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와 비슷한 뜻으로 '연승은 길게, 연패는 짧게'라는 야구 격언이 있다. 이는 꼭 야구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장기 레이스를 벌어야 하는 모든 스포츠에 공통되는 말이지만 거의 매일 경기를 하는데다 올해처럼 짧은 기간에 144게임을 모두 치러야 하는 비정상적인 야구 시즌에서 이 야구 격언이 주는 의미는 그 어느때보다 각별하게 다가온다.
연패가 짧다고 해서 마냥 좋아할 것만도 아니다. 연패를 간신히 끊었다고 한숨을 쉴 사이도 없다. 연승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연패가 짧은만큼 연승이 길어야 하지만 연승도 같이 짧으면 그야말로 도루묵이 된다. 요즘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그런 모양새다. 연패를 간신히 끊었다고 한숨을 쉬지만 연승으로 이어가지 못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연패가 이어지고 만다. 그야말로 동병상련이다.
13일 현재 LG는 30승27패1무(승률 0.526)로 5위, 삼성은 30승29패(승률 0.508)로 6위다. LG는 선두 NC와는 9게임차로 벌어져 있지만 2위 키움(35승24패)과 4게임차, 3위 두산(34승24패)에 3.5게임, 4위 KIA(30승25패)와 1게임차밖에 나지 않는다. LG에 1게임차 뒤져 있는 삼성도 위만 바라보면 충분히 따라 잡을 수 있는 수치다. 더구나 LG는 지난 6월 21일 단독 2위까지 올랐었다. 그러다가 7월 10게임에서 2승7패1무로 급전직하하면서 5위로 미끌어졌고 삼성은 7월 7일 4위까지 올라섰다가 4연패를 당하며 6위로 떨어졌다. 오르지 못할 나무였다면 아쉬움이나 적겠지만 올라섰다가 내려왔으니 미련이 없을 수 없다.
하지만 밑으로 내려다 보면 아찔하지 않을 수 없다. 7위 KT(29승29패)와 8위 롯데(27승29패)에도 언제든지 추월당할 수 있는 수치이기 때문이다. 다른 팀들의 처지에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LG와 삼성은 그야말로 중간에 끼인 샌드위치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LG는 7월들어 선발이 일찌감치 무너지거나 그렇지 않으면 불펜의 방화로 손안에 쥐었던 승리를 놓쳤다.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해 주어야 할 차우찬이 7월 1일 KT전에서 6실점, 7일 두산전에서 7실점으로 초반에 무너져 버렸다. 타일러 윌슨도 3일 삼성전에서는 잇단 내야진들의 실책이 빌미가 되면서 자책점은 3점에 불과했지만 실제 실점은 8점이나 됐다. 그리고 9일 두산전에서는 2실점으로 잘 던졌으나 타선이 단 2안타에 그치면서 영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런 와중에 정찬헌과 고졸 신인 이민호가 최소 실점으로 버텨주었지만 타선이 뒷받침을 해주지 못했다. 7월 시작과 함께 4연패에다 연장전 3번(1승1무1패)으로 힘이 빠져 버린 상태다.
무엇보다 주말 NC 2연전은 아깝기 그지 없었다. 먼저 11일 경기에서는 1회에 3실점한 뒤 이를 간단히 역전시키며 7회까지 6-3으로 앞서다 필승조나 다름없는 김대현이 애런 알테어에게 1점홈런, 그리고 김상욱에게 2점홈런을 연거푸 맞아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다행히 연장 12회까지 접전을 벌이면서 무승부로 마쳤으니다행이지만 여기서 마저 패했다면 그 충격이 상당히 여파를 미쳤을 수 있다. 비가 오는 가운데 강행된 12일 경기에서는 NC 구창모를 공략해 2회에 2득점하며 KBO 리그 최고 투수를 공략했다는 자신감으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었으나 계속된 비로 노게임이 선언되고 말았다.
삼성도 전체적으로는 LG와 크게 다를바가 없다. 삼성은 6월 23일부터 7월 5일까지 한화, 롯데, SK, LG 등과의 3연전에서 모두 위닝시리즈(SK전은 스윕)를 하는 등 12게임에서 4연승을 포함해 9승3패로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이후 키움과 KT에 4연패를 당하며 벌어놓은 승수를 순식간에 까먹어 버리고 말았다. LG와 똑같이 한차례 4연패 아픔을 겪고 있는 중이다.

흔히 있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마무리 오승환이 2게임 연속 1이닝 1실점해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고 한때 승리의 보증수표였던 최채흥이 11일 KT전에서는 시즌 2번째 7실점을 하는 등 선발진도 흔들리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주포 역할을 해야 할 프렌차이즈 스타 구자욱이 왼쪽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급하게 퓨처스리그에서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는 타일러 살라디노를 급하고 콜업해야 했다. 무엇보다 올해 삼성은 부상자가 너무 많다는데 문제가 있다. 투타의 핵심 전력인 장필준과 구자욱이 이미 세차례씩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등 올시즌에만 벌써 18번째다.
LG와 삼성이 이렇게 동반 하락세를 타고 있지만 반대로 동반 상승세를 탈수도 있다. 바로 이번 주가 호기다. LG는 비교적 편한 상대인 주중에 롯데, 주말에 한화를 만난다. 아무래도 올시즌 즌 2승1패로 앞선 롯데전이나 6전승인 SK전은 LG로서는 반등의 기회다. 삼성은 3승3패로 호각세인 주중 KIA전이 고비다. 이를 잘 넘기면 주말에 롯데를 만난다.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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