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현재 홈런더비는 외국인 타자인 멜 로하스(KT)와 로베르토 라모스(LG)가 14개와 13개, 1개 차이로 1~2위를 달리고 있고 나성범(NC·12개), 박병호, 강백호(이상 10개)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시즌 초반 무서운 기세로 홈런을 생산하던 라모스가 허리 통증으로 일주일을 쉬고 와 6게임 연속 소식이 없는 가운데 슬금슬금 뒤를 쫒아 오던 로하스가 최근 10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양산하며 추월을 한 상태다.
로하스는 국내 정착 2년차이던 2018년 144게임 전 게임에 출장해 홈런 43개를 날리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김재환(두산)에게 1개 차로 뒤져 홈런킹 자리는 놓쳤지만 창단 후 3년 연속 꼴찌이던 KT를 탈꼴찌시키는데 공헌을 하며 올해까지 4년 연속으로 KT의 주포 자리를 지키고 있다.
라모스의 올시즌 홈런 생산속도는 3게임당 한개꼴로 2018년 3.35게임당 1개. 지난해 5.92개(142게임 24개)보다 엄청 빠른 속도다. 무엇보다 로하스는 5월에 6개이던 홈런이 6월에 벌써 8개나 될 정도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통산 홈런도 99개로 민병헌(롯데), 이재원(SK)과 KBO 리그 통산 96번째 100홈런을 누가 먼저 날리느냐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라모스는 로하스와 달리 지난 11일 SK와의 더블헤더 1차전서 홈런을 날린 뒤 보름여가 다 되도록 홈런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게임당 홈런수는 2.85개로 여전히 로하스에 비해 많지만 5월에만 10개 홈런을 날린 것에 견주면 6월에 들어서는 일주일 쉰 기간을 감안하더라도 단 3개에 그칠 정도로 잠잠한 모양새다.
이렇게 외국인타자인 로하스와 라모스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며 선두경쟁을 벌이는 동안 국내 토종 타자 삼총사들이 성큼 이 뒤를 쫒아 오고 있다.


이런 박병호가 사흘이지만 짧은 휴식 뒤에 평소 우리가 알던 '박병호'로 돌아왔다. 아직 3게임에 불과하지만 9타수 6안타 3홈런 5타점의 맹타를 터뜨렸다. 3게임에서 모두 안타와 타점을 올렸고 23일 LG전에서는 정확하게 한달전인 5월 23일 롯데전 이후 처음으로 멀티홈런으로 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완벽하게 부활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몰아치기에 강한 박병호의 타격 특성을 감안하면 선두에 4개 차이가 나지만 따라잡는 데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지난해 공의 반발력을 낮추면서 박병호는 홈런 33개로 2012년(31개 박병호) 이후 8년만에 가장 적은 숫자 홈런왕에 올랐지만 올해는 이에 대응하는 타격기술이 한층 발전하면서 지난해보다 더 많은 홈런을 생산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올시즌은 40개 정도에서 홈런왕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내타자들과 외국인타자들의 홈런왕 대결이 이제 서서히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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