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이그는 타격 후 곧바로 1루로 달리지 않았다. 배트를 든 채 자신이 친 공을 한참 보면서 홈런임을 확인한 후 느린 걸음으로 베이스를 돌았다.
메츠 투수와 포수는 푸이그의 이 같은 ‘쇼오프(Show-Off) 행동에 항의했다.
의기양양하게 덕아웃에 돌아온 푸이그는 동료 선수들로부터 주의를 받았다.
메이저리그에는 타자가 홈런을 친 후 지나친 세리머니를 한다거나 푸이그처럼 거들먹거리며 베이스를 천천히 도는 행동을 하면 안 되는, 일종의 불문율이 있다.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2019년 9월 8일 미네소타 트윈스와 원정경기를 가진 푸이그(당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는 4회 초 타석에서 1루 땅볼을 쳤는데 이 타구를 상대 투수 제이크 오도리지가 잡자 1루로 뛰어가는 대신 덕아웃으로 향했다.
타구가 투수 앞 땅볼이라 해도 송구 실책 등을 고려해 타자는 1루까지 뛰는 것이 기본이다. 푸이그는 이 같은 기본 예의를 무시했다.
다저스에서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되자 푸이그는 한 잡지와의 인타뷰를 통해 다저스에서 사실상 태업을 했다고 토로해 충격을 줬다.
이밖에 푸이그는 3루 슬라이딩 세이프 후 곧바로 일어나지 않고 누워서 상대 팀을 도발하거나 주심이 스트라이크 볼을 판단하기도 전에 자기 멋대로 볼넷으로 출루하는 무례한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야구 관계자들은 이 같은 푸이그의 막가는 행동은 그가 야구를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자유계약 신분임에도 아직도 팀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도 푸이그의 무례함이 한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인디언스가 지난 시즌 홈런 24개와 84개의 타점을 올리며 건재를 과시한 푸이그와 계약하지 않은 이유는, 그의 돌출 행동에 실망한 테리 플랭코나 감독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KBO 리그 두산 베어스의 오재원이 최근 LG 트윈스전에서 늦장 타석 등장 해프닝을 일으켜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선발 출전을 하지 못한 오재원은 트윈스전 5회초 1사 1,2루 이유찬 타석에서 대타로 나섰다.
그런데 오재원은 타석에 나타나지 않았다. 2~3분이 지나서야 덕아웃에서 나왔다.
화장실에 머물다가 급하게 출장을 준비하느라 등장이 늦었다는 게 두산 측의 설명이었다.
LG 덕아웃에서 항의성 외침이 터져 나왔고, 오재원도 이에 반박하면서 잠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오재원은 5월26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도 타격 중 갑자기 배트를 내리며 타격 의사가 없는 듯한 자세를 취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오재원이 일으킨 논란과 푸이그와 관련된 논란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만, 푸이그와 오재원 둘 다 야구를 존중하는 태도에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런 이유로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장성훈 특파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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