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충돌이란 개인이나 회사가 사익을 취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상황을 말한다.
정부 부처 전·현직 관계자들의 공직자 재취업도 이해충돌의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역시 자신이 출연한 연구소에 기업인들이 고액의 교육비를 납부하도록 한 것도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이었던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에 파견된 판사를 통해 지인의 재판 관련 청탁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손혜원 의원은 지인 등을 통해 목포에 수십 채의 부동산을 구입한 뒤 상임위원회 활동에서 관련 질의를 해 물의를 빚었다.
이해충돌은 비단 정치권이나 경제계에 국한해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ESPN의 KBO 경기 중계진의 일원인 제시카 멘도사는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ESPN의 선데이나잇베이스볼(SNB) 해설가로 일하면서 뉴욕 메츠 야구 운영 고문으로도 고용됐다.
지난 시즌 멘도사는 3차례 메츠의 SNB 경기에 투입돼 해설을 했다.
그러자 타 구단에서 이해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지만, ESPN은 그냥 넘겨버렸다.
그런데, 마이크 피어스가 이른바 ‘사인 훔치기’ 내부 고발을 하자 멘도사가 그를 비판하면서 이해충돌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메츠의 카를로스 벨트란 감독이 휴스턴 애스트로스 선수로 뛰던 2017년 ‘사인 훔치기’를 주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벨트란은 취임하자마자 감독직을 사임했다.
멘도사는 자신이 고문으로 있는 팀의 감독을 퇴임시킨 내부고발자 피어스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결국, ESPN은 멘도사를 SNB 중계진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취했다.
SBN 해설가인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뉴욕 양키스의 고문직으로 일하면서 6차례 양키스 경기에서 해설을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로드리게스의 이해충돌 행위는 없었다.
그러나 로드리게스가 메츠를 인수할 뜻을 밝하자 상황은 급전했다.
메츠 구단주가 될 수도 있는 로드리게스가 메츠 경기에서 해설을 할 경우,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ESPN은 로드리게스를 메츠 경기 중계진에서 제외하는 선제적 조치를 단행했다.
ESPN의 이 같은 결정으로 로드리게스는 올 시즌 메츠 경기에 해설가로 나설 수 없게 됐다.
한편, 로드리게스는 최근 메이저리그도 선수 연봉 상한제(샐러리캡)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마치 구단주와 같은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장성훈 특파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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