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궁합이 맞는 팀에서 기회를 얻었고, 찾아온 기회를 최대한 활용한 끝에 마침내 메이저리그 붙박이가 됐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마이너리그를 거쳐 시애틀 매리너스에 올랐으나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했다.
메이저리그에 고착된 베테랑 우선, 고액 연봉자 우선이라는 일종의 ‘불문율’ 때문이었다.
결국, 그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트레이드됐다.
그곳에서 추신수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마침내 그는 인디언스의 주전이 됐고, 이후 레인저스로 이적하면서 7년에 1억3000만 달러라는 천문학적 계약을 체결했다.
최지만은 추신수보다 더 극적이다.
역시 마이너리그를 거쳐 LA 에인절스에서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했으나 뉴욕 양키스, 밀워키 브루어스로 트레이드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가 정착한 곳은 지금의 레이스다.
레이스는 1루수 또는 지명타자 부재 문제를 안고 있었다.
최지만이 적격이었다.
레이스는 그에게 기회를 주었고, 최지만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추신수와 최지만의 길을 따르려는 한인교포가 있다.
롭 레프스나이더(한국명 김정태 29)가 그 주인공이다.
태어나자마자 미국 가정에 입양된 그는 대학 시절에는 이름을 날렸던 선수였다.
칼리지 월드시리즈에서는 맹타를 날리며 최고 선수에 선정되기도 했다.
덕분에 뉴욕 양키스가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에서 그를 지명했다.
마이너리그를 거쳐 2015년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16경기에서 3할2리의 타율을 기록하며 기대를 걸게 했다.
이듬해 그는 좀 더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다.
58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나 그는 2할5푼의 타율에 그쳤다. 홈런이 없었고 장타율이 낮았다.
2017시즌에도 양키스에서 뛰었으나 20경기에서 1할3푼5리로 부진하자 시즌 도중 토론토로 트레이드되고 말았다.
토론토에서 그는 20경기에 출전했으나 1할9푼6리의 타율로 부진했다.
결국 토론토는 시즌 후 그를 버렸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데려갔다.
인디언스는 2018시즌이 시작되기 전 그를 써보지도 않은 채 탬피베이 레이스에 넘겼다.
레이스에서 시즌을 시작한 그는 40경기에서 1할6푼7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2개의 홈런을 쳤다.
만족스런 성적은 아니었다.
시즌이 끝나자 그는 자유계약 선수로 풀렸다.
레이스는 그와 계약하지 않았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한 그는 2019시즌 전 신시내티 레즈로 넘겨졌다.
그렇게 그는 2019시즌을 통째로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다.
시즌이 끝나자 신시내티는 그를 방출했다.
다시 자유계약 신분이 된 그는 2019년 12월 추신수가 있는 레인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그는 진가를 발휘했다.
1루수 부재로 고민하던 레인저스는 레프스나이드를 시즌 개막을 앞두고 30인 로스터에 포함시켰다.
메이저리그 복귀에 성공한 것이다.
추신수가 결장한 지난 27일(한국시간) 그는 선발로 나서 2타수 1안타(2루타)를 기록했다. 성공적인 복귀전이었다.
그의 목표는 26인 로스터에 포함되는 것이다. 그래야 이번 시즌을 끝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보낼 수 있다.
분위기는 좋다. 레인저스는 지금 확실한 1루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레프스나이더가 이 기회를 살린다면, 그의 메이저리그 생존 가능성은 높아진다.
그 후 더 많은 기회를 잡아 레인저스 붙박이 1루수 자리를 꿰차야 한다.
‘저니맨’으로 이곳저곳을 떠다니던 시절 KBO리그 진출도 고려한 바 있는 그는 그러나 올 시즌에서도 메이저리그 생존이 힘들어지면 KBO 리그행을 다시 한번 심각하게 고려할지모른다
[장성훈 선임기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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