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봉 2100만 달러의 사나이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초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출발한 추신수는 다음 날에는 4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했으나 3번째 경기에서는 좌투수가 나오자 벤치에서 대기했다가 대타로 나와 2루수 땅불로 물러났다.
29일 시작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시리즈 첫 경기에서도 추신수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KBO 리그 출신 메릴 켈리에게 꽁꽁 묶이는 등 2차례 삼진을 당하며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4경기에서 삼진 5개, 출루율은 1할4푼3리다. ‘출루왕’이라는 별명이 무색하다.
1번타자 추신수가 부진하자 레인저스도 덩달아 연패에 빠졌다. 1차전 승리 이후 3연패.
물론, 추신수만 부진한 게 아니다. 팀의 주축 선수들도 대부분 아직 잠에서 덜 깨어난 분위기다.
다만, 이번 시즌이 60경기로 축소돼 치러진다는 점에서 추신수의 초반 부진이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경기 수가 줄어든 만큼 경기력을 빨리 끌어올렸어야 했다. 주전이라면 더욱 그렇다.
162경기 체제라면 다소 여유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비상체제다. 한 경기 한 경기가 결승전이다. 한 경기 차로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결정날 수 있다는 말이다.
추신수에게는 ‘슬로우 스타터’라는 별명이 따라붙기도 한다.
지난 2015년 4월 28일 추신수는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경기에서 벤치를 지켰다. 극심한 타격 부진 때문이었다.
그 때 그의 타율은 9푼6리(52타수 5안타)였다.
당시 추신수는 “타율이 1할 밑으로 급락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추신수는 그러나 이후 심기일전해 홈런 22개를 치며 2할7푼6리의 타율로 시즌을 마쳤다.
이를 미루어 볼 때 추신수의 초반 부진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때는 재충전할 시간이 많았다.
게다가 당시 추신의 나이는 33세였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38세다. 부진에서 회복하는 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릴 수 있다.
나이로 따진다면, 추신수와 비교될만한 선수가 있다.
레인저스에서 활약한 바도 있는 넬슨 크루즈(미네소타 트윈스)는 올해 만 40세다.
올 시즌 4경기에서 17타수 7안타로, 타율이 4할1푼2리다. 홈런이 3개에 타점은 무려 10개나 된다.
그는 지난 시즌에도 41개의 홈런을 쳤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2차례만 빼고 매년 40개 이상의 홈런을 쳤다.
그의 올 시즌 연봉은 1200만 달러.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 선수가 된다.
이대로라면 내년에도 그를 데려갈 구단은 널려 있다.
반면, 추신수는 올해로 레인저스와의 7년 계약이 끝난다.
메이저리그에서 2년 더 뛰고 싶다고 말했던 추신수.
그러려면 빨리 지금의 부진에서 탈출해야 한다. 그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한편, 추신는 30일 경기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다이아몬드백스 투수가 좌완인 매디슨 범가너이기 때문이다.
[장성훈 선임기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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