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LG는 그 어느때보다 우승에 근접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MBC(청룡) 간판을 버리고 LG로 새 이름을 바꾼지 30년. 그리고 류중일 감독의 계약이 끝나는 해라는 단순한 의미만은 아니었다. 류중일 감독이 부임한 지난 2년 동안 세대교체, 체질개선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면서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26년만에 우승을 노려 볼만 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었다.
이에 걸맞게 LG는 개막전 승리 뒤 3연패를 당하기는 했지만 5월에는 6연속 위닝 시리즈로 16승7패를 하며 순탄한 길을 걸었다. 하지만 6월 들면서는 9승12패로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무엇보다 홈에서 부진했다. 5월에 홈에서 8승4패(승률 0.668)를 올렸으나 6월에는 5승10패(승률 0.333)에 그쳤다. 밑바닥으로 쳐져 있는 SK와 한화를 제외한 8개 구단 가운데 원정경기(12승5패)보다 홈 경기(13승14패)에서 더 많이 패한 팀은 LG가 유일하다.
1년에 144게임을 치르야 하는 장기 페넌트레이스에서 연패는 피할 수 없다. 문제는 LG가 홈에서, 더구나 올해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넘어야 할 산인 두산과 키움에 스윕을 당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지난 6게임이 평소와 달리 아주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19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두산전에는 차우찬, 케이시 켈리, 이민호가 선발로 나섰고 23일부터 시작한 키움과의 3연전에는 김윤식-타일러 윌슨-차우찬이 선발로 등판했다.키움과의 첫 판에 고졸 신인 김윤식이 선발로 나선 것을 제외하면 전혀 문제가 없는 로테이션이다. 타선도 62안타로 게임당 평균 10안타씩을 꾸준하게 날렸다. 올시즌 44게임에서 445개의 안타를 날린 것과 비교해도 차이가 전혀 없다.
그러나 득점은 달랐다. 23득점으로 게임당 4점에 채 못미쳤다. 올시즌 44게임 251득점(게임당 평균 5.70점)에 비하면 1.7점이나 떨어졌다. 여기에는 주포인 알베르토 라모스가 세차례 멀티히트를 기록하면서도 타점은 단 1점뿐이고 트레이드 마크였던 홈런포가 터져 주지 않는 탓도 있지만 타선의 집중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즉 주자가 없을 때는 곧잘 안타를 날리다가도 득점기회에서는 거의 헛방망이질을 했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결국 이바람에 지난 6게임에서 3차례나 후반에 역전패를 당했다. 차우찬이 두산전 선발로 나선 19일 경기서 LG는 5-5. 7-7로 대등한 경기를 벌이다가 후반에 대량 실점으로 10-18로 재역전패를 했고 키움과의 3연전도 두 차례나 역전패했다. 특히 25일 경기는 가장 뼈아팠다. 차우찬이 6이닝동안 단 1안타로 무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봉쇄하면서 5-0으로 앞섰으나 소방수가 8점이나 불을 질러 버렸다. 3타수 무안타의 이정후를 고의사구로 내보내고 최근 타격 감각이 살아나기 시작한 박병호와 만루에서 승부를 한 것도 다소 의외의 선택이었다.

그러나 LG로서는 이번 7월 초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말 3연전인 SK전을 비롯해 KT. 삼성과의 3연전서 반등의 기회를 잡은 뒤 7월 초순에 부딪치게 될 두산 3연전(7월 7일~9일), NC 3연전(7월10일~12일)에서 상위팀들을 따라 잡거나 뒤집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 올시즌은 마지막까지 힘든 싸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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