.32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토론토 블루제이스에는 마틴과 같은 포수가 없다.

이 때문에 류현진은 시즌 초 이닝 이터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젊은 포수들이 류현진의 스트라이크 경계선 볼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류현진의 투구 패턴에 딴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사인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류현진이 투수판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23일(한국시간) 류현진은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와 원정 경기에서 올 시즌 호흡을 맞춰오던 잰슨 대신 리즈 맥과이어와 배터리 호흡을 맞췄으나 맥과이어는 도움을 주기는커녕 번번이 실수를 범해 되레 류현진을 괴롭혔다.


류현진의 스트라이크 존 꽉 찬 공을 기술적으로 받아내지 못하는 바람에 스트라이크로 판정할 만한 공이 볼이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는 류현진의 투구 수와 직결됐다.

결국 류현진은 5회만 던지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맥과이어는 수비 실수도 저질렀다. 4회 말 류현진이 선두타자 헌터 렌프로를 상대로 포수 뜬 공을 만들었으나 맥과이어가 공을 찾지 못해 허둥지둥하다 포구하지 못했다. 힘 빠지는 상황이었지만 류현진은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볼을 뿌렸다.

맥과이어는 공격에서도 류현진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 5회 초 1사 만루 기회에서 삼구 루킹 삼진으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이런 포수와 호흡을 맞춰 5이닝을 던져 1점만 내준 게 다행이었다. 포수의 도움 없이 류현진 혼자 풀 수밖에 없었던 아쉬운 경기였다.

류현진은 경기 후 “더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포수진으로는 쉽지 않은 전망이다.

류현진은 지금 마틴이 그리울지 모른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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