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1(금)

야구

[마니아노트]정반대 행보로 홈런 경쟁하는 로하스와 라모스

2020-08-22 11:29

과연 누가 마지막에 웃을까?

알베르토 라모스(LG)와 멜 로하스 주니어(KIA)의 홈런 경쟁이 다시 불붙었다.

22일 현재 홈런 더비는 로하스가 29개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라모스가 27개, 2개차로 바짝 뒤를 쫓고 있다. 여기에 나성범(NC)과 최정(SK)이 나란히 22개씩으로 공동 3위에 올라있다. 프레스턴 터커(KIA)는 21개, 박병호(키움)가 20개로 그 뒤를 잇고 있다. 20개 이상의 홈런을 친 타자들을 보면 외국인타자 3명, 토종 타자 3명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홈런 싸움은 로하스와 라모스가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는 셈이다.

로하스와 라모스의 홈런 경쟁은 묘하게 서로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라모스가 홈런포를 펑펑 날리자 로하스는 크게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고 반대로 로하스가 본격적인 홈런 경쟁에 뛰어들자 라모스 홈런 생산력이 갑자기 뚝 떨어져버렸다. 그러다가 8월 중순 이후 다시 반대가 됐다. 로하스가 잠잠해 진 대신 라모스가 그동안 못 친 홈런을 한꺼번에 날리기라도 하듯 엄청난 속도를 보이고 있는 것.

KT 로하스는 최근들어 타격 슬럼프에 빠지면서 9게임째 홈런 소식을 전하지 못하면서 홈런 1위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연합뉴스 자료사진]
KT 로하스는 최근들어 타격 슬럼프에 빠지면서 9게임째 홈런 소식을 전하지 못하면서 홈런 1위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연합뉴스 자료사진]
8월 초순만 해도 홈런 싸움은 로하스의 일방적인 승리로 굳어지는 듯 했으나 이제 새로운 양상을 맞게 된 셈이다.

로하스는 5월 23게임에서 타율은 4할대를 웃돈 0.409(93타수 38안타)인데 견주어 홈런은 6개에 그쳐 홈런부문 만큼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단지 이달 23일 잠실 LG전에서 5회에는 오른쪽 타석, 7회에는 왼쪽타석에서 연타석 홈런(KBO리그 통산 3번째)을 날려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을 뿐이다.

로하스는 6월들어 본격적인 홈런 생산을 시작했다. 6월 25게임에서 타율은 0.347(101타수 35안타)로 떨어진 반면 홈런은 11개를 날리며 단숨에 홈런 선두로 올라선 것. 이상스레 타율과 홈런이 반비례하는 양상을 보인 로하스는 7월들어 타율이 다시 4할대(0.412)로 오르는 대신 홈런은 8개로 주춤했으나 홈런 부문 독주를 하며 선두를 지키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로하스의 홈런 선두 기세는 8월초까지 무서웠다. 8월초부터 11일까지 6게임에서 홈런 4개로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다. 홈런 2위와의 간격을 8개차로 따돌려 타격 전관왕까지 눈앞에 둔 듯 했다.

하지만 로하스는 8월 11일 SK전에서 7회 조영우로부터 승리에 쐐기를 박는 2점홈런을 터뜨려 시즌 29호를 기록한 뒤 갑자기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 9게임째 홈런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덩달아 타격마저 완전히 곤두박질하고 말았다. 홈런을 못 날린 9게임에서 타율은 40타수 4안타로 단 1할이다. 특히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두산과의 3연전에서는 15타수 1안타의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8월 전체로 따져도 15게임 61타수 14안타(타율 0.230)로 뚝 떨어졌다.

LG 라모스는 최근 8게임에서 6개 홈런을 날리는 무서운 기세를 보이며 로하스에 2개차로 따라 붙으며 LG 외인타자 홈런 신기록을 썼다. 사진은 20일 26호 홈런을 날린 뒤 환호하는 라모스 모습[연합뉴스]
LG 라모스는 최근 8게임에서 6개 홈런을 날리는 무서운 기세를 보이며 로하스에 2개차로 따라 붙으며 LG 외인타자 홈런 신기록을 썼다. 사진은 20일 26호 홈런을 날린 뒤 환호하는 라모스 모습[연합뉴스]
이런 로하스와 라모스는 정반대 양상이다. 로하스가 5월에 6개 홈런에 그쳤을 때 라모스는 10개 홈런으로 LG의 새 거포로 우뚝섰다. 시범경기에서 외야로 공을 펑펑날려주기만 해도 좋겠다는 평을 받았던 라모스와는 정반대 모습이었다. 5월 24일 잠실 KT전에서는 5-7로 뒤지던 9회말 1사 만루에서 KT 김민수의 131㎞ 슬라이더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그의 진가를 한껏 뽐냈다. 자신의 평생 첫 경험이자 KBO리그에서도 통산 8번, 그리고 LG로서는 2009년 4월 10일 잠살 두산전의 로베르토 페타지니 이후 두번째였다.

라모스의 홈런 행진은 6월 5일 키움전 2홈런, 11일 SK와의 더블헤더 1차전서 홈런을 날린 뒤 소강상태를 맞았다. 그리고 허벅지 부상으로 일주일을 쉬고 복귀했으나 라모스의 홈런 소식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바로 이때 로하스가 최고 홈런 생산능력을 보이며 단숨에 라모스를 따라잡고 독주를 시작한 시기였다. 6월에 홈런이 단 3개에 그친 라모스는 7월들어서도 홈런에 관한한 주목을 받지 못했다. 캡틴인 김현수(9개)보다 3개가 적은 6개에 그쳤다. 19호로 20호 홈런을 눈앞에 두었지만 로하스와는 25개로 6개차이로 벌어진 뒤였다.

상황은 로하스가 타격 부진에 빠진 최근들어 급변했다. 로하스가 9게임째 바닥에서 헤매고 있는 사이 라모스는 8게임에서 4게임 연속 홈런에 홈런 6개로 27호 홈런을 기록하며 로하스 턱밑까지 따라 붙었다. 특히 라모스는 21일 키움전 2회말 홈런을 날리며 LG 외국인타자로는 역대 최다홈런 신기록을 썼다. 종전 2008년 로베르토 페타지니, 2016년 루이스 히메네스의 시즌 26호 홈런을 갈아치운 것이다. 뿐만 아니다. 이제 3개만 더 날리면 1999년 이병규 현 타격코치가 세운 LG 역대 타자 가운데 한시즌 최다 홈런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이렇게 로하스와 라모스가 홈런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토종 거포들의 추격도 결코 무시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타격부진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박병호가 0.229의 타율에도 불구하고 20개의 홈런으로 여전한 거포 본능을 자랑하고 있고 최정과 김하성(키움 19개)도 홈런 생산에 관한한 뒤지지 않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박병호는 몰아치기에 능해 언제든지 한꺼번에 홈런포를 터트릴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점에서 시즌 막판까지 홈런 싸움은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닐수도 있다.

로하스가 라모스와 어떤 홈런 경쟁을 벌이던, 아니면 토종 거포들의 분발로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가 되던간에 올시즌 홈런 싸움은 끝가지 마음을 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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