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때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개막이 확정된 지금, 상황은 더 악화됐다. 24일(미국시간) 하루에만 3만7945 명의 새로운 확진자와 68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메이저리그가 개막하기도 전인데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선수와 구단 직원이 속출하고 있다.
개막하면 더 많은 선수 및 직원의 감염은 필연적이다.
미국은 한국과 다르다.
방역체계는 물론이고, 사회적 거리 두기에 대한 개념도 다르다. 게다가, 미국인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한 경기를 위해 움직이는 인원은 생각보다 많다. 선수단 뿐 아니라 수많은 구단 관계자들이 함께 움직인다. 또 비행기로 이동해야 한다.
자신만 조심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추신수는 혼자 몸이 아니다. 아내 및 세 자녀의 가장이다. 자신뿐 아니라 가족들의 건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평생 먹고 살 돈도 벌어놓지 않았는가. 777만 달러에 목숨을 걸 이유가 없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에게도 아내와 막 태어난 딸이 있다.
게다가, 류현진은 지금 제대로 거주할 곳이 없다. 사실상 방랑 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다.
블루제이스와 계약한 첫 시즌을 건너뛰면 자신을 영입한 구단에 민폐가 될 것이라는 한국적 사고방식은 벗어던져야 한다. 미국은 모든 것이 비즈니스적 사고에 따라 움직이는 사회다.
740만 달러라는 적지 않은 연봉이 아까울 수 있다. 그러나 류현진은 올해만 뛰고 말 선수가 아니다. 3년의 계약 기간이 남았다. 그 후에도 더 던질 수 있다. 돈 벌 수 있는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말이다.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은 추신수, 류현진과는 사정이 다르다.
올 시즌을 뛰지 않으면 메이저리그 경력이 인정되지 않아 내년 연봉조정 자격을 얻지 못하게 된다. 연봉 대박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자칫 주전 자리도 빼앗길 수 있다. 팬들 사이에서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즌 참여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최지만은 29세로 아직 젊다. 실력도 인정받았다.
어느 팀에 가더라도 성공할 수 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무대에 선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역시 추신수, 류현진과는 다른 처지다.
한국에 있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일시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 머물며 오직 메이저리그 개막을 기다린 그가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시즌 참여를 포기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냉정한 판단을 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이라도 된 상황이면 몰라도, 지금 상황은 최악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장성훈 특파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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