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종 에이스들이 나섰지만 졸전으로 이어져
한화와 삼성에 당한 4연패를 LG에 분풀이
'잠실 라이벌 대전'은 소문만 무성한 채 졸전이었다.
주전들의 잇단 부상으로 1.5군으로 팀을 꾸린 두산이 잠실원정경기에서 LG에 18-10으로 승리했다. 두 팀의 스코어로만 보면 상당한 난타전에 긴박감이 넘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올시즌 2위와 3위답지 않은 맥빠진 경기였다.
두 팀은 토종 에이스인 이영하와 차우찬이 선발로 나섰으나 두 선수 모두 기대 이하였다. '두산 울렁증'이 심한 LG는 그나마 두산에 강한 차우찬을 선발로 내세웠으나
으로 물러났다. 전혀 에이스답지도 않았고 공에 힘도 없었다.
지난해 17승 투수로 영건의 선두 주자로 꼽히고 있는 이영하도 이에 못지 않았다. 이영하는 2회까지 13점의 화력지원을 받았지만 4회도 채우지 못한채 3⅔이닝 동안 9안타 7실점으로 물러섰다.
여기에 LG는 이미 큰 점수차로 지고 있어 필승 불펜진을 투입하기 어려운 탓에 지속적으로 실점하고 말았고 반대로 두산도 큰 점수차 리드로 최대한 투수진을 아끼는 전략으로 맞서 게임은 지루하기만 했다.
이런 가운데 두산은 1~7번타자가 모두 멀티히트를 치는 등 모두 20안타를 터뜨리며 올시즌 팀 두번째 선발전원안타를 기록하며 올시즌 최다 득점을 올렸다. 세 번째 투수 홍건희가 2⅔이닝 2피안타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두산 이적 후 첫 승리투수가 됐다.

투수 1위 구창모, 타격 1위 강진성 합작으로 연패벗어
한화, 4연패했지만 좌완 김범수 선발 재목감 얻는 성과 거둬
투수 1위 구창모와 타격 1위 강진성의 위력을 확인시킨 경기였다.
NC는 창원 홈경기에서 구창모의 완벽투와 강진성의 선제 2점 홈런을 앞세워 한화를 3-1로 누르고 연패에서 벗어났다.
구창모는 그야말로 완벽했다. 7이닝 중 5차례나 한화 타선을 3자 범퇴로 틀어막았다. 5회에 최진행에게 1점 홈런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솔로포를 허용하긴 했지만 무사사구 3안타 1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잠재우며 시즌 6승을 달성했다.
평균자책점은 0.75에서 0.82로 약간 올랐지만 유일한 0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키면서 다승에서도 두산의 알칸타라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배재환이 홀드, 원종현 10세이브.
평균자책점 0점대 투수와 함께 유일하게 4할대 타자인 강진성은 올시즌 처음으로 3번타자로 나서 1회초 벼락같은 2점홈런(시즌 9호)를 날려 팀승리를 이끌며 이동욱 감독에게 100승을 선물했다.
한화는 이날 구창모의 압도적 구위에 눌려 다시 4연패 늪에 빠지기는 했지만 지난해 5시즌 동안 주로 구원전문으로만 나섰던 좌완 김범수가 327일만에 선발로 나와 구창모와 대등한 피칭을 해 눈길을 끌었다. 김범수는 4⅓이닝 동안 3실점했지만 최고 149㎞의 직구, 130㎞대 중반의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돋보여 선발 재목감으로 전혀 손색없는 모습을 보였다. 4연패에서 한화가 얻은 최대 수확이라고 할 만했다.
■롯데 자이언츠 8-9 KT 위즈(수원)
0-8 열세를 뒤집고 오태곤의 끝내기 안타로 역전시켜
KT가 꿈결같은 뒤집기 승리로 올시즌 6전 전패의 수모를 한꺼번에 씻어냈다.
KT는 수원 홈 경기에서 3회까지 0-8로 뒤진 경기를 차근차근 따라붙기 시작해 6회에 8-8로 균형을 이루고 연장 10회말 2사 2루에서 오태곤의 끝내기 안타로 롯데에 9-8로 역전승했다. KT는 주중 SK전 3연승에 이어 4연승으로 중위권 진입을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롯데전 6연패 뒤 첫 승리.
