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명이 됐으니 농구 코트에 돌아올 수 없었다.
세월은 흘러 그가 제명된 지 7년이 됐다.
그러나 KBL은 여전히 그를 사면하지 않고 있다.
그렇게 농구계를 떠나야 했던 그는 감독 대신 프로스포츠 부정방지 교육 강사로 나섰다.
농구뿐 아니라 야구 선수단 앞에서 승부 조작과 관련한 경험을 털어놓으며 자신이 걸어온 길을 후배들이 걷지 않도록 당부했다.
강 전 감독은 또 문화·체육 자원봉사 매칭시스템 회원 가입 홍보 릴레이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단 한번도 “농구로 보답하겠다”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농구 코트로 돌아오고 싶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속내는 그렇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는 지금까지 그저 묵묵히 자원봉사, 부정방지 교육 강사를 하면서 반성하고 있다.
그래도 팬심은 돌아서지 않고 있다.
어쩌면 강 전 감독은 영원히 코트로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는 아쉽기는 하겠지만, 팬들을 결코 원망할 수 없다.
음주운전 3회를 저지르고도 야구를 계속하겠다는 강정호에 대한 한국 국민의 감정은 그야말로 폭발 직전이다.
언론들은 대놓고 KBO 키움 히어로스 구단에 그와 계약하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의 강정호 발언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장관 청문회보다 더하다. 이들의 논리적인 지적에 그가 반박할 수 있는 여지는 전혀 없어 보인다.
헌법이 보장한 직업 선택의 자유를 부정하는 발언들도 난무한다. ‘국민정서법’이 헌법을 압도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조차 그의 복귀를 반대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히어로스가 강정호와 계약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가늠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
강정호와 히어로스는 언론과 팬들의 저항이 이렇게 거셀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듯하다.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강정호는 KBO 리그 복귀가 자신이 생각해도 이기적이라고 말했다.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발언이다. 이기적인 걸 알면서도 이기적인 행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강정호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히어로스가 설사 계약을 하겠다고 해도, 자신의 생각이 짧았다며 한국에서는 더 이상 야구를 하지 않겠다고 해야 한다.
그리고는 미국에 돌아와야 한다.
돌아와서 미국에서 다시 도전해봐야 한다. 기회는 얼마든지 주어질 수 있다. 메이저리그가 안 되면 마이너리그와 계약하면 된다. 그마저 어려우면 독립리그에 가서라도 야구를 하면 된다. 밑바닥부터 다시 올라가겠다는 마음만 있다면 말이다. 메이저리거 출신이라는 거추장스러운 자존심따위는 벗어던져야 한다.
미국에서의 야구 시즌이 끝나면, 한국에서 자신이 약속했던 것처럼 유소년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면 된다.
그런다고 팬들의 마음이 돌아설지는 미지수지만,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사과가 진심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그 진심을 인정하고 안 하고는 팬들의 몫이다.
[장성훈 특파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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