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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노트] 오타니 쇼헤이를 망치고 있는 LA 에인절스

2020-07-31 04:28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가 오클랜드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가 오클랜드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LA 에인절스가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의 앞날을 망치고 있다. 아직 던질 준비도 안 된 그에게 투수와 타자 겸임을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동네 야구를 보는 듯하다.

과거에는 투수가 타자를 겸임할 수 있었다. 타자들의 실력이 지금과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가 ‘이도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당시 타자들의 타격 수준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았다.

오타니는 이미 일본 프로야구에서 ‘이도류’로 혹사당했다.

메이저리그 무대 첫해였던 2018년 비록 성공적인 ‘이도류’ 생활을 보냈으나 그 후유증은 심각했다. 토미 존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 일로 2019년에는 타자로만 나서야 했다. 그나마 시즌 막판에는 무릎이 좋지 않아 시즌을 조기 마감했고, 시즌 후에는 수술까지 했다.

이 모두가 ‘이도류’의 후유증 때문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이도류’는 이제 더이상 통용될 수 없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그럼에도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이도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오타니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려면, 준비를 더욱 탄탄히 했어야 했다.

문제는 올 시즌이 비정상적으로 개막되는 통에 오타니가 ‘이도류’ 준비를 철저하게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개막 전 청백전에서 명백히 입증됐다. 지난 8일 674일 만에 마운드에 다시 선 그는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3이닝 동안 51개의 공을 던져 15개의 스트라이크만 잡아냈다.
안타는 1개밖에 허용하지 않았지만 볼넷을 8개나 남발했다. 또 14일의 청백전에서는 3⅓이닝 동안 15명의 타자를 상대로 4사구 5개를 내주는 등 제구력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 정도 상황이면 애인절스는 오타니를 마이너리그에 보냈어야 했다. 그곳에서 제구력을 가다듬은 다음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게 했어야 했다.

토미 존 수술을 받은 투수들의 전형적인 문제가 제구력이다. 오타니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사태로 마이너리그가 취소돼 오타니는 엉망이 돼버린 제구력을 가다듬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에인절스 지도부는 그를 선발로 내세울 것이 아니라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하든가, 아니면 투수는 관두고 타자로만 뛰게 했어야 했다.

어차피 올 시즌에 오타니가 선발로 등판할 수 있는 기회는 10차례도 되지 않는다. 올시즌을 건너뛰고 내년을 기약했어야 했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에인절스는 오타니를 무리하게 등판시켰다.

결과는 처참했다. 1회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 채 2피안타, 3볼넷, 5실점한 뒤 강판당했다.

에인절스 지도부의 무리수가 부른 대참사였다.

마운드에서의 부진은 타석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홈런 한 방을 치긴 했으나 여전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에인절스 지도부는 그래도 오타니를 신뢰하고 있다. 오는 8월 3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 그를 선발로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그 경기에서 오타니는 잘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을 계기로 올 시즌 빼어난 성적을 올릴 수도 있다.

그러나 오타니는 시즌 후 또 한번 엄청난 시련을 겪을 것이다. 어쩌면 지난번보다 더 심한 후유증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오타니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이도류’를 중단시켜야 한다.

[장성훈 선임기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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