키움에게 17일에는 이정후, 18일에는 조효상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았던 롯데는 이날 다시 오태곤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음으로써 3게임 연속 끝내기 홈런 패배를 당했다. 무엇보다 롯데는 1회 초에 전준우의 3점홈런(8호), 이대호의 백투백홈런(7호)에 이어 한동희가 징검다리 홈런(2회) 등 홈런 3발로 7점을 얻거 2회에도 1점을 보태 8-0으로 앞서고도 결국 연장끝에 올시즌 최다 점수차 역전패를 당하면서 3연패로 다시 승률이 5할에 턱걸이했다.
3회 멜 로하스 주니어가 LG 라모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시즌 13호 1점 홈런을 날린 것을 신호탄으로 추격을 시작한 KT는 4~5회에도 집중력을 발휘 4-8로 따라 잡은 뒤 결국 6회에 심우준, 배정대의 백투백홈런 등으로 8-8로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10회말에 경기를 끝냈다. 좌전안타로 나간 박경수를 대신한 문상철을 2루에 두고 2사 뒤 오태곤이 깊숙한 유격수 쪽 내야안타를 날리자 과감하게 문상철이 홈으로 쇄도했다. 롯데 유격수 딕슨 마차도가 타구를 걷어내 3루수~포수로 연결했으나 비디오판독에서도 최초 판정대로 세이프로 최종 판정돼 올시즌 최다 점수차 역전승으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터커의 맹타에 최형우의 3게임 연속 결승타로 삼성 울려
KIA 해결사 최형우가 3경기 연속 결승타로 친정팀인 삼성을 울렸다.
KIA는 광주홈경기에서 4-4로 맞선 7회 말 무사 3루에서 최형우의 결승타로 삼성에 5-4로 역전승하며 3연승으로 3위 두산에 1게임차 5위를 유지했다. 4위는 반게임차의 키움.
KIA는 0-3으로 뒤지던 5회에는 외국인타자 프레스턴 터커가 3점 홈런(11호), 다시 3-4로 뒤지던 6회에는 나주환의 1점홈런(3호)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끈질긴 승부 근성을 발휘했다. 그리고 7회에는 터커의 2루타와 실책으로 만든 무사 3루서 최형우가 적시타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최형우는 3경기 연속 결승타. 선발 드류 가뇽에 이어 세번째 등판한 고영창이 시즌 첫 승을 챙겼고 문경찬은 9세이브.
타선에서는 터커가 4타수 4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고 최형우는 멀티히트를 뒤를 받쳤다.
■SK 와이번스 1-2 키움 히어로즈(고척)
주효상, KBO리그 사상 첫 2게임 연속 대타 끝내기 안타
키움의 백업포수 조효상이 KBO 리그 사상 처음으로 2게임 연속으로 끝내기 안타로 '히어로즈의 히어로즈'가 됐다.
키움은 고척 스카이돔 홈경기에서 0-1로 뒤지던 9회말 1사 만루에서 대타 주효상이 SK 마무리 하재훈에게 우중월 2타점 2루타를 때려내 2-1로 승리했다. 전날 롯데전에서 연장 10회말 대타로 등장해 끝내기 안타를 날렸던 조효상은 2게임 연속 대타 끝내기 안타로 순식간에 영웅으로 떠올랐다.
키움 선발 한현희와 SK 문승원이 벌인 명품 투수전은 막바지까지 이어졌다. 0-0으로 팽팽하던 승부는 8회초 SK 최지훈이 2사 1루에서 치고 달리기 사인이 나온 틈을 타 고종욱의 중전안타때 엄청난 속도로 홈을 파고 들었다. 정수성 3루 베이스 코치가 3루에서 멈추라는 사인을 냈지만 최지훈은 그대로 홈으로 쇄도했고 때맞춰 키움 수비진의 어설픈 중계 플레이까지 이어져 홈을 밟았다.
마지막 공격에 나선 키움은 승리를 굳히기 위해 나온 지난해 세이브 1위 하재훈의 제구 난조를 틈타 김혜성의 안타와 볼넷 2개로 만든 1사 만루에서 대타 주효상이 주효상이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주효상은 전날(18일) 롯데전 연장 10회말에 이어 이틀 연속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2게임 연속 대타끝내기 안타는 KBO 리그 역사상 처음이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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