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1(금)

야구

[마니아스토리]강진성과 이정후..KBO 최고의 전력자산이다.

닮은꼴 다른 길 걸어 올시즌 최고선수 경쟁

2020-06-18 09:12

닮은꼴 같으면서도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NC 강진성과 키움 이정후가 올시즌 최고 타자 자리에서 서로 운명적으로 만났다.
닮은꼴 같으면서도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NC 강진성과 키움 이정후가 올시즌 최고 타자 자리에서 서로 운명적으로 만났다.
똑같이 환경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걸어온 길은 너무나 달랐다. 한쪽이 형극의 길을 헤쳐 왔다면 다른 한쪽은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 엘리트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리고 이제 운명적으로 정상의 길목에서 마주쳤다. 바로 NC의 강진성(27)과 키움의 이정후(22)다.

5살 터울의 강진성과 이정후는 똑같은 야구인의 아들이다. 강진성은 현 KBO 심판위원인 강광회 팀장의 아들이다. 이정후는 '바람의 아들'로 명성을 떨친 이종범 코치의 아들이다. 이들은 고교시절부터 똑같이 초고교급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걸어 온 길은 딴판이었다.

이들은 마치 아버지의 길을 그대로 물려 받은 '판박이'나 마찬가지였다.

강진성의 아버지 강광회 심판원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쌍방울 레이더스에서 선수생활을 했지만 그냥 그런 선수였다. 인상적인 활약도 하지 못했고 당연히 아무도 주목하지도 관심도 두지 않았다. 그렇게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프로야구 심판원으로 방향을 틀었다.

반면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 코치(현 주니치 드래곤즈 2군 연수코치)는 새삼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다. 해태(현 KIA의 전신) 시절 선동열, 김성한, 이순철 등과 함께 해태 신화를 이룩한 전설적인 선수였다.

이렇듯 프로시절 무명과 스타로 양극의 길을 걸은 아버지들처럼 강진성과 이정후도 그렇게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사실 강진성은 경기고 시절 2학년때 이미 청소년대표로 선발되는 실력을 갖추었다. 강한 어깨와 힘있는 스윙으로 일찌감치 대성할 수 있는 선수로 지목되었다. 하지만 그의 프로에서의 길은 멀고도 험하기만 했다. 2012년 4라운드 33위로 NC 유니폼을 입었지만 그의 활약은 기대만큼 눈에 띄지 않았다. 2013년 1군에 단 3게임에 출장에 안타 1개가 전부였다. 그리고 군 복무를 대신해 경찰청에 입단해서는 한때 포수로 전향도 했다. 강한 어깨 덕분이었지만 한우물만 판 다른 포수 출신들을 이기기는 쉽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경찰청을 나온 뒤에는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토미 존 수술을 받고 1년의 하릴없는 공백기를 가져야 했고 2017년 다시 1군 무대를 두드렸지만 내야와 외야수를 오가며 대타 요원으로 나서는 것이 고작이었다. 기록상으로 올해를 제외하고 지난 4년 동안 총 출장게임은 117게임에 194타수 49안타(타율 0.252) 홈런 3개, 타점 20개가 전부였다.

이런 강진성에 견주어 이정후는 시작부터 달랐다. 이미 프로 무대에 데뷔전부터 아버지의 후광을 많이 받은 이정후는 그 부담감을 첫해부터 털어버렸다. 2017년 순수 고졸 출신에 첫해 신인왕에 성큼 오른 이정후는 정교한 타격과 경쾌한 몸놀림은 '부전자전'이란 평가를 받았다. 코치조차 더 이상 타격에 관한한 어떤 조언을 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타격에서는 오히려 아버지를 능가한다는 소리도 들었다. 다만 '바람의 아들' 답지 않게 도루에서만은 아버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강진성과 이정후가 올시즌에 최고 타자 자리에서 운명적으로 만났다. 시즌 초반만 해도 강진성은 그저 그런 대타요원으로 나갔다. 그러다가 이동욱 감독의 조언을 받아 타격을 할 때 앞쪽 발을 들었다가 내려 놓으며 타격을 하는 레그 킥을 버리면서 '깡으로 버틴 8년 무명'의 세월을 넘어 KBO 최고 타자로 우뚝섰다.

18일 현재 강진성과 이정후는 타격 전부문에서 치열한 정상 다툼을 벌이고 있다. 강진성이 식지 않는 고감도 타율로 유일하게 4할대 타율로 타격 1위(0.439)을 유지하고 있고 이정후는 3위(0.379)다. 안타수에서는 55-47로 이정후가 앞서고 타점(32-24)과 홈런(8-6)은 강진성이 앞선다. 그러나 이런 단순 비교는 이들에게 크게 의미가 없다. 이제 본격전이 무더위가 시작되면 타율은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에 슬럼프도 올 수 있다. 어느 누가 이런 고난의 시기를 슬기롭게 넘기느냐가 관건이다.

강진성과 이정후는 이제 단순히 NC와 키움의 최고 자산만은 아니다. KBO 리그에서 앞으로 보호하고 가꾸어 가야 할 전략자산이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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