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6(금)

야구

[마니아노트]둘쑥날쑥 제1선발 데스파이네 행보...속타는 이강철 감독

아직 적응 중(?)...방출한 알칸타라와 비교하지마

2020-06-29 08:50

[마니아노트]둘쑥날쑥 제1선발 데스파이네 행보...속타는 이강철 감독
구단이 외국인 선수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즉시 전력이다. 투수라면 선발로 나가 이닝이터를 하면서 승리를 따주기를 기대한다. 타자라면 중심타선에서 가끔씩은 홈런도 쳐주면서 클러치 능력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 처음부터 국내 선수에 비해 많은 연봉을 지급하는 만큼 외국인선수들에게 별도로 적응기간이라는게 거의 없다. 국내 리그에 적응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가차없이 웨이버공시를 하고 대체선수를 찾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올해 KT는 제1선발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영입했다. 지난해 13승(10패)의 윌리엄 쿠에바스(평균자책점 3.62)와 11승(11패)의 라울 알칸타라(평균자책점 4.01) 가운데 한명은 내보내야 했다. 당연히 승수도 적은데다 평균자책점도 높은 알칸타라가 방출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알칸타라는 두산으로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알칸타라 대신 데스파이네를 영입한 것은 그의 메이저리그 경력을 본 때문이다. 데스파이네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시작으로 볼티모어 오리올스, 마이애미 말린스, LA 에인절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 5개 팀을 거치면서 통산 109게임에서 363이닝을 던지며 13승26패, 평균자책점 5.11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기록이 거의 없는 알칸타라에 견주면 몇 수위 투수로 여겨질만했다.

150km를 웃도는 패스트볼을 비롯해 140km대 중반의 투심 패스트볼과 커브, 고속 싱커, 커터,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마음대로 구사하는 데스파이네에게 KT는 당연히 제1선발을 맡겼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도 했던가. 데스파이네는 기대만큼 해주지 못하고 있다. 어떤 때는 너무 잘 던지다가도 또 어떤 때는 그냥 초반에 무너지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시즌 2승째를 거둔 5월 27일 광주 KIA전에서 8이닝 2피안타7탈삼진 3볼넷으로 무결점 피칭으로 무실점을 하더니 다음 등판인 6월 2일 두산전에서는 1회에만 호세 페르난데스와 김재환에게 홈런 2발을 맞으면서 5이닝 동안 15피안타 10실점으로 최악의 피칭을 하며 순식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무엇보다 데스파이네는 점수차가 많이 나거나 하위 타선을 상대할 때 전력투구를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구설수에 오르기도 한다. 이렇게라도 무실점으로 막으면 문제가 없지만 추가점을 주거나 투구수 관리가 안되면서 불펜에 부담을 주기도 했다. 나쁘게 이야기하면 KBO 리그를 얕보는 행동이라고 치부해도 할 말이 없다.

KT 이강철 감독은 지난 주말인 28일 한화전에 앞서 데스파이네와 처음으로 개인면담을 갖고 이런 점을 지적했고 데스파이네도 좀 더 책임감을 갖겠다며 긍정적으로 대화를 마쳤다고 한다. 한술에 배 부를수는 없겠지만 데스파이네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1회초에 팀 타선이 터지면서 5득점을 해 편안하게 게임을 이끌어가야 하지만 6이닝동안 6안타(1홈런) 4실점하는 기대 이하의 피칭을 보였다. 다행히 승리를 챙기면서 4승째(4패)를 올렸지만 올해 5강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하고 있는 KT로서는 데스파이네의 둘쑥날쑥한 행보가 불안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런 데스파이네와는 달리 두산으로 이적한 알칸타라는 올해 벌써 7승(1패)을 올렸다. 평균자책점도 3.69로 지난해보다 나아졌다. 두산이 지난해 통합챔피언으로 전체적인 전력이 KT에 앞선다고 하더라도 데스파이네와 알칸타라는 시즌 마지막까지 서로 비교될 수밖에 없다.

시즌을 시작하기 전 데스파이네를 칭찬한 이강철 감독으로서도 속이 탈 수밖에 없다. 과연 데스파이네에게 어떤 반전의 계기가 필요할 지 두고 볼일이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