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맷 하비는 애당초 KBO행 자체에 관심조차 없었다. 모든 것은 그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머리에서 나온 ‘노이즈 마케팅(미국에서는 버즈 마케팅이라고 함)’이었다.
하비가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 체결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하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의 능수능란한 ‘노이즈 마케팅’에 언론 매체들이 춤을 춘 것이다.
지난 시즌 LA 에인절스에서 방출된 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마이너리그 계역을 체결했으나 끝내 메이저리그 복귀에 실패한 하비는 올 시즌에서도 자신을 불러주는 구단이 없자 매우 초조해했다.
31세의 나이에 야구를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쉬웠다.
이에 보라스가 팔을 걷고 나섰다.
우선, 하비의 이름이 잊혀지는 것을 막아야 했다.
마침, ESPN이 KBO 리그를 미국 전역에 생중계하고 있었다.
보라스는 KBO를 도구로 삼기로 했다.
KBO의 모 구단에 하비의 영입 의사를 물어보는 것으로 그의 ‘노이즈 마케팅’은 시작됐다.
그리고 이 같은 사실을 언론에 흘렸다.
언론들은 이를 대서특필하기 시작했다. 마치 하비의 KBO행을 기정사실화하는 기사도 나왔다.
일단 하비의 존재를 알리는데 성공한 보라스는 일본 프로야구(NPB) 구단도 하비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흘리며 한일 경쟁을 부추겼다.
그리고는 성동격서 전략을 구사했다.
하비의 친정인 뉴욕 메츠가 하비와 재결합하 것이라는 루머를 한 저명 스포츠 해설가에게 흘렸다.
KBO, NPB에서 메이저리그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함이었다.
메츠와의 재결합 소문은 메츠의 강력한 부인으로 일단락됐으나 하비의 이름이 메이저리그에서 연일 거론되게 하는 데는 성공했다.
그 후 하비의 KBO 또는 NPB행 얘기는 들려오지 않았다. 하비의 KBO, NPB행에 대한 관심은 애당초 없었기 때문이다.
그의 관심사는 오직 하나. 메이저리그 복귀였다.
마침내 보라스의 하비에 대한 ‘노이즈 마케팅’은 결실을 보게 됐다.
보라스가 쳐놓은 그물망에 때마침 노련한 투수가 필요했던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걸려들었다. 고객이 한 푼이라도 더 받게 할 수만 있다면, ‘악마’와도 손을 잡을 수 있는 보라스의 능수능란한 ‘노이즈 마케팅’에 로열스도 넘어간 것이다.
[장성훈 선임기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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